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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한 계기로 속칭 조기 유학생들을 몇 명 마주치게 되었다. 필자가 만난 학생들은 10~15세 가량으로, 대부분이 부모님은 한국에 계시고, 이들은 영국에서 기숙 학교에 다니거나 아니면 영국에 거주 중인 친척집에서 머물고 있었다. 아무래도 필자가 하고 있는 일이나 영국 내 생활 반경 상 어린 유학생들을 만난 기회가 좀처럼 없었기에, 이들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런데, 물론 이번에 필자가 마주친 그 몇 명이 전체 조기 유학생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첫 인상은 슬픔이었다. 고작 몇 명의 조기 유학생을 만나본 느낌으로 전체 조기 유학생을 헤아리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들 마음 속에 슬픔이 자라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한 친구는 얼마 전 부모님을 뵈러 한국에 다녀왔는데 혼자 비행기를 타고 갔다 왔단다. 얼핏 봐도 아직 어린 소년에 불과한 그 친구가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열 몇 시간이나 있는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친구는 비행기에서 나오는 식사를 한 끼도 안 먹었다고 한다. 왜 그랬냐고 그랬더니 그냥 아무것도 먹기가 싫었단다.

한 친구는 얼마 전 백인 청소년들에게 공격을 당했단다. 이 친구는 나이에 비해 키도 작고 체구도 왜소해 보였는데, 덩치 큰 백인 청소년들이 괜히 시비를 걸어서 괴롭힌 모양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영국에서 거주 중인 친척 집에 머물고 있는데, 자기가 당한 일을 그냥 조용히 넘어가고 싶다고 했다. 친척한테 말해봐야 별 도움도 안 되고, 어차피 자신의 얘기에 심각하게 귀 기울여줄 것도 아닌데, 괜한 얘기를 꺼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그 소중한 시기를 그렇게 슬픔을 키우며 보내고 있는 것일까?

10~15세면 물론 요즘 청소년들이 워낙 조숙한지라 그렇게 어린 나이는 아닌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 자신의 기억을 떠올려 봐도, 이 시기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진심어린 지도와 교육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얘기에 귀 기울여줄 그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어쩌면 평생을 결정하는 정서와 내적인 면을 형성하는 시기이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발견해야 하는 시기이며, 미래를 향한 꿈과 소망을 키우고, 그것에 대한 격려와 조언, 그리고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시기이다.

한국에 있는 학부모들이 착각하는 것이, 그냥 돈 팍팍 들여서 좋은 나라의 좋은 학교 보내면 자식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줄 안다는 것이다. 조기 유학을 보내면 한국에서는 필수적인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번듯한 직장에서 폼나게 사는 그런 인생을 자식에게 제공하는 줄, 더 정확히는 제 자식이 그렇게 잘 나간다고 타인들에게 자랑하며 살게 될 줄로 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그것이 과연 행복하기만 할까?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들의 가치관과 바램에 근거해 ‘이것이 내 자식에게도 좋은 것이야’라고 단정 짓지만, 그러한 가치관과 바램을 아직 갖지 않은 어린 자녀들에게 그것은 별 의미 없는, 그저 부모의 요청 내지는 명령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고단하고 슬픈 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행복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리며 사는 것은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지만, 어린 청소년들의 행복마저 이렇게 소멸되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돈 팍팍 들여서 자식을 좋은 나라의 좋은 학교 보내주면 다 될 것이라고 믿는 부모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과연 당신의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언제 가장 행복을 느끼는지 궁금해본 적이 있느냐고.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조기 유학생들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호사를 누리는 복 받은 아이들이라고. 한국에 있는 아이들은 유학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 간다고. 글쎄, 그것은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이미 학창 시절을 보낸 지 십 수년이 흘렀건만, 필자는 분명히 기억한다. 그 시기는 단순히 어디에서, 무엇을 공부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자아를 발견하지 못하면, 앞날에 대한 꿈을 그려보지 못하면, 그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비록 겉으로는 멀쩡하게 밥벌이하고 사회생활을 할지언정, 그 내면은 결코 행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라리 한국에서라면 그래도 같은 한국말 쓰는 친구들도 있고, 여러 환경에 의해 그래도 고립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말도 잘 안 통하는, 생소한 문화에, 부모의 부재 속에서, 뚜렷한 목적 의식이나 꿈도 없이, 조기 유학의 환경에 홀로 놓여진 이들은 극심한 고립감과 불안감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이렇게 고립감과 불안감을 느끼는지 마는지, 진지하게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들의 심정에 귀 기울여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 있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조기 유학 중인 자녀의 내면에 관심을 갖고 있겠는가?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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