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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2 06:05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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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라는 제목을 써 놓고도 한참 동안 한 글자도 못 쓰지 못했다가 겨우 이렇게 첫 문장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2007 1월부터 8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연재해온 서른 즈음에의 마지막 이야기 입니다.

 

서른 즈음에를 연재해왔던 지난 세월 동안 제 삶에는 참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언론 공부를 하던 유학생이었던 저는 그 사이에 직장인이 되었고 또 최근에는 직접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서른 즈음에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는 실제로도 제 나이가 서른 즈음이었는데 이제는 마흔 즈음이 되어버렸습니다.

 

살아가면서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을텐데 저에게는 서른 즈음에가 그것들 중 하나로 남을 것입니다. 부푼 꿈을 안고 영국에 와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막막한 미래를 향해 하루 하루 여행하듯 지내왔던 삶의 흔적들, 그리고 어줍잖은 글을 읽어주시고 반응해주셨던 고마운 독자님들, 가장 치열하고 가장 뜨거웠던 삶의 시기가 기록되어 있는 만큼 저에게는 서른 즈음에가 각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때로는 얄팍한 지식과 치기어린 주장으로 시사적인 글도 종종 썼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떤 삶이든 그 속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행복의 비밀들이 숨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10년 가량 되는 영국 생활 동안 찾으려 했던 것도 삶의 그 놀라운 비밀, 그 속에 담긴 아름다운 행복이었습니다.

 

이 나이에, 요즘 같은 시대에 어쩌면 너무나 철 없는 이야기였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철이 들었다고 그것이 곧 행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인생이라는 여행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 것은 단지 세상의 관습을 철저히 따르고 대다수 사람들의 삶의 패턴을 의무적으로 답습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저는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해왔음에도, 또 많은 분들께서 제 이야기에 공감해주셨음에도, 정작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저로 인해 행복하지 못했고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으니, 참 야속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아이러니합니다. 어쩌면, 저는 그렇게 감히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조차 없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이야 지난 10년 간의 영국 생활을 통해 헤드헌터로서, 뮤지션으로서, 서른 즈음에를 연재하는 칼럼리스트로서 많은 분들께 알려졌지만, 당시만 해도 영국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그저 흔하디 흔한 유학생었기에, 처음 서른 즈음에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과연 누가 제 글을 읽어 주기나 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심지어 저에게 이메일을 보내주시거나 거리에서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제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다는 분도 계셨고, 제 글이 힘겨운 유학생활에 위로가 되었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형제 하나 없이 외롭게 자란 저는 어렸을 적에 너무나 숫기가 없었고 별로 표현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랬기에 저에게 귀 기울여주는 사람도 없었고, 제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것들을 느끼는 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저였기에 이렇게 제가 쓴 글을 통해 누군가가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준다는 것, 그리고 나의 생각과 느낌에 공감해준다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서른 즈음에를 읽어주시는 분들께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SNS 몇 글자로 간결하게 소통하는 시대에 이렇게 길고 지루한 이야기를 읽어주시다니 말이죠.

 

하지만, 어느덧 이렇게 여러분들과 작별해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적어도 영국에 사는 동안은 계속 연재를 이어가려 했기에 아쉽기도 합니다만, 또 한 편으로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작별인 것 같기도 합니다.

 

꿈을 꾸며 하루 하루 여행하듯 살아왔던 지난 날에 비하면 이제는 저의 생각이나 느낌들이 너무나 무뎌졌고,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제 마음의 시선도 지난 날에 비해 너무나 탁해졌습니다. 제 마음이 상해있고 상처와 절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면 안 그런 척 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그것들이 글에 배어 나오는 게 싫었고, 또 그렇다고 아무 일 없는 척하며 글을 쓰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과연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지 갈등한 적도 많습니다.

 

초창기에는 이번 주에는 이 이야기를 써야지하면서 모아둔 소재들이 넘쳐났는데, 언제부턴가 이번 주에는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나하면서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아마 독자분들 역시 8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저의 이야기에 조금은 실증이 나셨을 수도 있고, 심지어 더 이상은 별 관심조차 없어지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른 즈음에를 단 한 편이라도 읽어주셨을 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저의 어줍잖은 글에 8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중한 지면을 허락해주신 유로저널에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서른 즈음에와 작별하지만 언젠가 운명처럼, 그리고 기적처럼 다시 재회하게 되는 날을 기대하며 그리움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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