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부쉬맨 이야기(6)

by 유로저널 posted Dec 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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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세계를 떠났던 젊은 전사는 고향 마을에 돌아오기 전에 고향 마을 주변의 문명세계에 가까운 부쉬맨 마을들에 먼저 들러 문명세계의 신앙을 전하였다. 그 과정에서 태형(笞刑)을 선고 받고 죽도록 매를 맞고 강제 추방당하기도 하고 처형당하기 직전에 간신히 목숨을 구한 적도 있으며 감옥에 갇히는 일이 일상(日常)이 될 정도로 온갖 박해를 받았다. 어느 마을에서는 젊은 전사의 소문을 듣고 미리 방비하는 바람에 마을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신앙을 받아들인 마을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부터는 큰 어려움 없이 신앙을 전파할 수 있었다. 어쨌든 박해에 굴(屈)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노력한 결과 이십여 년 동안 다섯 개 마을에 문명세계의 신앙을 전하게 되었다. 여섯 번째로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젊은 전사는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진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뒤를 이을 젊은 후계자 두 명과 함께 고향 마을을 찾아온 것이다.

  부쉬맨 마을의 노인들은 감옥을 탈출하여 어디론가 사라졌던 전사가 살아 돌아온 것이 반가웠고 전사의 변모에 놀랐다. 어딘지 모르게 위엄이 있으면서도 대하기가 편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띤 얼굴이 한없이 평화스러워 보였다. 마을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젊은이가 나타난 일을 콜라 병 신의 은총으로 생각하고 신전 앞 광장에서 큰 잔치를 벌였다. 그 동안 문명세계의 물결이 밀려와 주변 마을들은 문명세계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세상의 큰 흐름은 막을 수가 없어 개방된 이웃마을을 통하여 부쉬맨 마을에도 서양문물이 조금씩 밀려들어왔다. 그러나 부쉬맨 마을에서는 여전히 전통을 지키면서 콜라병신을 모셨다. 그리고 신을 모독한다 하여 유리로 된 병은 일체 들여오지 못하게 금지하였다. 그러나 젊은이들 중에는 개방된 이웃마을이나 문명세계에 나가서 콜라 병을 본 뒤로는 콜라 병이 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젊은 전사가 포교한 이웃마을의 새로운 신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마을의 분위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돌아온 전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 동안 경험한 문명세계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는 부쉬맨 마을의 문제점들을 단순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근본적인 문제까지 알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고 외부의 드넓은 세계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들려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큰 일이 벌어졌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신관이 해가 뜨기 전에 신전에 들렀다가 콜라 병 신이 신전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새파랗게 질린 신관이 부들부들 떨면서 고함을 질러 온 동네 사람들을 신전 앞 광장에 모이게 하였다. 영문을 모르고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광장에 모이자 신관은 콜라 병 신에 변고가 생겼다고 울부짖었다. 마을 사람들이 어쩔 줄 모르고 경악하여 우왕좌왕하다가 진정이 되자 전사가 큰 가방을 들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손을 들어 마을 사람들을 조용히 하라는 몸짓을 하고는 신관 옆에 서서 가방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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