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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선진국 국가부채의 그림자

by 유로저널 posted Jun 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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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누적된 높은 부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디레버리지(차입금이나 부채를 줄이는 것)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가부채 위기의 당사국들이 이제까지 세계시장에서 상품 수요국으로 역할을 해 온 선진국이란 점에서 과거 국가부채 위기들에 비해 그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LG경제연구원DL 28일자 보고서는 이에따라 경기둔화 과정에서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러한 위기 상황은 부채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대상국가들의 자구노력 안이나 국제기구, EU 차원의 지원대책이 발표되면 상황이 잠시 안정되다가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이나 헝가리 재정적자 확대 등 관련된 리스크 요인들이 대두되면 또 불안이 시작되는 위태로운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의 남유럽 재정위기는 폴란드,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PIGS) 등 일부 국가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2000년대 초부터의 세계경제 호황과 이 과정에서 누적된 과도한 부채에서 찾을 수 있다(<그림 3> 참조).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2000년대 세계경제는 평균 성장률이 과거에 비해 1%p 가량 늘어나는 초호황을 구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부채가 빠르게 늘었는데 이는 가계와 금융기관들이 자산가격 하락 리스크를 고려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이다. 인플레를 우려한 선진국 정부의 금리인상이 자산가격 하락을 촉발시켜 이후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로 이어졌다.  


민간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전이  

2000년대 선진국에서는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었고 이것이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금융위기의 수습을 위한 대규모 구제금융으로 인해 민간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이전되었다. 민간부채의 급격한 조정에 따른 경기침체를 재정적자를 통해 완화시키는 노력도 정부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남유럽 사례에서 볼수 있듯이 가계부실이 은행의 손실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자산이 축소된 금융기관들이 국채를 흡수하지 못하게 되자 정부의 해외 채권 발행이 늘어난 것도 민간부채 문제가 정부위기로 전이되는 경로가 되었다. 민간부문의 부채를 정부가 흡수하면서 금융위기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결국 선진국 정부도 경제주체들의 안전성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 위기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현재의 재정위기는 서브프라임 위기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야 할 것이며 PIGS 등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2000년대 부채를 크게 늘리면서 성장한 국가들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일 것이다.



상당기간 글로벌 경제회복에 부담 요인

미국과 영국, 스페인 등 주요 선진국들은 GDP의 100%가 넘는 높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오랜 기간 소비를 절약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그리스, 스페인 등 위기의 직접적인 대상국뿐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재정적자를 축소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재정건전화 노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선진국에서 대규모 국가부도 혹은 금융위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부채조정 과정에서 선진국의 성장동력이 쉽게 살아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진국의 대규모 부도사태보다는 부채부담이 해소될 때까지 선진국 경제의 낮은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큰 경로인 것으로 생각된다.


금융위기 재발 및 국가부도 사태 발생 가능성

국가부도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부채 조정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재발할 우려도 있다. 금융위기가 국가부채 위기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국가부채 위기 과정에서 상당수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겪게 된다. 이는 국가부채 위기와 금융위기를 유발하는 원인들의 상당수가 공통되기 때문이다.  

미국뿐 아니라 상당수 유럽 금융기관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로 큰 손실을 입은 상태이고 또 미국과 유럽국가의 부동산 가격의 하락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 문제에서 보듯이 부동산 가격 거품이 심한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금융위기 발생은 다시 국가부도 리스크를 확대시키게 될 것이다(<그림 6> 참조). 금융기관의 부실이 재차 정부부채로 이전될 뿐 아니라 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급락으로 정부의 조세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만약 이러한 위기 상황인 부채위기의 발생이 다른 나라들, 특히 주요 선진국에 전염될 경우 세계경제는 대공황에 비견되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다른 지역으로 확산 우려

최근 국가부채 위기는 재정적자가 단기간 내 급등한 남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총부채가 크게 늘었고 이중 상당부분이 정부부채로 이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채규모 측면에서 안심할 수 있는 국가들은 많지 않다. 특히 가장 취약한 국가에서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기피 성향을 극대화시켜 부채위기가 다른 국가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정부의 대외부채 규모가 큰 국가들이 일차적인 대상이 되겠지만 민간부문의 부채가 큰 국가들도 국가부채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민간부문 부채가 금융위기를 통해 정부부문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부채의 비중이 높은 나라들도 국가부채 위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즉,국가채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될 경우 국내투자자들의 국내자산 기피 및 해외자산으로의 도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따라 국채발행이 원활해지지 못해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대외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 불신

정부의 대외부채의 GDP 대비 비중을 보면 가장 높은 나라는 그리스인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7> 참조). 그리스는 정부부채 중 대내조달은 6.5%에 불과할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국내저축의 감소와 유로존 통합에 따른 역내 금융차입이 쉬워졌던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스는 2000년대 고성장기에 주택건설 등 투자가 급증한 반면 민간 저축이 줄어들면서 대외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늘었다. 다음으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PIGS 국가들과 벨기에 등이 정부의 대외부채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국가부채 규모는 매우 크지만 국내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쌍둥이 적자국, 부채 위험국가로 분류가능

재정수지나 경상수지가 동시에 발생하는 국가들의 경우 경직적인 환율제도나 파퓰리즘적 정책 성향 등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으로 환율이나 물가, 임금 등의 가격조정 기능이 작용하지 않는다.  

2000년대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추이를 비교하여 볼 때, 선진국 중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9개국인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9> 참조).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체크 등 선진국으로 분류할 수 있는 동유럽 국가, 그리고 미국, 영국 등이 해당된다. 특히 유로존 국가가 6개국이나 포함되는데 이는 단일통화체제로 인하여 환율변동으로 대외불균형이 조정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간부문의 부채가 높은 국가들도 잠재적 위험국

비금융 기업과 가계 부채의 규모를 볼 때 GDP 대비 민간부채 비중이 300%를 넘는 국가는 총 8 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0> 참조).  

남유럽 국가인 스페인, 포르투갈은 정부부채 수준은 낮은 편이었으나 민간부문 부채 규모가 크고 또 부채증가의 속도도 빠르다.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역시 민간부채 수준이 높고 부채증가 속도가 빠른 국가군에 속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위험국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남유럽 국가들은 민간부채의 문제점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은 주택가격 하락으로 가계 부문의 부채조정, 건설기업의 부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카하수르(Cajasur) 은행의 국유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동산 버블기에 대출여신을 과도하게 늘려왔던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큰 상황이다. 포르투갈 역시 민간부채는 GDP 대비 357.4%로 높은 편이며 매년 5.2%p씩 부채가 증가했다. 현재 정부부채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민간부채의 부실이 정부로 이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도국, 대외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들이 위험

개도국들의 경우 정부부채 규모나 대외부채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시장의 신뢰도가 낮고 환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작은 충격에도 자본의 유출입이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국가부채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선진국과의 직접적인 비교보다는 개도국간의 상호비교를 통해 위험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대외부채 비율, 그리고 대외불균형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자료비교가 가능한 개도국 중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국가들은 총 5개국인 것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동유럽 국가들이 이에 속한다(<그림 11> 참조).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IMF 구제금융을 받은 헝가리, 라트비아는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이 각각 174.3, 159.7%로 개도국 중 가장 높았다. IMF 지원을 받은 루마니아도 72.4%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외불균형 역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반해 남미나 아시아 개도국들은 평균 30%대 초반의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상수지 흑자국이어서 부채 위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재정위기는 선진국 부도를 막기 위한 국제기관 및 국가들의 협력으로 단기간 내에 심각한 부도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누적된 높은 부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디레버리지(deleverage)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둔화 과정에서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러한 위기 상황은 부채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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