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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최소 16부작 정도되는 양을 결국 밤을 새서라도 보고야 말기 때문이다. 중독성 있는 약도 아니고, 약보다도 끊기 힘들다는 담배도 아닌데 이건 나를 헤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2년 전,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가 너무 재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보기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 사실 뭐 한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면 되지 뭐가 문젠가 싶겠지만 드라마 1회를 여는 순간 마지막회까지 다 보지 않으면 내 생활이 안 된다. 낮에 그림을 그리고 지친 몸으로 집으로 와 무의식적으로 다음 편 드라마를 연다. 그리고는 새벽이 밝아 올 때까지 화면 앞에 앉아 있는다. 그러면 다음 날의 생활이 엉망이 되고 밤을 새서 머리는 아프다. 이렇게 몇 일간의 생활이 엉망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봐버렸다. 역시 예상한대로 4일을 밤새 보았고, 그러고도 몇 일을 드라마의 여운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고 나서 한동안 잠잠했었는데 독일을 갔더니 친구가 그 드라마를 소장용으로 1회부터 16회까지 다운을 받고 있었다. 친구는 혼자서 보니 감흥이 덜 했다며 둘이 같이 다시 보자는 것이다. 독일까지 가서도 하루 동안 밖에 나가지도 않고 소파에 누워 둘이서 낄낄대며 다시 봤던 기억이 있다.

내 호기심 많은 성격 때문일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 한국드라마는 중독성이 있다. 한국말은 정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똑 같은 의미에서도 무한정의 표현범위가 있고 그 소소한 말의 변화로 전달되는 감정이 다르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다양한 대사표현으로 나의 감정을 자극시킨다. 영어를 그래도 곧 잘 하지만 아직 영국 생활 2년 갓 넘은 나에게 영국드라마는 상황의 이해에 그치지, 드라마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영국드라마는 우리나라 드라마뿐만 아니라 쉽게 접할 수 있는 미국 드라마와도 상당히 다르다. 우리나라나 미국의 드라마 같은 경우는 상황의 반전이 심하고 적당한 순간에 이야기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들을 삽입해놓고 있다. 그래서 보는 시청자에게 지루함을 준다든지 재미가 없게 느껴지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장르도 중요하지 않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와 같은 시트콤이나, <CSI>같은 과학 수사물도 결국 흥미거리가 중심인 것은 동일하다. 또한 현실의 내용을 다루지만 너무나 비현실적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주인공들은 우리가 사는 현실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 힘들다. <섹스 앤 시티>에서 주인공들은 우리가 사는 지금 현대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몇 백 만원짜리 구두를 사는 것에 망설이지 않고, 그들의 직업 또한 하나 같이 약간은 허황된 것들이다. 변호사, 갤러리 큐레이터, 저널리스트 등의 직업은 사실 그냥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그 드라마 안에서는 모든 주인공들이 이러한 직업만 가지고 있다. 한국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여름, 나의 생활의 한 부분 이었던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봐도 남자 주인공은 부잣집 아들에다가 여자주인공을 만나기 전까지는 본인 인생에 대한 목표도 없어 보이고 부모님 돈으로 유학을 하고 온 갓 돌아온 부잣집 도련님 같아 보였다. 전혀 우리의 현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닐 것이다. 다행히 여자 주인공 같은 경우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억측같이 생계를 일궈가는 소년가장과 같은 여자다. 그리도 이들은 다 잘생기고 예쁘다. 하지만 결국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의 도움으로 이태리 유학을 하고 멋진 모습으로 변신한다. 그러나 혼자서 전체 가족을 다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도 실은 너무 비현실적인 것이 그런 현실을 사는 사람들이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또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는 사람이 결국 부자가 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지위를 얻는 것 또한 극히 일부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의 드라마 안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이런 비현실적인 모습을 영국드라마에서 보기는 힘들다. 영국의 대표적인 드라마인 <EastEnders>인 <Cornation Street>와 같은 드라마를 보자. 일단 이것들은 50년이 넘게 방영되고 있는 노장의 드라마들이다. 가장 장수했다는 <전원일기>도 이들 역사의 반도 채 안되고,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드라마들은 16부작이 대부분이며 장편의 긴 역사물도 3개월 이상을 넘지 않는다. 긴 세월에 걸쳐 진행되는 이야기라 그런지 이 영국의 대표적인 드라마 안에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흥미는 없다. 또 아주 특이한 사실은 등장 인물의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이다. 우리가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경찰이나 가게 주인, 회사생활이 바쁜 직장인들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배우들의 모습도 우리나라나 미국 드라마의 주인공들처럼 하나같이 잘생긴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너무나 현실적이다.  드라마의 내용 또한 현실 그 자체다. 누가 갑자기 엄청난 부자가 된다든지 직업적으로 성공을 크게 이루지 않는다. 하루하루 생활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들 때문에 감정의 오해가 생기고 그것을 풀기 위해 주인공들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 또 젊은 캐릭터들은 꿈꾸는 것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대립 때문에 고민을 한다.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며 또한 직접적 이진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영국에서는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산다’는 개념이 없다. 왜냐면 드라마는 현실만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의 드라마는 배경음악이 없다. 우리나라나 미국의 드라마를 보면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음악을 넣어준다. 그래서 그냥 흐느끼고 말 장면에서도 눈물이 쏟아지게 만들고, 생각해보면 딱히 웃을 상황도 아닌데 크게 한바탕 웃게 만든다. 배경음악은 이성보다 감정이 움직이게 만든다. 그래서 그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꼭 ‘나’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고, 어느 순간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어가 있게 된다. 영국 드라마는 너무나 차갑다. 주인공이 슬픔에 빠져 울고 있으나 그 장면과 함께 어떠한 슬픈 음악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래서 보는 시청자들은 냉정하다. 그들의 감정을 교류하며 같이 슬픔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왜 그렇게 까지 일이 바빠지게 만들어 졌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주어진 상황만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영국드라마는 나를 며칠밤을 밤새워 TV앞에 앉혀놓거나 드라마가 끝나고도 긴 여운이 남아 가슴 뛰게 하는 기술은 없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와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을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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