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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7 05:02

Oh captain, my cap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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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을 마칠 즈음, 그러니까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담임 선생님이 한 명, 한 명을 호명하며 배정된 중학교를 알려주셨다. “전성민, 점 하나 빠졌어. 중암 중학교!”

 

무슨 말인고 하니 나는 충암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에서 점 하나 뺀 암 중학교에 배정된 것이었다, 전교에서 유일하게. 그러니까 나는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중학교로 배정을 받아서 낯선 얼굴들 속에서 중학교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운명이었고, 그에 대한 두려움과 또 내가 원했던 중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실망감에 그야말로 너무 우울했다.

 

물론, 내 평생에 유일하게 걸어서 등하교를 했고 지금까지도 만나고 있는 그야말로 동네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너무나도 고마운 중암 중학교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는 정말 울기라도 할 것처럼 속상했더랬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니 어머니도 마침 외출을 하신다면서 나에게 기분 전환용으로 비디오 테잎을 빌려서 영화나 한 편 보라고 하시고 외출하셨다. 그렇게 비디오 가게에 가서 어떤 영화를 볼까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집어든 영화, 운동복 차림의 청소년들이 와이셔츠를 입은 어른을 받들고서(?) 달리는 다소 독특한 표지를 보고서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였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본 영화였기에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기어코 나는 눈물까지 흘리면서 영화에 몰입했고, 이미 수십 번을 봤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이 영화를 종종 꺼내볼 만큼 내 인생의 영화 Best 5에 드는 영화로 남아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어쩌면 내 인생의 진짜 스승처럼 여겨지는 키팅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Carpe diem(지금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라)”을 외치면서 제자들에게 자유롭게 사색하는 영혼과 삶의 참 가치를 놓치지 말라고 가르쳤던 키팅 선생님, 그의 대사들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도 이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가슴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이 영화에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제자들이 축구를 하다가 키팅 선생님을 받들고 노을이 지는 강가를 달리는 장면, 즉 비디오 테잎 표지에 있던 그 장면이다.

 

30.jpg

 

그 키팅 선생님을 연기했던 배우는 바로 로빈 윌리암스, 기본적으로 워낙 뛰어난 연기자이기도 했지만, 유독 인간미 넘치고 따뜻했던 키팅 선생님과 로빈 윌리암스는 그야말로 동일 인물처럼 여겨졌다.

 

이미 로빈 윌리암스는 이 영화 이전에 굿모닝 베트남으로 그 특유의 천재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이후에도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가정부 할머니 역할로, 디즈니 만화 알라딘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의 목소리로, 후크에서는 어른이 된 피터팬이 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코미디 배우로 사랑 받았다.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던 로빈 윌리암스가 지난 주 어느 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 더군다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은 믿기도 어려울뿐더러 그야말로 너무나 슬픈 소식이었다.

 

스크린 속에서는 그토록 유쾌하고 행복해만 보였던 그는 안타깝게도 실제 삶 속에서는 알콜 중독과 힘겨운 투쟁을 벌였고, 사망하기 직전까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파킨슨병 초기 증세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다른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직업인 사람이 정작 자신은 즐거울 수 없었다니. 사실, 우리가 기억하는 로빈 윌리암스의 대표작들은 90년대에 끝나있고, 그 이후 그는 악역에도 도전하면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별로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 그는 배우로서 2000년대 들어서 긴 슬럼프를 겪으면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침 이번 6월 말에 한국을 다녀오면서 비행기에서 그가 가장 최근에 출연한 ‘The Angriest Man in Brooklyn’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어느새 그는 많이 늙어있었고 예전과는 다른 어두운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반가웠고 영화도 잘 만들어진 좋은 영화였는데, 그가 이렇게 갑작스레 세상을 떠날 줄이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부를 때 월트 위트만의 시를 인용한 “Oh captain, my captain”이라고 부르라고 한다. 그는 실제로 제자들이 자신을 뒤따라와서 “Mr. Keating!”, “Sir!”라고 부를 때는 돌아보지 않다가 제자들이 “Oh captain, my captain!”이라고 하자 그제서야 웃으며 뒤를 돌아본다.

 

너무나 훌륭했던 한 배우, 그리고 나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키팅 선생님으로 남을 로빈 윌리암스, 이제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는 그의 등 뒤에서 혹여나 그가 잠시라도 뒤돌아봐줄까 싶어서 외쳐본다, “Oh captain, my cap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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