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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원의 사회칼럼
2017.11.06 23:25

내 안에 탑재된 소리와 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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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소리 없이 살수 없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있는가 하면,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다. 나라마다 문화 마다 소리는 달라진다. 그 나라의 입문인 공항에 내리면 소리와 함께 냄새가 달라진다. 우리는 맡을 수 없지만 이웃 사람들은 한국인의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한다. 인도 사람을 만나면 묘한 커리 냄새가 나며, 중국인들에게는 혼합 향료 내음이 코를 찌른다. 냄새만큼 소리는 더 자극을 준다. 오래전에 이집트를 방문했는데 밤새도록 울리는 코란 읽는 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들려지는 것에 고통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신앙이고 새롭게 할 수 있는 소리이겠지만 그것을 듣는 이방인에게는 소음일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 역시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고, 누군가의 소리는 내게 소음이 될 수 있다. 학창 시절 기숙사 생활을 할 때 팝송을 유난히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그의 이름도 생김새조차도 기억나질 않지만 그가 즐겨듣던 팝송은 언제나 내게 소음이 되었던 기억만 남아 있다.

세상에 완벽한 소리는 존재하지 않다. 어느 글에서 읽은 건데 이 땅에서 천국으로 가져갈 수 있는 노래는 헨델의 메시야뿐이라고 했다. 그것 역시 그의 주장일 뿐이다. 시골 촌부에게 들려지는 메시야 합창은 소음일 수 있다. 한국에서 산행을 할 때 그렇게 나이가 많지도 않은 중년 노인 분들 중에는 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고 산을 오른다. 본인이 듣기 위함인데 다른 산행인들에게는 소음이 된다. 영국에 처음을 방문했을 때가 계절의 여왕 5월이었다. 눈부신 날들의 연속이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마치 지상 천국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새벽부터 전해지는 새들의 합창은 행복을 뛰어 넘어 경건하게 까지 했다. 새벽이 기다려지곤 했다. 눈을 감고 듣기도 하고 커튼을 젖혀 쏟아져 들어오는 빛과 함께 경건하게 그들의 합창에 귀를 기울였다.

어떤 이는 귀 마개를 하고 잔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이른 새벽에 들려지는 새소리가 소음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서 들려지는 물리적인 소리는 같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 상태에 따라서 아름다운 소리가 되지만 귀를 막아야 하는 소음이 되기도 한다. 무슨 소리를 듣고 자랐는지에 따라 그의 인격이 달라진다. 어렸을 때는 강원도 골짜기 산속에서 자랐다. 들려지는 소리라곤 자연의 소리뿐이었다. 사람 소리는 가족 외에는 들려지질 않았다. 바람 소리를 듣는 것은 행복한 일상이었다. 키웠던 몇 마리의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바람에 실려 들려오면 그 상태가 어떤지 가늠할 수 있었다. 어른들은 그 울음소리의 의미를 몰랐다. 소를 밧줄에 길게 늘어뜨려 묶어 놓는다. 밧줄의 길이만큼 소에게는 자유가 있다. 주어진 범주에서 풀을 뜯다가 거친 풀뿌리에 밧줄이 걸려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소는 울음으로 자신의 상황을 알린다. 바람결에 실려 온 소리를 듣고는 ‘아부지 소 밧줄이 걸렸어요.’ 라고 외치면 어른들은 처음에 믿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신기해했다.

당시에 소는 그 집안의 최고 가치였다. 간혹 소가 풀려서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동네 사람들이 어린 나를 찾아와서 소를 찾아 달라며 부탁했다. 신기하게 소는 자신의 위치를 울음소리로 알린다. 다만 어른들은 마음이 굳어져서 인지 그 소리를 듣지 못할 뿐이다. 중학생 시절에는 읍내 어촌으로 이사를 했다. 놀라운 사실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어부들이어서 그런지 고함을 지르듯 말하는 것이 내겐 고통스런 소음이었다. 사람의 인격 형성은 무엇을 듣고 자랐느냐에 따라 형성이 된다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랜드필 하모닉(Landfill Harmonic)이라는 특별한 오케스트라가 있다. 세계 유명 방송에 다큐로 방영되었으면 한국 방송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유트브에서 검색하면 여러 개의 영상 파일을 볼 수 있다. 파라과이 빈민촌 카테우라(Cateura)에서 시작된 오케스트라다. 그 마을은 일명 쓰레기 촌이었다. 생활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한국의 난지도와 같은 곳이었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의외로 본능적 기능이 발달한다. 이를 테면 소리에 민감하다. 소리를 잘 들어야 자신이 안전할 수 있고 굶주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곳 아이들은 방치 되다 시피 했다. 쓰레기 더미를 뒤져 먹고 살아야 하는 삶이 녹녹치 않기에 아이들 교육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곳에 한 선생님이 부임을 한다. 쓰레기로 버려진 깡통이나 통을 이용하여 재활용악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불가능한 일이었다. 보편적인 오케스트라가 갖추어야 할 모든 악기들을 버려진 것들로 만들었다. 아이들은 음악을 통하여 희망을 무지개가 현실이 되게 했다. “세상은 우리에게 쓰레기를 보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음악으로 되돌려 보냅니다.” 오케스트라 단장인 파비오 차베즈의 인터뷰 내용이다. 소음과 더러움이 가득한 곳에서 그들은 가장 순수하고 깨끗한 장미를 피워냈다. 시궁창에서 천상의 꽃을 피워낸 것이다. 그들은 가난 했기에 소리에 민감했고, 차베즈 선생은 약점으로 여겨졌던 것을 강점이 되게 했다.

동양인들은 들음에 집중하고 서양인들은 질문을 즐겨한다. 동서양의 교육 방법이 동서의 먼 것처럼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학창시절 질문은 금기사항이었다. 수업이 끝날 때 의례적으로 질문 있는 사람 손 들라 하신다. 어쩌다 손을 들어 질문 하게 되면 끝나는 시간이 연장되기에 친구들로부터 핀잔을 듣는다. 선생님은 질문에 성실히 답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질문을 했다면 청소를 지키기도 했다. 질문 할 수 있다는 것은 소리에 대한 반응이다. 교육은 결국 소리로부터 전달된다. 교실에서 선생님의 소리를 하루 종일 듣는다. 내 안에 만들어진 소리는 감춰지고 외부의 소리만 듣게 되면 아무리 좋은 소리라 할지라도 그것이 소음으로 들려지는 고통이 된다. 그래서 듣는 교육과 자신의 소리를 말할 수 있는 질문을 적절하게 조합해야 한다.

소리는 귀로 들려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귀로 들려지는 것은 소리와 소음이 뒤섞여 있다. 소음 속에서도 아름다운 소리가 숨겨져 있다. 한국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는다. 물론 큰 길은 구분되지만 골목길은 구분되지 않아서 길가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때론 한 복판으로 걸어야 할 때가 있다. 좁은 골목인데 양쪽의 주차된 차들로 인해 도로 중앙으로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차량이 있었다. 일반 경적 소리보다 더 크게 울림이 있는 소음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추어 서 있었더니 주변 사람들이 동네에서 웬 경적을 울리냐면서 오히려 운전수를 나무랬다.

인간의 신체 중에 눈은 내 의지대로 감을 수 있어서 볼 수 있는 것과 보지 않을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냄새 또한 그렇다. 숨을 참으로 좋지 않은 냄새도 맡지 않을 수 있고 좋은 향기는 가슴을 부풀려 더 깊게 마실 수 있다. 입도 내 임의대로 조절할 수 있다. 크게 벌릴 수 있고 오므릴 수 있고 다물 수 있다. 이목구비 중에서 자기 의지대로 조절 할 수 없는 것이 귀다. 들려지는 소리를 막을 수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여기저기에서 울리는 전화 벨소리, 카톡문자소리, 통화 내용은 소음덩어리다. 자기는 좋아하는 것이지만 타인들은 고통의 소음이 된다. 요즘은 젊은이들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산다. 조용하게 들어야 할 소리가 외부에서 들릴 정도로 볼륨을 크게 올려서 듣는다.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없을 만큼 청각 장애가 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장애우들에게는 미안한 표현이지만 소리는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공포스런 영화일지라도 소음을 줄여서 보게 되면 더 이상 공포일 수 없다. 멋진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소리를 높여 들어야 한다. 그래야 세미한 악기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된다. 사람마다 입으로 뿜어내는 소리가 있다. 그것이 잦아지면 잔소리가 된다. 또 어떤 이들의 입에서 뱉어지는 소리는 교훈이 되고 인문학 특강이 된다. 결국 내 안에는 고통스런 소음과 아름다운 소리가 탑재되어 있다. 아무리 좋은 소리라 할지라도 그것이 장소와 격에 맞지 않으면 소음이 될 뿐이다. 세상은 소리로 넘쳐난다. 그 모든 소리가 소음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소리가 되기도 한다. 소음과 소리의 결정권은 내가 할 수 있어야 한다. 고통의 소음을 소리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은 내게 있는 것이다. 또한 소음을 내 뱉지 않고 아름다운 소리를 말할 수 있음도 내 자아의 성숙함에서 결정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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