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2007.04.26 08:20

한 예술가의 죽음

조회 수 26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수정 삭제


오늘 오후 한 통의 전화를 통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소식을 듣게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런던에서 활동하고 계셨던 Visual Artist(시각 예술가) 천정 선생님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었다. 영화나 음악과 같은 대중예술 분야는 아니었지만 선생님의 작품은 조명과 영상, 사운드의 조화를 통한 종합예술이었고, 런던에 오시기 전 뉴욕이나 다른 곳에서도 활동을 하신 바 있으며, 무엇보다 런던에 오신 뒤 ‘런던-아시아 프린지 네트워크’라는 커뮤니티를 만드시고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다양한 분야의 한인 예술가들이 함께 공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와 공연을 기획해오셨기에 그 분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필자는 천정 선생님에 대해 그다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작년 가을 아시아 하우스 공연 때 본인이 직접 참여하지 않으시는 공연임에도 기꺼이 공연 스탭을 자청하시고 최선을 다해 도우시던 모습이 참 인상이 깊었고, 그 뒤에 재영 예술인들의 모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만나 뵙게 되었다. 개인 신상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알기로는 나이는 40세 초 중반쯤, 결혼은, 아마도 예술에 대한 열정 때문에, 안 하신 걸로 알고 있고, 당시 만났을 때만 해도 너무나 건강해 보이셨는데 갑작스레 지병이 악화되셔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무엇보다 필자가 기억하는 천정 선생님은 정말 순수하게 예술을 사랑하시고 예술혼을 불태우시던, 그리고 예술가로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인격과 예의를 갖추신, 한 인간으로서도 참 존경스러운 분이셨다. 사실, 필자가 나름대로 이제껏 겪어온 많은 예술가들 중 대부분은 예술에 있어서는 최고였음에도 인격이 부족한 분들이 참 많았었는데, 무엇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서로간의 화합을 위해 자진해서 애쓰는 사람은 아마도 천정 선생님이 유일했던 것 같다. 다소 서로간의 화합이 부족해 진통을 겪던 재영 예술인들에게 화합과 배려를 강조하시면서 안타까워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한데, 예술가들이 마음껏 예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던 선생님의 말씀이 귓가에 생생한데, 아직도 필자의 메일 보관함에는 선생님과 주고받은 편지 속에 선생님의 따스한 웃음이 서려 있는데…

당시 특별한 친분도 없고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음에도 그런 선생님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훌륭한 인격에 반한 필자는 언젠가 교포사회에서 언론인이 되면 꼭 선생님을 소개하고 인터뷰를 하리라는 다짐을 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늦어버려 그저 죄송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러 번 건네던 “다음에 한 번 따로 봐요” 라는, 이제는 영원히 지켜질 수 없는 그 마지막 인사가 너무도 야속하게 떠오른다.

선생님이 재영 예술인들을 위해 만드신 카페(http://cafe.naver.com/nomadart.cafe)에는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올리신 글이 남아 있다. 런던에서 활동하시는 한 공연기획자의 사무실 개업을 축하한다는 선생님의 마지막 메시지, 마지막 모습도 언제나 그렇듯 타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남겨놓고 떠나신 선생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포사회의 모습에 안타까워하시면서, 예술인들 조차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모습에 속상해 하시면서, 본 공동체를 통해 예술가들이 그저 맘 편히 예술에 몰두하고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던 선생님, 그럼에도 당신은 본 공동체의 리더가 아닌, 그저 돕는 이라고 하시면서 재영 예술가들의 활동이 활성화 되면 당신은 또 다른 곳을 찾아 떠나시겠다던, 그렇게 아무런 욕심 없이 해맑으시던 분이셨는데…

선생님의 아이디와 애칭은 Waterbuddha: water(물)+buddha(붓다), 즉 ‘물을 붓다’였다. 사실, 선생님의 아이디가 이런 뜻인지를 알게 된 것은 기독교인인 필자에게 마치 부처를 연상시키는 ‘buddha’라는 아이디가 조금 신경 쓰일지도 모른다고 (물론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고 오히려 선생님의 세심함과 순수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배려하신 선생님께서 친히 설명해 주시면서 ‘종교 생각하기 없기 입니다’라고 웃어 보이셨던 까닭이다.

‘물을 붓다’, 아마도 그토록 선생님께서 갈망하셨던 예술의 물을, 사랑과 화합의 물을 가시는 곳마다 부어주고 싶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계신 그곳에서도 또 그 아름다운 물을 붓고 계실 선생님, 영원토록 평안하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시아 프린지의 기능은 예술의 상호교류와 현대예술의 새로운 방향모색입니다. 정보 교환처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현대예술의 진로를 탐색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프린지는 서구 속에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찾으려는 꾸준한 노력과 그 정체성 찾기를 한자리에 모으는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땅에서의 한민족의 정신적인 결집을 꾀하는 통로로서 자리매김을 하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프린지라는 자유로운 예술정신이 기초하고 있으며 결국은 서구 속에 아시아의 단면을 보는 중요한 거울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 천정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전성민의 '서른 즈음에' - 필자 소개 file 유로저널 2007.01.19 12956
273 내가 만난 진짜 무서운 사장님 eknews03 2015.01.20 2686
» 한 예술가의 죽음 file 유로저널 2007.04.26 2678
271 불행, 더 갖지 못하는 게 아니라 가졌던 것을 잃는 것 eknews 2011.03.21 2676
270 한국전 참전용사의 한 마디, “Remember us!” file eknews03 2011.11.20 2675
269 영어의 노예들 (1) file 유로저널 2008.01.24 2672
268 뒷모습이 아름답고 싶다 file 유로저널 2008.01.17 2672
267 잊지 못할 열 여덟 살의 12월 eknews03 2012.12.18 2671
266 Glory of Love file eknews03 2013.08.06 2666
265 음악이라는 것... file 유로저널 2010.11.22 2660
264 추억의 영화관, 그저 추억으로만... eknews03 2013.03.03 2658
263 나는 런던의 한국인 헤드헌터 (5) 유로저널 2010.08.29 2658
262 옥스포드를 ‘또’ 다녀와서 file eknews03 2011.11.06 2650
261 내가 살던 그곳은... file 유로저널 2008.11.23 2650
260 평범한 삶, 행복한 삶 file 유로저널 2008.03.27 2642
259 본질을 잊으면 불행해진다 eknews03 2011.04.10 2630
258 감사만이 행복의 열쇠 eknews03 2011.12.30 2628
257 한국 드라마를 싫어하는 이유 file eknews03 2013.03.18 2622
256 영국 4년차, 눈 감으면 떠오르는... file 유로저널 2009.09.19 2619
255 크리스마스 트리 file eknews03 2011.12.18 2615
254 그날 이후 유로저널 2007.02.14 261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0 Next ›
/ 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