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심장부를 강타한 미국의 유기농산물 식품점

by 유로저널 posted Jun 1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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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미국 유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호울푸즈마켓(Whole Foods Market)이 런던의 부자들이 몰려 사는 켄싱턴하이스트릿에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아무리 고급이라고는 하지만 평범한 식품점 하나가 문을 여는데 관련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는 까닭이 있다. 몇 년 전 텍사스에서 영세한 식품점으로 출발한 이 회사가 지금은 200개가 넘는 매장을 거느리면서 미국 식품 유통업계에 유기농산물 전성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고급 시장을 노린 호울푸즈마켓의 전략이 먹혀든 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유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첫째,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사람들은 신선하고 몸에 좋은 채소와 과일은 비싸더라도 사먹는다. 호울푸즈마켓은 진열대에 오른 과일과 야채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스프레이를 뿌린다.
둘째,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쇼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요기를 원한다. 호울후즈마켓은 시식 코너라든지 장터처럼 떠들썩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노력했고 이것이 주효했다. 독신자들을 위한 특별 행사, 마사지센터, 요가반 같은 것을 개설하여 어떻게 해서든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려고 노력한다.
영국에도 이런 방식이 통할까?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유기농산물 수요는 영국에서도 해마다 30%씩 급증하고 있다. 식품을 구입할 때 건강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한다고 생각하는 영국인이 3분의 2가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최근에 발표되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까다로운 건축 허가제가 있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런던에서 널찍한 매장과 요가 교실을 운영하면서 수지 타산을 맞추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인건비도 영국이 높다. 널찍한 주차장이 완비된 미국과는 달리 런던 시내 한복판의 매장은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소규모 쇼핑객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변수를 감안하면 호울푸즈마켓 런던 1호점의 상품 판매가격은 상당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호울푸즈마켓측은 박리다매보다는 어차피 소수의 상류층만을 상대로 소량의 제품을 비싸게 판다는 전략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슷한 상류층 소비자를 상대해온 인근의 소규모 식품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코, 아스다, 세인즈버리 같은 영국의 대규모 식품 체인점들도 조만간 호울푸즈마켓의 위협을 피부로 느낄 날이 올지 모른다. 홀즈푸즈마켓은 영국에서 모두 40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월마트 같은 미국 굴지의 대형 수퍼 체인점도 호울푸즈마켓의 기세에 눌려 이제는 유기농산물 취급 비율을 획기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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