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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20:18

There is no place lik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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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사스의 소녀 도로시는 허리케인을 타고 마법과 환상의 나라 오즈로 모험을 떠나고, 허수아비, 양철로봇, 사자와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떠난다. 마녀의 끊임없는 추격에도 도로시 일행은 결국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는데, 그 이유는 다름아닌 도로시의 고향집으로 되돌려 보내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어렸을 때는 고전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가 보여주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 그리고 그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에 빠져서 ‘이 영화의 주제가 무엇인가?’와 같은 진지한(?) 고민 없이 그저 이 영화를 마냥 좋아했다.

미국에 있을 때는 중고 비디오샵에서 거금(?)을 들여서 비디오 테잎을 구입하기도 했고, 영국에서는 카부츠(벼룩시장)에서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조그만 인형으로 만든 세트를 역시 거금(?)을 들여서, 그것도 배고팠던 유학생 시절에, 구입하기도 했을 만큼 ‘오즈의 마법사’는 필자에게 너무나 소중했다.

그런데 최근 ‘오즈의 마법사’를 다시 보면서 드디어 이 영화의 주제를 발견했다. 이 영화의 주제는 다름아닌 ‘There is no place like home’, 즉 ‘내 집(가정 또는 고향)만한 곳은 없다’라는 것이다. 도로시가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가 부탁한 것도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것이었고, 도로시가 모험이 끝난 뒤, 더 정확히는 긴 잠에서 깨어난 뒤 깨달았다는 것이 바로 ‘There is no place like home’이었다.

연말에는 대부분 회사들이 그렇듯 많은 직원들이 고향을 찾아서, 아니면 여행을 다닌다고 휴가들을 많이 떠난다. 그래서 12월의 사무실은 늘 썰렁하다.

지난 12월 하루는 대부분 직원들이 휴가로 자리에 없고 필자, 뉴질랜드 출신 동갑내기 여직원, 그리고 일본 여직원, 이렇게 셋이서 사무실에 남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뉴질랜드 친구가 올해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너무 적게 받아서 집에 못 갔는데, 내년(그러니까 이제는 올해)에도 집에 못갈까봐 두렵다고 하소연을 하더니 그만 눈물을 흘리며 울어버린 것이다.

이 친구에게 들어보니 뉴질랜드를 가려면 일단 비행기표가 천 파운드 가량으로 상당히 비싼 데다가 편도만 거의 이틀이 걸리는 관계로 어찌어찌 하다보니 지난 2년 간 고향을 다녀오지 못했다.

알다시피 런던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다보면 방값내고 뭐하고, 저축하기가 사실 쉽지가 않다. 그나마 한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방을 구하고, 요리 조리 아껴 가면서 살지만, 서양애들은 쓸 것은 쓰면서(?)사는 탓에 고액 연봉자거나 아니면 보너스나 성과급을 두둑이 받지 않는 한 거의 한 달 벌어서 한 달 생활하는 형편이다.

이 친구 역시 그래서 고향을 다녀올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인 같았으면 그렇게 집에 다녀오고 싶으면 부모에게 요청해서 비행기표를 살 돈을 부치라고 할 것 같은데, 서양애들은 그런 발상 자체를 안 한다. 이 친구는 외동딸인데다가 평소 하는 얘기를 봐서는 집도 상당히 잘 사는 것 같은데, 런던에서 직장 다니는 자신이 부모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아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이러한 독립성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

어쨌든, 이 친구가 닭똥 같은 눈물을 주렁주렁 흘리자 일본 여직원이 이 친구를 안아주면서 위로했다. 필자 역시 이 친구에게 비록 일주일을 다녀오더라도 (이 친구는 꼭 연말 시즌에 보름 가량을 다녀와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며칠만 보내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효과가 있을 테니 내년에는 무조건 다녀오라고 위로해줬다.

평소 참 씩씩했던, 또 필자처럼 영국에 정착해서 살 계획을 갖고 있는 친구였는데도, 또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동양인들에 비해 고향, 가족에 대한 그리움, 애착이 상대적으로 덜 할 것 같았던 서양인인데도 고향이 그립고, 가족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인가보다.

예전 한국에 살 때 가끔 TV를 통해 미국에서 제법 성공한 이민자들인데도 노년이 되자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어떻게든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고 싶은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좋은(?) 미국을 버리고 다시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건지 하면서.

그런데, 이제 이곳 영국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다 보니 그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부모, 내 형제, 내 친구가 있는 내 고향은 그곳을 떠나 있는 한 아마도 이 세상을 떠나는 그 날까지 그리울 것이다.

우리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훨씬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유럽여행을 포기하고 한국에 다녀오는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일 것이다. 물론, 그것은 어쩌면 그렇게 찾아갈 수 있는 가족이, 고향이 있을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게 우리들의 가족들이 여전히 같은 하늘아래 살아 있음에, 우리들의 고향이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도로시가 그 험난한 여정을 거치고 깨달은 진리를 서른 조금 넘은 지금 필자 역시 가슴 시리게 되뇌인다, ‘There is no place lik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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