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해외 주재 외교관들에 대한 수상에 즈음하여
최근 한국 내에서 해외동포들 대상으로 발행되고 있는 일부 신문들이 해외 근무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포상행사를 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또다른 외교관들에게는 당혹감을 갖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문사가 먼저 '발로 뛰는 영사상'을 만들어 수여하자,뒤이어 창간된 신문사에서는 직급을 하나 더 높여 '베스트 공관상' 을 만들어 수여하고 있다.
이들 신문사들은 신문 지면은 매주 정기적으로 발행치 않고, 해외에는 거의 배포도 되질 않는 등 인터넷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같은 수상 대상자들의 공적은 주로 재외동포를 위해 수고하고, 재외국민 권익 증진을 위해 기여한 외교관들을 재외동포단체들 중심으로 추천받아 엄격한 심사로 선정해 상패를 수여한다고 이들 신문사들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명망있는 심사위원들이 참여하여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해도 추천하는 단체나 인물들과 공관의 관계 혹은 외교관들과의 관계에 따라, 또는 각 한인 단체장들의 적극성이나 관심도에 따라 추천 유무가 결정되고 있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도 지난 2004년(당시 회장:신우승) 재영한인회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당시 주영한국 대사관의 이 영호 영사에게 8.15 광복절 행사에서 재영한인회가 재영한인들을 대신하여 감사패를 수여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 영사는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재영한인 사회의 궂은 일을 마다하고 발로만 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혼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주어,이에 감동한 당시 재영한인들이 "이런 분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할까 ?" 하는 마음이 하나가 되어 재영한인회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사패라도 하나 수여하자." 고 결의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재영한인들의 뜻이 모아져서 수여된 순수한 감사패였다.
하지만 최근 같은 영국 런던에서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도 벌어졌다.
많은 한인들이 '정말 휼륭한 총영사'라면서 위의 두 신문사에 추천하여 수상할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이 수 차례 제기되었으나, 그와 감정상 편한 마음을 갖지 않았던 극소수 한인들의 반대로 수상 제안은 끝내 관철되지 못했다.
그는 3-4개월 후 다른 공관으로 부임한 지 1 년도 채 안되어 위의 신문사중 한 곳으로부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 두 신문사가 만든 이 상들은 이와같은 동포사회의 우여곡절 속에 수상자가 추천되고, 그렇게 해서 추천된 수상후보자들만으로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져 수상자가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수상의 첫 조건은 수상대상자들이 휼륭하고 발로뛰는 외교관들이어야지만, 한인단체장이나 추천하는 위치에 있거나 추천에 적극적이고 관심있는 한인동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즉, 추천이 되어야만 수상 후보가 될 수 있고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는 것이다.
한인단체장이나 인물 등 추천위치에 있는 자가 무관심하거나 적극적이지 못하면 아무리 휼륭한 외교관일지라도 추천 자체가 안되어 수상은 커녕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아무리 휼륭하고 발로 뛴 외교관일지라도 원칙과 소신을 지키느라, 일부 몰지각한 한인단체장과의 불협화음 등으로 이들 추천위치에 있는 인물들과 원할한 관계에 있지 않는 경우도 아예 추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수상 추천을 받으려면 추천위치에 있는 인물들과 인간관계 등이 잘 유지되어야 한다.
물론, 주최측이나 일부 한인들은 공관장이나 영사가 한인단체장과 좋은 관계를 갖는 것 자체가 추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일부 인격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한인단체장들의 마음까지 얻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셋째, 주재국 내에 한인회 등 한인단체가 아예없는 곳도 역시 추천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남아 있다.
유럽에는 많은 국가들에 한인회가 아직없다.
동포사회에서 일부 외교관들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영사상 하나 받게 해줄까'라는 말이 화자되기도 한다.
이러한 수상 추천 과정이나 추천위치에 있는 자의 생각에 따라 추천 여부가 결정되고 이를 바탕으로 수상자가 결정된다는 것은 객관적이지 못하고 매우 불합리한 것이다.
이로인해 아무리 발로 뛰고 심혈을 다해 노력해도 추천위치에 있는 자의 눈에 들어야만 수상에 추천되고 심사대상이 되어 수상이 결정된다는 것은 공정한 수상이 될 수 없다.
이와같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매우 불합리하며 공정하지 못한 절차로 인한 수상자들의 탄생은 현지에서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책무를 다하기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 있는 다른 영사나 공관장들의 자괴심 등 사기를 저하시킬 수도 있다.
대한민국을 대신해서 해외에 주재하는 영사나 공관장,전권특명대사를 대상으로 수상 행사를 하면서, 이들 모두에 대한 객관적 자료나 검증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인단체장이나 일부 동포 사회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일부 외교관만을 추천을 받아 심의를 하는 수상은 더이상 그 의미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영사나 특명전권대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들에게 수여되는 상을, 그 상을 줄 수 있는 수준이나 위치에 있지 않는 곳에서 수여한다면 대한민국을 우롱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세한 신문사들이 750만 해외동포들을 등에 업고 이런 시상제도를 하는 배경이 명확하지 않다.
동포사회에서 이런 시상제도의 목적에 대해 공감대는 거의 없는 반면 의구심이 많은 실정이다. 차제에 이런 시상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공관장에 대한 표창은 외교통상부 몫이다.
공관장으로서 타에 모범이 되는 근무를 했다면 외교통상부에서 우수 공관장으로 표창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공관장의 노고에 진정 감사 표시를 하고자 한다면 한인회 등 동포 단체에서 감사장을 전달하거나 한국 외교통상부에 한인회 명의로 이런 뜻을 전달하면 된다고 본다.
아무튼,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해외에 주재하는 영사나 공관장 등 외교관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라면 그 상을 수여할 수 있는 위상을 갖춘 곳에서, 최소한 해당 부처인 외교통상부의 관심 속에 모든 영사,공관장들이 심사의 대상에 포함되어 객관적인 자료와 검증을 통해 심의를 받는다면 더욱더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상다운 상'이 되어 동료들을 비롯한 주재국 해외동포들에게도 뜨거운 축하를 받게 될 것이다.
유로저널 발행인 김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