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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7.11.13 23:51

버려진 양심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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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양심의 회복


영국은 신사의 나라로 불린다. 한국을 방문하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신사의 나라에서 왔다는 말을 듣곤 한다. 신사의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타인에 의해 당연 내 자신도 신사가 될 때가 있게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뭔가 모르는 뿌듯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내 자신이 대견하고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으로 받으며 인생을 잘 살고 있나 착각하기까지 하게 된다. 영국에 첫 발을 딛기 위해 한국에서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다. 친구는 말하길 영국은 신사의 나라이니 항상 양복을 입어야 한다며 몇 벌의 양복을 준비해 주었다. 가방은 유명메이커의 소위 007가방을 구입하였다. 빨래집게 놓고 A자만 알았던 시절, 영국 남서부의 바닷가 도심에 한국에서 온, 키 작은 하숙생은 그 동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아침이면 이층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 주곤 했다. 소문대로 신사의 나라이기 때문에 신사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마음의 끈을 결코 놓지 않았다.


드디어 첫 수업이 있는 날 정장을 하고 고급가방을 들고 등교를 했다. 영어 실력은 초급반이었지만 겉모습은 어느 대학의 교수님과 같았는데 가방을 열면 초급 영어교제가 들어 있었다. 때는 유월이어서 상당히 더운 편이었지만 신사의 나라에서 공부하기 위해선 신사의 기본이라 생각했던 양복을 벗지 못했다. 여름이 지나면서 내안에 물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신사의 나라란 무엇인가? 중절모를 점잖이 눌러 쓰고 손에 지팡이를 든 멋진 신사가 산책길에서 만난 숙녀에게 길을 내어주며 한손으로 중절모를 벗어서 반갑게 인사하는 영화 속 한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러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오랜 세월을 살다 보니 외형적으로 신사의 나라 이미지는 더 이상 내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민족이 다를 뿐 삶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 같음을 알게 된다. 영국에서 사는 기간이 더해가면서 아름다움만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양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신사의 나라임에도 도둑이 들었다는 소릴 심심찮게 듣게 되고, 신사의 나라에 무질서함이 존재하고, 신사의 나라에 쓰레기를 몰래 버린 얌체족들이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내 인생이 살았던 집 앞 담장밖에는 전기 제어장치 박스가 있다. 담과 제어장치 사이에는 작은 공간이 있는데 그곳엔 언제나 버려진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치워야 할 만큼이다. 음료수 캔, 맥주 캔, 강아지 변을 담은 비닐봉투 등 각종 쓰레기들을 그곳에 양심과 함께 버려졌다.


내가 살았던 집 뿐 아니라 런던 시내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 버려진 양심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구석진 곳만 있으면 그곳에 자신들의 양심을 쓰레기와 함께 몰래 버리고 간다. 관광객이 많아서도 그러하겠지만 내가 살던 집 앞에는 관광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얌체족들이 존재한다. 더 이상 이 땅은 신사의 나라라 불리기를 거부하는 듯하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느끼는 것은 양보도 사라져가고 있으며 영화 속에 꿈꾸던 신사의 나라가 아니라 여러 인종들이 모여 서로 부디 끼는 삶의 치열한 현장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음을 느끼게 한다.


몇 년 전 한 지인이 신사의 나라 영국을 방문하는 것에 큰 기대와 부푼 꿈을 안고 홍콩을 경유해서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M25 고속도로를 타고 오면서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히드로 공항이 세계적인 공항이어서 굉장한 줄 알았는데 마치 인도의 어느 나라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최첨단으로 새롭게 건축되어지고 있지만 영국의 도심은 십 년 전이나 현재나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지금에야 새롭게 단장했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히드로 공항에 대한 이미지는 신사의 나라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영국에 살고 있다는 것은 영국의 문화만을 수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민족의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 본토에 살고 있는 사람들 보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원래 더 수준이 높아야 한다. 그러니까 영국에 버려진 양심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은 본토인들이 아니라 이방인으로서 이곳을 터전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신사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은 영국에 올 때 부푼 꿈을 가지고 왔다. 결코 평민이 이곳에 이민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나름대로 자기 시대에 큰 획을 긋기 위해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하늘을 날라 이곳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본토인들은 우리 민족보다 언어 뿐 아니라 환경적, 문화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고향에 살고 있을 뿐이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본능에 의한 삶이 아니라 사명에 의한 삶을 살아야 한다. 세계 역사가 그러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새로운 문화, 새로운 기술문명, 새로운 과학의 시작은 우리 민족에게서가 아니라 타민족에게로부터 온 것이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그곳을 고향으로 삼아 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힘든 일이지만 그러한 사람들로 인하여 새로운 문화로 다시 쓰여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영국은 더 이상의 신사의 나라라 할 수 없다. 그 이유를 영국인들에게 묻는다면 너무 많은 이방인들이 섞여 살고 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뜻있는 영국인들은 영국을 떠나 타국을 고향으로 삼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민족이 이곳을 다시 신사의 나라로 만들어가야 할 사명이 있다. "한국인들은 약속을 잘 지킨다. 한국인들은 매너가 좋다. 한국인들은 양보를 잘 한다. 한국인들은 신뢰할 만하다. 한국인들은 정직하다." 양복을 입어서 신사의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 선한 양심이 신사의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뉴몰든 지역엔 한국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다. 이 땅이 한국인들로 인하여 더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인들이 이곳에 터전을 삼고 살고 있기 때문에 영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곳에 평민으로서 이주해 온 것이 아니라 시대의 꿈을 품고 온 비전의 사람들이기에 버려진 양심을 회복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영국에는 수많은 종족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영국에 있다는 느낌 보다는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 할 때도 있게 된다. 다민족, 다문화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려면 민족적 수준 높은 양심이 절대적이다. 양심을 속여야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먹고 살기 위한 기초적이고 본능적인 삶에서 뛰어 넘을 수 없다. 양심으로 살아야 한다. 버려진 양심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것이 다문화 속에서 민족적으로 성공할 수 있으며 큰 세상을 그려낼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된다. 학창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가 지금도 마음에 남겨져 있다. 일본에서 온 한 학생이 어느 집을 방문하면서 신을 벗고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현관에 무질서하게 벗겨진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한 학생의 작은 행동이 나라의 이미를 바꾸게 했다. 우리 민족은 지금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비록 1차 본능을 해소하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잘 살기 위해서, 높은 교육의 혜택을 얻기 위해서, 안정된 사회 보장을 누리기 위해 사는 것이 1차 본능을 해소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명을 따라 살아야 한다. 다른 표현으로 한다면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 이 시대의 경쟁력은 고도의 기술이기도 하겠지만 양심의 회복에 있다. 양심을 잃어버린 사회,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민족과 국가는 세계 경쟁 사회 속에서 힘을 잃어 가게 될 것이다.


이 시대의 경쟁력, 그것은 양심의 회복이다. 물론 이 표현은 지극히 인문학적 혜안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세계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한 것은 기술문명이 아니라 인문학을 택한 것이 증명하고 있다. 이제 거의 모든 기업들의 기술은 평균화 되어 있다. 문제는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세계가 고 스티브 잡스에 주목하고 열광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가 만들어낸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문학에 바탕을 둔 혁신 때문이다. 인문학의 핵심은 양심이 바로 서는 것이다. 인간 본연의 의무를 벗어나지 않고 생명을 존중하고 거룩한 의를 추구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며,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세계 경쟁력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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