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 “관세는 전쟁 행위이자 상품에 세금” 트럼프 겨냥

투자의 귀재’ 버핏, “관세는 전쟁 행위이자 상품에 세금” 트럼프 겨냥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94)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전쟁 행위'라고 비판했다.

버핏 회장은 미국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관세에 관한 경험을 많이 했다. 관세는 사실 어느정도 전쟁 행위(act of war)"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관세는 상품에 대한 세금이 된다"면서 "이빨 요정(Tooth Fairy)이 세금을 내진 않는다"고 했다.

이빨 요정은 서양 전설에 나오는 존재다. 아이들이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두고 자면 밤사이 이빨 요정이 몰래 찾아와 이를 가져가고 돈을 대신 놓고 간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데 사실은 부모가 요정 역할을 한다.

버핏 회장은 과거에도 경제 문제를 이빨 요정에 비유한 적이 있다. 관세 문제에 적용하면 관세로 인해 일반 국민들에게 알게모르게 세금이 전가될 것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버핏 회장은 "경제학에 대해서는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재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멕시코, 캐나다를 겨냥한 추가 관세를 추진한 데 이어 동맹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는 '상호 관세', '보편 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버핏 회장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2019년에도 무역 분쟁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현재 경제 상황에 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말하지 않겠다. 말할 수 없다"고 얼버무렸다.

버핏 회장은 1년 사이 주식을 처분하고 현금 보유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그의 방어적 투자를 놓고 향후 시장과 경제의 약세장을 예상한 행보라는 분석과 고령인 그가 후임자를 위해 현금을 비축하고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CNBC는 경기 침체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한 정책 변화, 전반적인 주식 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표 지수인 S&P 500은 올들어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영국 유로저널 이지예 기자 jylee@theeuro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