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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3 20:05

철밥통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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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자유주의도 민주주의도 아닌 ‘철밥통주의’라는 이 해괴망측한 용어야말로 21세기 한국을 지칭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미 가질 만큼 가졌고, 누릴 만큼 누린 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아직 가져보지 못한 자들, 누려보지 못한 자들, 무엇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느라 지치고 공포에 질린 젊은이들에게는 ‘철밥통’이라는 단어가 마치 삶의 신기루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이 가끔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래희망이나 직업을 묻는 시간이면 참 다양한 직업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 같은데…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는 조립식 장난감의 매력에 사로잡혀 과학자가 되겠다고 했던 친구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국민윤리(지금 돌아보면 정말 윤리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시간에도 희망 직업에 대해 한 사람씩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필자의 경우는 자랑스럽게 영화감독이라고 소개하고 당시만 해도 전문용어였던 ‘컬트영화’에 대해 소개해서 그 뒤로 친구들이 재미난 비디오를 추천해 달라고 찾아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새하얀 인생의 도화지에 가슴 설레이며 그려보던 그 수많은 꿈들,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하얗게 빈 부분이 얼마 남지 않게 되고, 그만큼 그려볼 수 있는 것이 줄어들게 되듯 세월이 흐를수록 꿈을 꿀 수 있는 자유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일진데, 요즘은 모두가 다 그 새하얀 도화지에 곧바로 철밥통을 그려 넣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철밥통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당연히 밥통은 튼튼해야 하기에. 문제는 그 철밥통 때문에 황폐화 되어가는 우리들의 마음과 정신이다. 전공과 적성에 상관없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하는 젊은이들, 철밥통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사가 되려는 이들, 또 그렇게 공무원이 되고 교사가 된 자녀들을 철밥통을 거머쥐었다는 이유만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들, 이미 철밥통을 거머쥔 자들을 향한 도를 넘어선 질투와 비방… 이는 누구의 책임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사회와 국가, 그리고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물론, 개중에는 정말 사회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자 공무원이 되려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교육에 열정과 신념을 갖고 가르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적성에 맞아 교사가 되려는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며, 그들은 진정 소중하고 고마운 나라의 자원이기에 그들을 비꼬거나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제는 오직 철밥통이 갖고 싶어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들과 그런 자들이 실제 철밥통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생기는 폐해이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철밥통이 주어진 자리는 왜 철밥통이 주어졌겠는가? 철밥통을 가졌으니 그 인생은 성공했으며, 그저 남은 평생 신간 편안하게 즐기라고 주어지진 않았을 테고, 아마도 밥통 걱정을 하지 말아햐 할 만큼 맡은 일이 중요하고 그만한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주어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철밥통을 인생의 목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이들 중 철밥통을 바라보기 전에 국가의 업무를 담당하고, 새로운 세대를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책임감을 요하는 일인지, 또 그것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타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과연 진지하게 생각해본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지… 과연 그들 가운데 공무원이나 교사가 철밥통이 아니었더라도 똑같이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려 했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그러나, 그럼에도 불안하기만 한 고용세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철밥통을 바라보게 되는 그들 또한 꿈과 적성을 도둑맞은 가여운 이 시대의 희생양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떤 특정 대상을 지목해 책임을 지울 수는 없는 사안임에도 이러한 실태를 바로잡는 데 더 고민하고 애써줘야 할 높고 크신 양반들은 철밥통보다 더한 금밥통, 다이아밥통을 가져서인지 이 문제에 대해 별 관심도, 애정도 없어 보인다. 그리고, 어떠한 연유로든 철밥통을 가지게 된 자들 또한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있을 철밥통을 가지지 못한 자들을 배려하고 위로하면서 모두가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합쳐야 할 텐데…

간혹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영국의 젊은이들을 비롯,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장래 희망이나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자기 적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관심분야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성립된 그들의 뚜렷한 직업관을 발견할 때면, 무엇보다 그들이 품고 있는 세계무대를 향한 글로벌 마인드를 발견할 때면 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때론 경쟁해야 할 우리의 젊은이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이 염려된다. 철밥통주의가 물러날 그날이 어서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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