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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3 09:08

너무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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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이라는 감정, 적어도 우리 마음에 양심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면, 그 대상을 향한 진실함과 사랑이 남아 있다면 살아가면서 결코 피할 수 없는 감정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도 이 미안함의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 같다. 미안하다는 표현을 할 수 없는 그들이 미안함을 느끼는 고통을 겪는다면 그들은 그 고통에 못이겨 벌써 멸종했을 것이다.

아주 가끔은 이 미안함의 감정을 잊어버린 혹은 잃어버린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미안함의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그들의 삶은 때로는 부유할 수도 있고, 때로는 편안할 수도 있지만 결코 그 마음 깊은 곳에서는 행복의 향기가 우러나지 않는다. 모를 일이다, 그들이 타인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여도 정말 홀로 있는 그 순간,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하는 그 순간에는 엄청난 상실감이나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미안함의 감정은 미안하다는 말로 해소가 되는 수준의 미안함이 있고, 결코 미안하다는 말로는 해소될 수 없는 수준의 미안함이 있다. 때로는 미안하다는 말로만 해소가 되지 않으면 미안한 일을 되돌릴 방법이 있거나, 미안함의 대상이 원하는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해소될 수 있는 미안함도 있다. 그러나, 극히 드물게 그것으로도 해소되기 어려운 미안함도 있다. 대부분 우리가 미안함을 느끼는 일들은 미안하다는 말, 그에 뒷받침되는 행동, 아주 운이 좋을 때는 미안한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경우 그것을 되돌림으로써 해소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어떤 것으로도 해소될 수 없는 미안함을 느끼게 되는 일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경우는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미안함이다.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 사람, 그 누구보다 나를 믿어주고 아껴준 사람, 그래서 내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그런 사람에 대한 미안함은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고통 가운데 하나이다. 그 고통은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신이 있다면 감히 신조차도 어쩔 수 없을만큼 처절한 것이다. 속으로 울부짖으며 차라리, 차라리 누가 나를 칼로 난자해도 이것보다 수백배 나을 거라는, 차라리 내 육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고통을 겪어도 이것보다 수천배 나을 거라는 말을 수도 없이 되뇌일 만큼.

그렇게 미안할 것 같으면 애초에 그럴 일을 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오기도 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먼 훗날 분명 그것으로 인해 더 좋은 것을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비록 지금은 그 무겁고 처절한 미안함을 감내해야 하는 그런 일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큰 미안함을 느낄 일이 생길 것 같기에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하는 덜 미안한 일들...

물론 아무에게나 이러한 상황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찾아온다기 보다는 그와 같은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말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 무언가를 향한 애정이, 열정이 너무나 뜨거운 사람들, 스스로의 삶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 강한 사람들, 그들은 대부분이 하는 것처럼 하고 살면 아무 탈도 없을 것을,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가 믿는 것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에 너무나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기에, 그로 인해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무모하게 자신이 믿는 길을 택하고, 그 과정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라는 엄청난 댓가를 치르게 된다.

스스로가 초래한 댓가인 만큼 그에 따르는 고통은 감내해야 마땅하다. 그런게 그 어마어마한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문득 문득 몸서리 쳐지도록 밀려오는 두려움이 있다. 그것은 혹시나, 정말 혹시나 내가 이렇게 처절한 미안함의 고통을 감내하는 이 순간, 그 미안함의 대상이 나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다. 분명 미안함을 느끼는 내가 가해자이며, 내 미안함의 대상인 그들은 피해자인데, 그렇다면 제발 가해자인 나의 고통이 피해자인 그들의 고통보다 몇 만 배 더 컸으면 좋겠는데, 혹시나, 정말 혹시나 피해자임에도 그들의 고통이, 나를 너무나 사랑해서 겪게 되는 그들의 고통이 더 크면 어쩌나 하는 그 끔찍한 두려움...

외부로부터의 공격은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얼마든지 견뎌낼 자신이 있는데, 이제껏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나로 인한 누군가의 고통은 정말 견뎌내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 너무 미안하면 미안하다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너무 미안하면 그 미안함의 대상이 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것 만으로도 멈출 수 없는 눈물이 흐른다. 제발, 이 고통으로, 내가 겪는 이 고통만으로 그 댓가가 지불되었으면, 나 말고는 아무도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정말 그러면 좋을텐데...

언제쯤에나 이 미안함의 고통을 벗어 버리고, 비록 미안했지만 그래도 그것이 옳았다는 것을 서로가 깨닫게 될 수 있을까? 평생을 겪어야 하는 고통이라면 얼마든지 겪겠다, 대신 고통을 겪는 것은 나 하나여야 한다. 그렇다면 얼마든지,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라도 겪겠다. 언젠가 이 미안함이 비로소 나를 떠나는 날, 그 날만을 간절히 기다리며 오늘 하루도 마음 깊은 그곳 미안함을 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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