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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과 관련된 지난 주 글이 나간 뒤 벌써 그 사이에 한 명의 젊은 영혼이 수능 성적을 비관, 자살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아직 정식 점수 발표도 되지 않았는데… 지난 17일 자살한 수험생은 현역 고3은 아니고, 삼수생으로 그 동안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대입에 재도전 했으나 이번 수능 후 가채점 결과가 예상에 못 미치자 이에 비관하여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명문대 진학 말고도 얼마든지 이 세상에서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쳐 보일 가능성을 지녔을 한 젊은 영혼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고 있는 우리사회, 과연 계속 이렇게 흘러가야 하는 걸까? 수능이 얼마나 잔인한 착각인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됨과 동시에 가슴이 답답해 온다.

오랜 시간 동안 수능을 준비하는 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들과 참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쨌든 수능을 잘 보도록 가르치는 일을 통해 경제활동을 한 필자로서 슬그머니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참 이율배반적이라는 부끄러움이 든다. 여하간, 그렇게 만난 많은 학생들 가운데 몇몇은 정말 대학에 가서 더 폭넓고 깊은 학문에 매진하면 참 좋을 것 같은 이들도 있었지만, 반면에 때로는 굳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이들도 있었고, 또 때로는 정말 뭘 해서 먹고 살 운명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대학에는 가지 말아야(?)할 것 같은 이들도 있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저마다 다른 얼굴로, 다른 개성으로, 다른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할 존재인 만큼, 인생 항로가 절대 획일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능의 잔인한 착각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모두가 수능을 잘 봐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전제 하에 젊은 영혼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선두에 서지 못하는 이들을 그 인생에서 아예 넘어뜨리는 것이다, 그것도 한 방에. 줄을 세운다는 것 자체는 어떠한 분야의 자격을 검증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일지 모른다. 분명 어떠한 목적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그에 합당한 능력을 갖추었다는 증거를 확인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인 까닭에. 줄을 세우지 않아 모두가 경쟁을 잊고, 나태하고 무능한 상태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될 테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줄이 한 줄밖에 없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한 줄만을 절대적인, 유일한, 최고의 줄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의 인식이 결국 수능의 잔인한 착각을 초래하는 것이다. 그저 대학 교육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대학 교육을 이수할 만한 최소한의 능력 내지는 가능성을 갖추었는가를 평가하면 되는 것이고, 굳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수능이 그토록 그들의 인생에서 파괴력을 지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결국, 그렇게 수능에 대한 잔인한 착각으로 개인에게 더 맞는 인생항로를 개척하는 일에도 실패하도록 강요하는 사회란…

외국에 나와서 발견한 우리 나라와의 차이점 가운데 가장 많은 생각을 갖게 했던 게, 외국에서는 개인의 고유한 능력과 가능성에 따라 선택하고, 노력할 수 있는 다양한 줄이 있다는 것이다. 즉, 모두가 명문대라는 한 줄에 세워져 그 인생을 도매급으로 평가 받는 잔인한 어리석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당연히 사회 또한 어떤 줄에 섰던, 그 줄에서 능력과 가능성을 보이는, 또 최선을 다하는가에 주목할 뿐이며, 결국 그러한 다양성의 존중이 더 건강하고, 발전적인, 또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사회를 만들어간다. 어느 사회든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서 정장차림으로 사무직 업무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사회를 구성하는데 셀 수 없는 다양한 직업들이 있는데, 이 모든 직업들을 잘 수행하기 위해 대학 과정이 필수로 요구되는 것은 당연히 아닐 테고, 그렇다면 그렇게 다양한 직업들을 적성에 맞게 선택하도록 인도하고, 그 적성에 맞는 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하는 게 교육이 담당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제각기 다른 저마다의 삶이 있을진대 어찌 한 줄로 세워놓고, 그것도 한 방에 모든 것을 평가하려 든단 말인가?

영국에 제대로 유학을 오기 전이었던 2004년에 웨일즈를 잠시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한 페인트공의 가정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아마도 페인트공은 분명 수능 점수도 낮고, 대학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해 어느 정도의 천시를 받을 수도 있는 직업인 것을, 그 페인트공은 페인트의 전문가가 되어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그를 둘러싼 모든 환경도 그가 대학 졸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평가하거나 하는 무식함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오직 한 줄로만 세워놓고 순위를 매기지 않는 사회, 적성과 소신에 따라 뭐든지 성실히 하면 먹고 살 만큼은 돈을 벌고, 정서적으로 어떤 차별이나 부담도 두지 않는 사회, 대학 졸업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그 당시 필자가 느꼈던 이러한 점들 때문에 아마도 어떻게든 한국을 떠나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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