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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18:08

안전지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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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모여 사는 곳은 대체로 안전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도시에 살게 되면 ‘안전’에 대한 생각을 훨씬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한국인들이 이에 대해 꽤 민감한 듯하다. 수많은 한국의 유학생들과 이민자들이 정확히 한 곳에 모여 살지는 않으나 다른 민족들처럼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구역은 있다. 한국 같은 경우는 뉴몰든(New Malden)과 스위스 코티지(Swiss Cottage)가 그런 동네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인 상당수가 스위스 코티지에 모여 산다고 하니 분명 그 동네에 가면 같은 동양인을 만날 때 느껴지는 알 수 없는 편안함 마음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타국에 살면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훨씬 더 크고 작은 것 하나에도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데 꽤 시간이 걸리고, 처음 대하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도 가지기 쉽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예방하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이게 되고, 행여나 나쁜 일이 터졌나 싶으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조바심을 많이 내고 당황해 하는 듯 하다. 나도 얼마 전 살고 있던 집을 나오면서 예기치 못한 큰 일을 당해야 했다. 결국 보증금의 상당 부분을 잃어야 했는데 그 일이 진행된 과정을 뒤돌아 보면 일단 언어적으로 완벽하지 못한 것이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은 듯 하고, 두려워하거나 조바심을 덜 냈었더라면 조금은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일이 해결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어쨌든 긍정적으로 보자면 친구들의 도움으로 빨리 거기서 떨치고 나와 새 집으로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고, 그들의 조언으로 분하고 괘씸한 마음을 접고 다시 내 생활에 충실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위해 노력해도 뜻하지 않는 일들이 터지니 실로 원하는 대로 살아지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를 포함한 한국인 친구들이 대부분 집을 구하기 전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안전’한 곳인가 하는 것이다. 센트럴까지 가는 노선이나 학교나 직장까지의 거리도 고려하겠지만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얼마나 주변환경이 조용하며 평화로운지가 결정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지금의 새 집으로 이사하기 전에는 윔블던에서 계속 살았었는데 센트럴로 매일 나와야 하고 갤러리나 박물관을 자주 가는 나에게 윔블던에서의 생활은 이동에 긴 시간이 소요되게 했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한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기차를 탈 수 있는 편한 교통 때문에 런던 시내와의 거리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고, 큰 사건사고 없고 주택가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었다. 하지만 이번에 큰 일이 터지면서 윔블던에 산다는 것 자체로도 불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가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영국인들이 인종차별을 종종 한다고들 한다. 영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자신들의 나라라는 것에 대한 일종에 텃새일 수도 있다. 꼭 영국인이 아니더라도 백인들이 인종차별을 한다는 생각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런던에서 한국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백인들이 인종차별을 한다는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흑인보다 백인들과 어울려 살려고 한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뉴몰든과 스위스 코티지도 그렇고 내가 살았던 윔블던도 그렇다. 우리에게 ‘안전’하다는 기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우리 같은 유색민족이 많이 모여있지 않은 지역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어쩜 영국인들보다 우리들이 더 인종차별을 하고 사는 게 아닐까 한다. 밤늦은 골목을 혼자 걸어가는 것은 분명 위험한 것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백인이라면 조금은 던 불안해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그런 사람이다. 이번에 새로 이사한 집을 알아 볼 때도 집 자체의 조건도 중요했지만 집 근처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모습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었다. 런던시내 모든 곳을 다 알진 못하지만 Bethnal Green이나 Aldgate East역 주변과 같은 런던 동쪽의 많은 지역은 아랍계 사람들이 많이 살고 Oval이나 New cross 역이 있는 남동쪽으로는 흑인들이 정말 많다. 이런 지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을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위험’의 기준이 우리들의 선입견으로 다시 세워진 것이다. 흑인들이 모여 사는 것은 항상 위험이 따르는 지역이고 그 곳의 밤 길을 걷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사실 신문이나 뉴스에서 나오는 많은 범죄들의 용의자들은 보면 백인의 비율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우리는 흑인에 대해서만 위험요소를 본다.

새 집을 알아보면서 흑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와 집을 몇 번 가보았었다. 거리에는 흑인들이 대부분이고 백인을 보기라도 하면 반가울 정도였다. 사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들의 친절함과 유머이다. 흑인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고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드는 것은 뉴스나 기사들이다. 만약에 나에게 흑인 친구 한 명만 있었더라도 그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랐을 것이다. 사실 유럽권 친구 몇 명이 나와 친구가 되면서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행여 한국에 대한 뉴스라도 본다면 나에게 묻기 바쁘다. 이런 내 친구들처럼 아마 나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흑인들의 진실된 삶에 대한 무관심이나 통념들을 벗어 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내가 만든 선입견은 흑인들과의 접촉을 막았고 이것이 말도 안 되는 흑인 인종차별을 가지게 한 것 같다.

어쨌든 집을 알아 보는 것 때문에 흑인들이 사는 동네로 들어가거나 혹은 지나가는 일이 많았었는데, 길을 잃은 나에게 먼저 와서 관심을 가져주는 흑인 여자아이의 친절함과 버스 안에서 유머 섞인 대화를 하는 덩치 큰 남자들의 모습은 점점 나에게 편안함을 주게 되었다. 나도 이젠 약간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그들의 유머스러운 언행들의 진실을 조금씩 보게 된 것이다. 그들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이 그런 언행들의 접했다면 그것은 두려움의 요소일 게 분명하나, 이젠 나도 같이 웃을 수 있는 이해심이 조금은 생긴 듯 하다.

많은 영국인 친구들이 런던의 동쪽지역과 남동쪽에 많이 산다.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갤러리가 많은 그 쪽으로 모이는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은 내가 늘 우려하는 ‘안전’을 위한 대책 같은 건 없다. 대책이 없다는 것은 그들의 생활공간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흑인들이나 다른 유색인종들이 위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인들의 약간은 차갑게 느껴지는 무관심적인 성격들이 여기서는 긍정적으로 보여진다.

항상 조심해서 외국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앞서가는 걱정이나 선입견들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가지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생각과 현실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열려있는 생각과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누구보다 나 스스로 마음을 열고 내 관심이 닿지 않았던 세상을 보는 것이 우선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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