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의 오페라 칼럼

작곡가 사브리나의 오폐라 이야기 4 지아꼬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마농 레스꼬(Manon Lescaut)

by eknews posted Dec 14,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Extra Form

작곡가 사브리나의 오폐라 이야기 4

지아꼬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마농 레스꼬(Manon  Lescaut)


1. 인사말


독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지요. 연말모임과 행사에도 많이 다녀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시간 내서 7일 밤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팔리아치를 보고 왔어요.


서곡이 시작될 때 너무 기뻐서 가슴이 뛰었어요. 오케스트라 스툴스(Orchestra Stalls)에 앉아 악기들이 함께 연주되는 것을 감상하며 간간히 오케스트라를 내려다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물론 시작하기 전 모두가 그렇듯 저도 샴페인 1 잔을 마셨어요.


아 얼마나 귀에 익은 선율들인지요. 오 롤라(Oh Lola)가 첫 곡으로 하프의 반주로 나올 때도 꿈 같은 시간이었어요. 라이브 공연이 주는 현장감의 환희지요. 하룻밤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가수들의 조명, 무대장치, 분장, 홍보팀, 의상팀, 심지어 박스 오피스까지 수백 명이 열심히 동시에 일하는 생생한 현장감과 긴장감을 느끼며 공연팀에 감사한 마음까지 들어요. 여러분,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비디오로 보는 것과 실물로 직접 보고, 얘기하고 만지는 것의 차이 아시잖아요.


실망스러웠던 점이라면 100년 전 음악과 스토리인데 현대의상을 입은 거에요. 심지어 청바지에 티셔츠, 1950-60년대 쯤 유럽 시골 마을의 의상처럼요. 자동차가 마차 대신 무대에 나오고요 -. 전 클래식 오리지널 시대배경을 반영한 의상과 배경을 선호하는데 속상했어요.



33- 1.jpg




2. 콜릿세움의 ENO와 로열 알버트 홀


15년전 쯤 English national opera(ENO), 콜릿세움에 자주 갔는데 갈 때 마다 현대의상을 입고 공연해서 실망스러웠어요. 원래 수준도 로열 오페라가 더 낫지요. 자연스레 ENO는 멀리하게 되고 로열 오페라를 더 선호하게 됐지요. 그런데 이젠 로열 오페라마저 그 시대를 반영하는 의상을 안 입히니까 속상해서 울고 싶었어요. 최근에 배우 쥬드 로(Jude Law) 주연의 햄릿(Hamle)에 다녀오신 분이 모두 훌륭했는데 글쎄 16세기인 세익스피어 시대 작품인데 청바지에 티셔츠가 의상이라 실망했다고 하더라고요. 의상비 절약 인지, 현대식으로 각색한 것도 아닌데 혹시 영국인이 현대의상을 좋아하는 거 아닌가 생각된데요. 가기전 이번 무대사진 보려고 해도 어쩐지 찾을 길이 없더니, 웹사이트에 사진이 없었어요.


South Kensington의 로열 알버트 홀에서도 가끔 오페라를 해요. 올 3월 초에 나비부인(Madam Butterfly)을 봤는데 번갈아가며 주인공 마담 버터플라이 역을 했던 한국계 소프라노들의 실력은 단연 World class 수준이었어요. 같은 민족이라서가 아니라 대단히 뛰어나더군요. 일본계는 안타깝게도 캐스트에 없었어요. 둥근 원형 홀이다보니 코리오그라피(chriography)가 특이해요.


하여튼 이제 자코모 푸치니의 마농 레스꼬의 세계로 저와 함께 여행 떠나실까요?




     33- 2.jpg




3. 푸치니가 마농 레스꼬를 쓰게 된 이유


마스네(Massnet)의 오페라 마농(Manon)이 성공하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마스네의 마농은 프랑스식이고 푸치니 자신은 이탈리안식의 처참한 열정을 이 소설에서 느꼈고 묘사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푸치니 자신이 세련된 에로티시즘과 인간의 불행을 묘사하는데 섬세한 감각을 가진 천재였고 사랑과 에로티시즘의 광기, 그 정열을 마음 속 깊이 이해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이성으로 억제가 안되는 열정과 내재된 에로티시즘과 그 내용 들을 음악으로 표현 가능 했다는 것은 그가 인간의 사랑이 원초적인 데에 무한한 이해심과 동정심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 아닐까요?




33- 3.jpg




4. 초연과 그 성공


1893년 이탈리아 토리노의 레지오 극장에서 초연됩니다. 왜냐하면 그의 에드가라는 작품이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실패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합니다. 초연 때 완전매진 과 성공으로 베르디의 후계자가 나타났다는 찬사까지 받습니다. 마농을 계기로 푸치니는 당시 라이벌이었던 마스카니와 레옹 카발로 등을 능가한다고 인정받으며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습니다. 출세작인거죠.




33- 5.jpg




5. 토스카니니와 편곡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1922년 라스칼라 공연에서 지휘를 하면서 오페라의 악기간 균형을 위해 관현악을 일부 편곡하여 가수들의 노래가 더 잘 들리도록 했고, 푸치니는 이데 감명받아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오늘 날에도 토스카니니의 편곡 버젼(Version)들이 연주되고 있지요.




6. 마농 레스꼬에 관하여


마농 레스꼬는 4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2시간동안 공연되는 18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입니다. 장소는 프랑스의 도시들인 아미앙 파리 아브르, 그리고 결국 그녀가 유배가는 미국 뉴올리언즈의 황량한 땅.
 



7. 오페라 마농레스꼬와 원작 소설


프랑스 작가 앙투안 프랑수아 프레보(1697-1763)의 소설 '기사 데그리외와 마농 레스꼬' 이야기가 원작입니다. 원작에서는 부유한 귀족이었던 데그리외가 오페라에선 가난한 학생으로 바뀌게 됩니다. 또한 여주인공이 비극적으로 생을 끝내는 비련의 오페라 스토리로 살짝 각색되었다고 합니다.




8. 지아코모 푸치니에 대하여


푸치니는 천재 오페라 작곡가지요. 1884에서 1926년 사이에 서정적인(Lyricco)드라마인 마농 레스꼬 뿐아니라 토스카, 라보엠, 에드가르, 빌리, 나비부인, 서부의 아가씨, 제비, 안젤리카 수녀, 일 트리코 자니스키키 투란도트 등을 씁니다. 위의 목록 중에 이미 절반 이상은 여러분들이 들어보신 제목일 겁니다. 반 이상이 자주 공연 되는 성공작이네요.




33- 6.jpg




9. 줄거리


마농 레스꼬는 오빠 레스꼬가 그녀를 수도원으로 데려가는 중에 프랑스 북부 아미앙 시의 호텔에 도착합니다. 광장에 군중들과 함께 있던 기사 데그뤼는 마농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그 장소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찬탄합니다.


마농과 같은 마차를 타고 왔던 호색가인 늙은 재무관 제론트도 마농에게 반하여 그녀를 손아귀에 넣기 위해 마농의 오빠 레스꼬가 트럼프에 열중하는 틈을 타 마농을 납치하려고 계획합니다.  이것을 눈치챈 학생 에드몬드가 데그뤼에게 알려줍니다.


2층에서 내려온 마농과 데그뤼는 서로 슬퍼하다 사랑에 빠지고 에드몬드의 도움으로 마차를 타고 둘은 함께 도망갑니다. 제론트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되어 파리로 그녀를 찾으러 가자고 오빠 레스꼬에게 제안합니다.


세월이 흘러 마농은 파리에서 제론트의 첩이 되어 호화 생활을 하고 있지만 가난해도 사랑하는 데그뤼와 살았던 과거를 그리워 합니다. 오빠 레스꼬에게 데그뤼를 찾아 주기를 부탁하고 데그뤼가 찾아오자 서로 영원한 사랑을 함께 맹세하는데 이것을 목격한 제론트에게 마농이 떠나겠다고 합니다. 제론트는 보내주겠다고 하며 마농을 안심 시킨 후 경찰을 데리고 옵니다. 그 시대엔 매춘이 살인범과 맞먹는 중범죄였는데 마농을 매춘죄로 경찰에 넘기고 복수한 거지요. 마농은 보석을 챙기느라 지체하다가 체포되고 맙니다.


마농은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미국으로 추방되는 형을 받게 됩니다. 그 시대 유럽에선 중죄인들을 죽음의 땅으로 취급되었던 미국의 황야에 버려서 죽게 놔뒀다고 합니다. 오빠 레스꼬와 데그뤼는 마농을 구하려 하지만 결국 실패합니다. 데그뤼는 호송 하사관에게 애원하여 마농이 탄 배에 함께 올라 미국으로 갑니다 .


프랑스 식민지 도시에서도 마농의 미모 때문에 그녀를 차지하려는 남자들 때문에 말썽이 생깁니다. 뉴올리언즈 근처의 황야에서 데그뤼와 마농은 사람들의 추격을 받으며 광야로 도망갑니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고 옷도 다 찢어지지만 두사람의 사랑 은 변치않고 더욱 굳어만 갑니다.


갈증에 괴로워하는 마농을 위해 데그뤼가 물과 쉴 곳을 찾으러 간 사이, 혼자 남은 마농은 홀로 버려져 죽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빈 손으로 돌아온 데그뤼는 죽어가는 그녀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합니다. 죽음을 예감한 마농은 자신이 죽어도 사랑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합니다. 데그뤼는 마농의 시체 위에 쓰러져 절규하며 막이 내립니다.




33- 7.jpg





10. 주목할 노래와 아리아들


(1) donna non vidi mai simile a questa 이전에 본적이 없는 아름다운 여인
(2) In quelle trine morbide  이부드러운 레이스에 싸여 (마농)
(3) Intermezzo sinfonico
(4) Ah! Fuyez, douce image  아 달콤한 추억이여 사라져다오
(5) No pazzo son! 아니 나 미쳤어 데그뤼
(6) Sola perduta abbandonata 홀로 잃고 버림받아 alone lost abandoned
(7) Fra le tue braccia amore
 



11. Sola perduta abbandonata 가사


고독하고, 홀로, 고립되고, 이 사막화된 평원에, 아 그것의 공포, 내 주변을 둘러서 있네, 날은 어두워지고 아아 나는 홀로구나, 그리고 깊은 이 사막 속에 나는 빠져 있구나, 얼마나 잔인한 고통인가, 아 혼자서 고립되다니, 한 여인이 사막에서, 아 난 죽고 싶지 않아, 안돼 난 죽고 싶지 않아, 그래 모든 것이 끝났어, 난  이것이 평화의 땅이기를 생각했어, 아아 나의 치명적인, (파멸적인) 아름다움이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어냈어, 그들이 그로부터 나를 뺏어가려 했어, 지금 모든 나의 지나간 과거들이 발가벗겨져 떠오른다, 그리고 현란한 색채로 내 앞에 서있다, 아 그것은 피로 얼룩졌구나, 아 모든 것이 끝났다, 평화의 천국 처럼, 나는 이제 무덤을 간청한다, 아니야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안돼 안돼 난 죽고 싶지 않아 사랑, 도와 주세요.
 
플라시도 도밍고, 파바로티 주세페디 스테파노(데그뤼- 전설의 테너들)와 미렐라 프레니와 마리아 칼라스 키리테 카나와(마농)을 들어보시기 권합니다.




33- 8.jpg




12. 오페라 여주인공들과 마농 레스꼬의 성격


순수한 정열의 사랑을 하는 아름다운 여인 마농 레스꼬
마농은 순진하지만 타락하기 쉬운 모순적인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정서적으로 불안하다고 하는데 제겐 무척 여성적으로 느껴집니다. 백치미적인 요소도 있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지성과 이성만으로 무장하면 오페라의 비극이 왜 생기겠어요. 그녀는 부귀한 생활을 원하기도 하고, 데그뤼와 미친듯한 사랑에 빠지지만 가난한 그와의 삶을 못견디고 사치가 보장된 제론트의 첩생활도 하고요. 그녀가 절제되지 않게 사는 건 확실하지만 오페라 여주인공이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가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지요. 성격이 비극을 만들고 다시 그것이 극적인 드라마를 만드니까요.


오페라 여주인공들의 성격은 다양하지만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물론 모두 뛰어난 미모도 갖고 있고 성격들도 한 성깔 하네요. 오페라 토스카에서 토스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산다고 노래했지만요. 그녀들 물불 안가리고, 정말 겁도 없는 것이 매력 있어요. 사랑에 눈먼 그녀들에게는 다행히 목숨 걸고 사랑해주는 남자주인공들이 있으니 죽을 때 죽더라도 다행인 일이네요. 사랑하는 척이 아니라 진실로요. 오페라의 여주인공들은 아마 죽는 순간까지 사랑받는 복 받은 여자들이네요.





12. 에필로그


불행에 대한 어떤 경고도 욕망과 정열을 막을 수 없을 때 그것은 처절한 사랑이 되고 비련이 됩니다. 어쩌나요. 우린 이 오페라를 들으며, 또 무대를 보며 감탄하고 슬퍼하고, 막이 내리면 슬쓸해 합니다. 인간의 본연 속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밖으로 꺼내어 형상화 시킨 예술을 목격했으니까요.


누구나의 가슴에 한번쯤 존재했거나 깊이 숨겨져 있었던 자연의 본능 중 사랑이 최고로 세련된 무대예술과 음악으로 결합되었을때 마치 우리의 심연의 거울을 보고 나온 기분이 아닐까요. 어두운 거울 저편, 깊은 저편 말이에요.
아마도? Perhaps? Perhaps? Perhaps? 일까요?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는 지인이 있었어요. 오로지 사랑밖에 모른다고 정이 물방울 처럼 뚝뚝 쉬지 않고 흘러내리는 그런 사람 만나서 살거라고 노래했는데 최근에 소원을 이루었더군요. 그런 일도 있네요. 독자 여러분 오페라 들으며 그런 사랑을 꿈꾸세요.




Sabrina SDHY Park Kim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작곡가 연주가 시인


- Ulster대 Music과 Institurion of Education University of London PGCE 수학
- 중앙대에서 작곡과 피아노 졸업
- 연세대 교육대학원 졸업
- 18권 작곡집 시리즈 발간 작곡집 CD 발간
- Hounslow Music Service 에서 학생지도
- 재영한인예술인협회 회원


사브리나.jpg




유로저널광고

Articles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