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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이 끝난 지도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수능, 대학입시와 관련된 새로운 제도가 시행될 때마다 익히 보아온 풍경이건만, 올해 역시 새롭게 도입된 수능 등급제의 여파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는 한국의 소식을 접하면서 아직도 갈 길이 참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과 관련된, 그러나 필자의 지극히 짧은 지식과 경험만을 바탕으로한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글을 연재하면서 두 가지를 조심하려고 했다. 첫 번째는 어쨌든 정상적으로 수능을 치르고 한국에서 평범하게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필자로서, 그와는 다른 인생 항로를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까닭에 과연 필자가 수능의 효용성이나 그에 대한 대안, 다른 인생항로를 선택함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아무런 근거 없이 무조건 수능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로 일관할 수 있다는 문제였다. 과연 필자가 그와 같은 잘못을 저질렀는가는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길 따름이다.

다시 이 글의 첫 회로 돌아가 필자가 수능을 마친 1996년의 그 겨울날, 수능을 마친 필자가 당시에 겪었던 느낌들을 떠올려 본다. 수능을 마치고는 사촌 형과 사촌 동생을 신촌에서 만나 으레 수험생들이 그러하듯 술을 마시러 갔다. 수 많은 젊은이들, 아마도 그들 가운데 90% 이상이 수능을 마친 수험생이었을 그 인파 속에서 정신이 멍 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아니 어쩌면 초중고 12년 동안 목표로 삼아왔던 그 무엇이 끝난 느낌은 의외로 참 공허했다. 끝났다는 홀가분함, 앞날에 대한 당찬 포부와 꿈보다는 내가 이제껏 무엇을 한 것인지,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 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그런 당황스런 느낌들… 한 순간에 인생의 갈피를 놓친 것만 같은 불안감 속에서, 당시만 해도 담배를 피웠던 까닭에 멍한 느낌 그대로 애꿎은 담배만 줄기차게 피워댔던 것 같다.

아마도 지나치게 필자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일지도 모르지만 당시로서는 이제 막 꿈과 열정을 펼쳐야 하는 시기임에도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방향성에 대한 구상이 너무도 부족했던 것 같다. 수능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식 조차 갖지 못하게 했다. 요즘에야 워낙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이미 초등학생들조차 커서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들어가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서슴없이 밝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당시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어떻게든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나와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업 구하면 나머지 인생은 그럭저럭 흘러가겠지 라는 다소 대책 없는 인생 구상을 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도, 부모님도, 또 주위 사람들 그 누구도 진짜 인생에 대해서, 또 자신들이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삶에 대해서는 전혀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끔찍한 취업난은 아니었기에 취업까지는 아니었고, 오직 대학, 그리고 그것을 위한 수능에 모든 게 집중되어 있었다. 당연히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들은 그저 수능이 인생을 결판 짓는 그 무엇인 양 착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삶에는 그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일들이 무수히 놓여 있고, 수능은 그저 지나가는 한 과정일 뿐, 그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음을 가르쳐 주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혹 수능을 잘 치르고 밟아가는 길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일 경우, 소신껏 준비하고 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수능을 잘 치르고, 4년제 대학 졸업 후 사무직을 갖고 성공한(?) 인생으로 인정받든가, 아니면 낙오자의 인생으로 치부되는 잔인한 착각…

어쩌면 지금 한국 사회를 어둡게 만들고 있는 취업난을 비롯,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바로 그 잔인한 착각에서 초래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렇게 수능과 4년제 대학, 사무직만이 유일한, 최고의 길이라는 착각에 빠진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어버린 요즘, 4년제 대학 졸업생은 넘쳐나고 한 쪽에서는 취업이 안 된다고 아우성, 한 쪽에서는 채용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 그 와중에 취업이 안된 이들의 부모들은 자식 인생이 걱정되고 막대한 교육비 지출로 노후가 불안정해 아우성, 그야말로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할 지조차 모를 지경이다.

세계는 점점 전문화, 다양화 되어 가고, 소위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들은 젊은이들이 보다 어린 나이부터 독립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개개인의 적성과 흥미를 기반으로 사회 전반적인 균형과 다양성을 꾀하고 있건만, 우리는 언제까지 해마다 입시철이면 그 난리를 치면서, 젊은 영혼들의 창창한 앞길에 부질없는 그늘을 드리우려는가.

누구의 책임이냐를 추궁할 일이 아니다. 그 누군가를, 혹은 그 무언가를 비난할 일이 아니다. 그저 수능이라는 잔인한 착각에서 깨어나 개개인이 진정 자신에게 맞는, 행복할 수 있는 인생길을 걸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변화되었으면, 또 그로 인해 우리 나라가 더욱 건강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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