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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7.03.06 02:26

삶이 전쟁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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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전쟁이어야 하는가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통이라면 사람이 사람을 죽이도록 공적으로 허락하는 전쟁일 것이다. 우리 민족은 외세로부터 937번이나 침략을 받아 온 역사적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외세를 향해 침략해 본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전쟁사는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우리의 핏속에 전쟁의 아픔은 누적되어 있다. 전쟁이후 세대들은 풍요로움 속에 전쟁의 고통을 절감하지 못한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전쟁의 고통을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 정치인들이 가장 깊게 다루는 것이 안보 문제이다. 그런 것으로 보아 전쟁이 가져다 준 폐해는 세대가 거듭될수록 약화 되는 것은 사실이다. 요즘 세대는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다. 그러하기에 당연 전쟁이 가져다주는 폐단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간혹 뉴스에서 전해지는 전쟁 소식은 우리 조상들이 경험한 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간헐적으로 발생한 전쟁은 전면전이라 할 수 없다. 최대한 민간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범주에서 공격을 하고 발포가 허용된다.


학창시절 춘천 부근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위치는 정확하지 않지만 작은 동산 같은 곳에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을 기념하는 비를 세웠다. 특이한 사실은 그 기념탑이 에티오피아 참전 군인들이었다. 현재는 세계 67위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가난한 나라이다. 학창시절에도 가난했다. 어린 기억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떻게 가난한 나라에서 이름도 알지 못하는 나라의 전쟁을 돕기 위해 군인들을 파견하여 낯선 곳에서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게 했을까? 한참을 동상 주변을 맴돌았던 기억이 난다. 우리 민족도 다른 나라의 전쟁에 뛰어 들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옆집에 살았던 삼촌 나이뻘 되는 형이 월남전에 간다는 말에 그 집안이 초상집이 되었던 기억이 있다. 형의 어머니께서는 우리 집으로 달려와 아들을 좀 말려 달라고 애걸하시기도 했다. 그의 어머니께서는 한글을 모르셨는데 아들에게 온 전선의 편지를 읽는 일은 내 담당이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불러 주신 내용과 내 상상력을 덧붙여 편지를 몇 차례 보내는 일을 도와주었다. 편지를 읽어 드릴 때 그리고 쓸 때는 언제나 눈물 바다였다. 그런데 상황은 역전이 되었다. 첫 휴가를 올 때 커다란 텔레비전을 가지고 온 것이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아들을 칭찬했으며 우리가 생각했던 한국전쟁과 같지 않았고 살만한 나라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첫 휴가 이후 어머니의 눈물은 이제 더 이상 강을 이루지 않았고 편지 쓰는 일이 뜸해 졌다.


전쟁을 많이 치룬 나라여서 그런지 일상의 언어에 전쟁이라는 말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것은 삶을 전쟁에 비유하는 것이다. 삶은 행복이어야 하는데 꼭 전쟁에 비유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물론 삶 전체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고통이 수반되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살기 때문에 행복이라는 말 대신에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생각하게 된다. 꼭 삶이 전쟁이어야만 하는가이다. 이 생각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록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사실일지라도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한자에서 삶을 나타내는 생(生)자의 의미가 삶의 고단하고 힘들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생자는 소우(牛) 자와 날일(一)자의 합성어이다. 즉 소가 외줄을 타는 것이 생이라는 의미이다. 삶이 고난이 얼마나 힘겹기에 소가 외줄을 타는 것 같다는 표현으로 문자를 표현해 냈을까.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그래서 삶은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다. 소는 구조상 절대로 외줄을 탈수 없다. 굽이 두 개로 갈라져 있을 뿐 아니라 네발로는 외줄에 설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줄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 기적일 뿐이다. 인간의 삶은 기적 그 자체이다. 태어남도, 갓난아이로 태어나 성장하여 인간을 완성해 내는 것 역시 기적이라 설명할 수밖에 없다. 내 인생이 이 땅에 태어나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은 마치 소가 외줄 위에서 묘기를 하는 것 같은 신비로운 경험이다. 그래서 삶은 행복인 것이고 감사일 수밖에 없다. 오래 전에 허리 수술을 한 적이 있다. 마취에서 깨어난 첫 느낌은 감사였다.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그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하품을 하는 것, 소변을 볼 수 있는 것, 음식을 맛있게 씹어서 먹을 수 있는 것, 재채기, 계단을 성큼 성큼 오를 수 있다는 것.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특별한 감사였다. 허리 수술 후에 할 수 없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후에 들었던 생각은 삶은 전쟁이 아니라 감사한 것이요,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의 전환점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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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공항리무진 터미널에 설치된 샐러리맨>



정말 삶을 전쟁에 비유해야 하는가? 전쟁은 적을 만들어야 하고 그 적을 죽여야만 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해야 한다. 전면전은 그러하다. 군인들을 환영하는 주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냥해야 했던 것인 전쟁의 역사이다. 처음 사람을 향해 총을 정조준하여 쏠 수 없다고 한다. 하늘을 향해 총을 쏠 뿐이다. 그러나 전우가 적의 총탄에 하나 둘 죽어갈 때 쯤 사람을 향해 정조준하여 발사하게 된다. 삶을 전쟁터에 비유하는 것은 현재는 동료이나 경쟁하여 그를 뛰어 넘어 살아남아야 하는 적으로 간주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벗을 죽여야 하는 세상사, 학창시절부터 그렇게 경쟁 구조 속에서 학문을 했으며 세상을 배워온 것이다. 삶의 고단함을 헤르만 헤세(독일, 1877 – 1962)는 그의 시 “사라져가는 청춘”에서 ‘피곤에 지친 나는 먼지에 싸여 가로수 그늘을 거닐고 있다.’ 라고 표현하고 있다. 삶이 얼마나 피곤했으면 피곤에 지쳐 먼지에 싸여 있다는 표현을 남겼을까?


삶이 그러할지라도 전쟁이라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 죽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내야 하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삶은 행복한 것이며 감사한 일인 것이다. 살아 숨 쉬는 자체만으로 매일 기적을 경험하는 것이다. 하루 일과를 전쟁터에 나가는 사람처럼 무장하는 것과 감사하며 행복한 날을 살아내기 위해 다짐하며 시작하는 사람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전주에 공항 리무진 터미널 입구에 젊은 세일즈맨 동상을 세워 놓았다. 황금빛 동상이다. 특이한 점은 동상에 심장이 없다는 점이다. 간을 빼놓고 심장을 도려내 놓고 살아야 하는 사회적 풍토를 풍자해 놓은 것이다. 동상을 보자는 서글퍼진다. 천상병(1930 - 1993) 시인은 이 땅의 삶을 소풍으로 풍자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를 온 몸으로 겪으면서 노년에는 술로 인생을 살았으며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다. 삶은 고통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에게 주어진 이 땅을 소풍이라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삶을 이해하는 척도가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시절이건 그 시절이 가장 어려운 시절일 것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을 온 몸으로 겪은 후유증으로 평생을 당신이 만든 옥에서 영어의 몸으로 갇혀 살았을 지라도 주어진 생의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져야 하는 것이다. 역사 이래 인생의 삶이 온실과 같은 평온한 시절은 존재하지 않았다. 국가 간의 전쟁이 있었는가 하면 그 전쟁이 끝나면 민족 분열로 서로 경쟁하게 되는 것이고, 분열이 치유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삶은 마치 끊이지 않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지만 인생은 전쟁터에 살지 않아야 한다. 행복을 위해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안락하고 평온하며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 태어난 의미를 찾는 것이며, 사회의 거룩한 공의를 실천하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람들은 경쟁자임과 동시에 품어야 하는 동지요 형제요 자매인 것이다. 경쟁 구도를 없이 할 수 없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인류공동체인 것이다. 그래서 삶은 전쟁이기 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의미 있는 나날의 연속이며 삶 자체가 기적이며 감사인 것이다. 



박심원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seemwon@gmail.com
- 목사, 시인, 수필가 
예드림커뮤니티교회 공동담임
- 박심원 문학세계 
- 카톡아이디 : seem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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