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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2017.12.04 03:19

오을식의 장편 연재 소설 (44) - 바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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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밤의 꽃

“그럼 단속에 걸리면 네가 처벌을 받아야 하잖아.”
“당근이지. 단속반이 나와 이 곱고 가녀린 손목에 반짝이는 은팔찌를 채우면 감사합니다, 하고 교도소로 가는 거지.”
정아의 물음에 영미가 손목에 수갑을 차는 시늉을 하며 명랑한 어투로 대답했다. 정아가 찌푸린 표정으로 영미를 바라보다가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며 타박했다.    
“걱정 마라. 나도 믿는 구석이 있어서 이러는 거니까. 왜 그런 거 있잖아. 우리나라 대기업들 비리 터지면 월급쟁이 심복들이 오너 대신 기꺼이 책임을 지고 교도소로 가는 거. 여기도 그와 비슷한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
“비슷하긴 뭐가 비슷해. 그런 대기업의 임원들은 오너를 보호한 대가를 회사에서 철저하게 보상하잖아. 여기는 구속되면 너만 억울하게 되는 거지.”
“순진하기는. 내가 짱구니? 아무런 이득도 없이 이런 일에 내 이름을 덜컥 내주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엄연한 비즈니스야. 나와 우림각과의.”
직원이 다가와 어떤 음료를 내오느냐고 물었다. 영미는 커피를, 정아는 물 한 잔을 부탁했다. 
“이거 봐, 대표랑 오니까 너도 이렇게 음료 서비스를 받잖니.”
영미가 부러 어깨를 으쓱거렸다. 정아가 눈을 흘기며 음료서비스 받자고 명의를 덜컥 내주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고 대꾸했다. 영미가 정아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이런, 바보라고 하니 시간이 없어도 설명을 좀 해야겠구나. 사실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었던 무명의 장 마담이 우림각의 2인자로 우뚝 서게 된 건 바로 이 매장의 대표자로 이름을 올린 덕분이었어. 다들 단속 이후의 상황이 무서워서 강 회장님의 제의를 피했는데 장 마담은 그걸 기꺼이 수용했거든. 물론 다들 우려했던 것처럼 교도소행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따지고 보면 그때의 신임이 오늘날 장 마담 성공 신화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아가씨가 음료를 내오는 바람에 잠시 말이 끊겼다. 영미가 여기 커피는 수제라서 여느 커피와는 맛이 다르다며 정아의 입술에 잔을 대주었다. 맛을 본 정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가씨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가씨가 돌아가자 정아가 입을 열었다.   
“어쨌든 단속에 걸리면 장 마담이 그랬듯 처벌을 받잖아. 그리되면 평생 전과자 딱지가 따라붙을 테고. 아마 형량도 만만치 않을 걸?”
“상표법 위반이라 형량이 세진 않아. 더구나 난 초범이니까. 만약 일이 터지면 강 회장님이 즉각 손을 쓰게 되어 있지. 혹시 내가 판사 앞에 가서 나는 진짜 사장이 아니라고 불게 되면 일이 엄청 복잡해지니까. 일단 내 입이 풀리면 아주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지게 되어 있거든. 저쪽 관가에도 불똥이 떨어질 사람들 많아. 지금껏 봉투 받아 챙기고 성상납 받은 사람들 말이야. 그러니 얼른 덮는 게 서로 좋기 때문에 쉬쉬하는 분위기로 가는 거지. 지난 10여 년간 단속이 수십 차례 있었지만 걸린 건 딱 두 번이었어.”
“수십 차례에 겨우 두 번?”
“이런 바보, 아까 말했잖아. 관가에 봉투 챙겨주고 성상납해서 미리 기름칠을 해두었다고. 단속 정보만 미리 받으면 이미테이션 매장의 물건 후딱 치우는 건 일도 아니야. 근데 예고도 정보도 없는 합동 단속이 있거든. 아이러니하게도 그 두 번의 단속 때문에 장 마담이 이 매장의 지분을 절반이나 가질 수가 있었던 거지만. 난 그래서 단속 나온다 해도 떨지 않아. 이런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금 형편에서는 잡아가면 오히려 땡큐야.”
정아가 물 잔을 비우는 사이 영미는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두 개의 빈 잔을 입구의 탁자 위에 두고 온 영미가 정아의 손을 잡아끌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어서 다음 매장으로 가자. 참, 여기서 나갈 때는 다른 문을 이용해야 해. 안전을 위해서. 저기 하얀색 문 보이지. 그리고 손님들이 구입한 물건들은 우리 직원들이 나중에 은밀하게 객실로 배달하는 방식이라는 것도 알아 둬.” 
출구를 나서자 매장의 정문 쪽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도로가 나왔다. 정문 쪽은 주로 명품 쇼핑을 위한 화려한 매장들이 어깨를 겯고 있는 반면 후문 쪽은 주로 먹고 마시는 업종의 가게들로 즐비했다. 
“두 번째 매장은 선택사항이야. 하나는 로바다야끼 야화, 하나는 불놀이 단란주점. 둘 중 하나를 골라 가면 돼. 그건 손님의 취향을 보고 네가 결정하거나 손님의 선택에 맡겨도 상관없어. 물론 둘 다 가주면 완전 고맙지”
영미가 앞서 걷기 시작했다. 아직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가게마다 손님이 있는 곳은 드물었다. 기온이 더 떨어져 입김이 또렷하게 새났다. 이윽고 영미가 걸음을 멈추고 건너편 가게를 가리켰다. 
“보다시피 여기가 불놀이 단란주점이야. 그리고 바로 옆이 로바다야끼 야화. 야화는 간판이 작아서 옆의 가게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주의해야 해. 이렇게 두 가게가 나란히 있으니 골라 가기가 편하겠지? 근데 되도록이면 로바야야끼보다는 단란주점으로 가도록 권해봐. 아무래도 단란주점 매출이 세거든.”  
“이 두 가게 다 장 마담님 거야?”
정아가 물었다. 
“그렇고말고. 이 가게 지분은 백 프로 마담언니 거야. 강 회장님께 매출의 일정부분을 주기는 하지만 가게 자체는 마담언니가 직접 연 거지. 어때 강회장님이 장 마담님께 한 보상의 실체를 보니.”
영미가 다시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정아는 단란주점과 로바다야끼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외관상 다른 가게들과 특별하게 다른 점은 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간판에 일본어가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 정도였다. 정아가 두 가게의 번갈아 바라보는 순간 마치 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두 개의 간판에 불이 동시에 들어왔다. 
“야화에 가서는 안주를 세 가지 쯤 시켜. 되도록 비싼 것으로. 그 사람들은 아가씨가 먹고 싶다고 하면 절대로 째째하게 굴지 않으니까 걱정 말고. 그래봐야 일본 물가로는 껌 값이잖아.” 
영미는 여기까지 왔으니 단란주점에 들어가 구조라도 알아두는 게 좋겠다며 먼저 계단으로 내려섰다.  
“단란주점에서는 주문하는데 별 문제 없다. 여기 웨이터들이 유창한 일본어로 주물러주기 때문에 따로 아가씨들이 개입할 필요가 없거든. 대신 요령껏 매상이 오르도록 분위기 조성만 잘하면 돼.”
안으로 들어서자 정면에 메인 무대가 보였다. 구석에서 테이블 정리를 하고 있던 웨이터 두 명이 허리를 펴고 영미를 바라보았다. 삼촌들, 안녕? 영미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둘도 허리를 숙여 영미를 반겼다. 이어 주방에서 앳된 얼굴 둘이 내다보며 아는 체를 했다. 
“우리 우림각 새로운 에이스 한 분 모시고 왔으니까 앞으로 잘 챙겨드려.”
영미가 정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소개했다. 정아는 고개를 숙여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 중 어려보이는 웨이터가 일본어로 환영한다며 거수경례를 했다. 주저하던 정아가 일본어로, 이렇게 멋진 분들을 뵙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며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고 답례했다. 정아의 인사에 네 명의 남자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싱글벙글거렸다. 영미가 잽싸게 끼어들어 마무리를 지었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 우림각에서 일어 좀 한다하는 아가씨들은 거의가 이 누나에게 일본어를 배웠어. 그러니까 삼촌들도 혹시 궁금한 일본어 있으면 언제든 도움을 청하기 바람.”
그때였다. 웨이터 하나가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서며 정아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다 손뼉을 딱 치고는, 진짜 일본어 선생님 맞네! 하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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