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10.04.05 22:33

십자가 행렬

조회 수 24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십자가 행렬
최 영신(영국, Glasgow거주)

성 금요일(Good Friday)의 이른 저녁이었다.  아이랑 함께 동네 공원에 갔다오는데 행단보도를 지나니 눈에 잘 띄는 형광색의 제복을 입은 경찰관 둘이 앞장을 서고 그뒤로 일련의 사람들이 행진을 하고 있었다.  선거철이 다 되어가는데 또 무슨 데모를 하나? 궁금해하려는 찰나 바로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어른과 청년들이 함께 들고가는 커다란 나무였다.  아니 나무가 아니라 자세히 눈여겨보니 나무로 만든 커다란 십자가였다.  아, 십자가!  성금요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와 인간의 모든 죄를 위해 돌아가신 그 십자가.
하긴 보통 시가행진을 할 때에는 사람들이 때로는 대중교통의 흐름조차 막으면서 차도로 하는 것이 예사였는데, 그날은 사람들이 차도가 아니라 인도를 사용하였다.  게다가 그 흔한 구호 하나 적은 것도 없이 다들 조용히 길을 따라 걸었다.  몇몇 사람들의 가슴팍에는 그들의 이름과 교회에서 담당하는 직분이 씌여진 명찰이 붙어있기도 했다.  아, 어느 교회에서 하는 모임이로구나.
우리는 갑자기 길이 막혀, 아니 막혔다기보다는 그 분위기의 숙연함으로 인해서 그냥 행렬이 다 지나기까지 그 자리에 가만 멈춰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질 급한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빨리 지나치려는데 엄마가 제지하자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는데, 내가 그날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쉽게 풀어 설명해주고 아마도 인근의 어느 교회에서 그 십자가 사건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런 행진을 하는 것같다고 얘기해주니 이해가 되는지 잠잠해졌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다 나름대로의 십자가는 있는 것같다.  아무런 걱정 근심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마저도 그 속을 한꺼풀만 깊이 들여다보면 나름대로의 걱정과 근심이 있고 불안이 있는 것을 본다.  남의 집 잔디가 더 푸르러 보이는 것처럼 단지 남의 고통과 어려움이 내 것보다는 훨씬 더 쉬어보일 뿐이다.  
공평하신 하나님은 각각 사람들에게 맞는 훈련으로 사람들을 단련시키는데 먼 곳을 바라보는 눈이 짧은 우리 사람들은 그저 내 앞에 닥친 어려움과 고통에만 눈이 멀어서 다른 사람들의 나보다 더 큰  고통과 아픔은 돌아보지못하는 경향이 있다.  알고 보면 사람은 모두 각각의 십자가를 등에 지고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행렬중에 있는 것인데…
그러나  좀 더 고통에 단련이 된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고통으로 인해 그 마음그릇이 커져서 주위의 사람들을 돌아보는 마음도 갖게되는 걸 본다.   그런 점에서 고통이란 놈은 그 와중에 있을 때는 사실 싫지만 그것을 거치고 난 후에는 우리 자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을 보게되니 진짜는 나쁜 놈이 아니라 좋은 놈이라고 해야되나?  어느 분이 고통은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고 강조하던 말씀이 생각난다.  
어떤 분이 직업을 구하고 있던 중에 자신의 처지도 힘든데 그 와중에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신의 시간과 마음을 베풀어주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 일을 좀 더 오래 하려던 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필요한 일자리가 생긴 것을 본 일이 있다.  그 갸륵한 마음에 감동해서 하나님이 그분에게 필요한 은혜와 축복을 내리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십자가 그 고난뒤의 영광만을 보고자 하는데, 하나님은 빛나는 영광이 있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그 고난과 인내의 과정까지도 겪어내기를 바라시기에 때로는 침묵으로 일관한 채로 우리의 삶을 바라보고 계시는 모양이다.  
내게 주어진 십자가는 왜 더 무거울까?  사실 남의 십자가의 무게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혼자 가늠해보는 질문이다.  하나님이 특별한 사람은 아주 특별하게 훈련시킨다고 하잖아요, 나를 참 아껴주시는 어떤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귓가에 쟁쟁하게 맴돈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799
189 최영신에세이 보이지않는 눈 (4월 4주) 유로저널 2007.04.24 1734
188 최영신에세이 아주 오래된 허물 (3월 4주) 유로저널 2007.03.21 1753
187 최영신에세이 못먹는 감도 먹는다는데 (2월 2주) 유로저널 2007.02.06 1776
186 최영신에세이 주워다 키우는 아이-나무 (6월 3주) 유로저널 2007.06.29 1789
185 최영신에세이 빛이 있는 곳에 (5월 1주) 유로저널 2007.05.01 1793
184 최영신에세이 그때는 몰랐었지만…(8월3주) 유로저널 2007.09.11 1813
183 최영신에세이 나를 뽑아준 이유(7월 2주) 유로저널 2007.07.10 1817
182 최영신에세이 사람 사는 맛 (9월 3주) 유로저널 2007.09.21 1853
181 최영신에세이 토마토를 기다리며(8월1주) 유로저널 2007.08.08 1857
180 최영신에세이 오랫만의 휴가 (10월 3주) 유로저널 2007.11.23 1857
179 최영신에세이 되로 주고 말로 받기(6월 4주) 유로저널 2007.06.29 1873
178 최영신에세이 군대와 애국심 (4월 3주) 유로저널 2007.04.18 1887
177 최영신에세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3월 2주) 유로저널 2007.03.06 1889
176 최영신에세이 알면 보인다고! (5월 2주) 유로저널 2007.05.07 1902
175 최영신에세이 나비의 날갯짓 하나 (7월 1주) 유로저널 2007.07.10 1909
174 최영신에세이 한 수 더 높은 아이(8월4주) 유로저널 2007.09.11 1912
173 최영신에세이 행복한 민간외교관 (3월 1주) 유로저널 2007.02.28 1922
172 최영신에세이 예상외의 축복 (9월 2주) 유로저널 2007.09.21 1930
171 최영신에세이 복받는 나라 (9월 4주) 유로저널 2007.09.28 1948
170 최영신에세이 잊혀지지않는 선물(5월3주) 유로저널 2007.05.16 195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 1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