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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 중 제임스 딘이나 이소룡처럼 정상에 있을 때 갑자기 요절하여 정상에서 생을 마감하고 영원히 그 정상의 위치로만 기억되는 이들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 우리네 삶은 언제나 정상에만 머무르는 경우는 없다.

어느 누구도 항상 1등만 할 수는 없으며, 항상 신기록만 세울 수도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다른 이들에게, 다음 세대에 또 다른 1등의 자리를, 또 다른 정상의 자리를 양보하고 넘겨주어야 한다. 그것은 비단 유명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아주 유명한 성과를 거두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는 것도 그것이지만, 또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도 나름대로 그것들이 존재한다. 즉, 누구든 인생에서 정점을 찍는 순간들은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최고의 인정을 받는 순간들, 그야말로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 정상에 다다르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분야든 그렇게 올라선 정상의 맛은 그야말로 달콤하다. 그것이 유명인들의 그것처럼 엄청난 유명세, 부와 명예를 만끽하는 것이든, 아니면 그저 어느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성취이든.

하지만, 그 달콤함에 영원히 빠져있을 수는 없다. 곧 그 달콤함은 사라지고 이제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만 남아있다. 항상 1등만 하던 사람도 때로는 2등, 3등의 자리로 내려온다. 여러 번 최고의 작품을 내놓는 아티스트도 때로는 그저 그런 작품을 내놓게 된다. 최고 득점을 올리던 슈터도 때로는 골을 넣지 못하는 경기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여전히 1등을 목표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아티스트가 끊임없이 창작열을 불태우며, 그 슈터가 끊임없이 연습을 하고 있다면 비록 그가 정상에 머물고 있지는 않더라도 그 모습 자체로도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이다.

내리막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그야말로 자연과 세상의 섭리대로 정상을 밟고 내려오는, 그러나 여전히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을 간직한 노장의 아름답고 중후한 내리막길,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게으름과 교만, 그리고 방탕으로 인한 말 그대로 추락하는 내리막길.

당연히 후자에 언급한 추락하는 내리막길은 그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초라한 내리막길이다. 그러나, 전자에서 언급한 노장의 중후한 내리막길은 비록 그가 전성기 때와 같은 최절정의 기량을 보이지는 않더라도, 같은 길을 걷는 젊은 세대들이 감히 선보일 수 없는 노련미와 깊이가 담겨있다.

오래 전 썼던 ‘90세의 바이올린 연주가를 보며 흐르던 눈물’편에서 언급했던 90세의 바이올린 연주자 Hussain(지금은 고인이 되셨다고 한다)을 보며 필자가 눈물을 흘렸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부축 없이는 잘 걷지도 못했던 그의 연주가 비록 한창 젊고 기량이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자의 그것은 아니었음에도, 90세가 되도록 바이올린을 놓지 않은 그의 모습, 비록 인생의 내리막길, 그 내리막길 중에서도 거의 종착지에 다다른 그였지만, 그럼에도 그의 연주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이다.

이제 30대 초중반을 걷고 있는 필자가 벌써 내리막길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때로는 필자 역시 그 순간들을 상상해본다.

단적인 예로 당장 지금 쓰고 있는 ‘서른 즈음에’만 해도 한참 떠오르는 것들이 많아서 쓸 이야기들도 많고, 또 감수성도 아직은 풍부한 지금과 같은 시절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 자신이 봐도 가끔은 정말 별로인 것 같은 글을 쓸 때가 있다.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글을 항상 뽑아낼 수는 없다.

지금은 ‘서른 즈음에’를 읽으신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좋은 평을 해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 전성민이라는 사람이 ‘서른 즈음에’를 썼다는 사실조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때가 올 것이다. 내리막길을 걷게 될 순간들, 그러나 바라기는 그렇게 내리막길을 걷는 시기가 와도 여전히 ‘쉰 즈음에’든 ‘예순 즈음에’든 변함없이 글을 쓰는 모습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싶다.

그 때가 되면 얼마나 좋은 글을 쓰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좋은 평을 얻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한 가지 일에 대해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애정과 노력을 간직했다는 그 사실 만으로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필자가 하고 있는 음악 역시, 비록 먼 훗날에는 정상에 선 자의 화려함은 없을지언정, 세월이 흘러 백발의 노인이 되어도 평생을 함께한 통기타를 퉁기는 그 모습 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진실된 삶을 살아야 한다. 평생을 함께 하고픈 소중한 것들을 변함없는 진실함으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진실함을 잃지 않은 노장의 모습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싶다,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와는 상관없이.

한 사람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어쩌면 오르막길이나 정상이 아니라 바로 내리막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걸어야 하는 인생의 내리막길, 그 내리막길을 즐거운 발걸음으로 내딛고 싶다. 정상에 섰을 때보다 내리막길을 걸을 때 박수를 받고 싶다. 최고의 기량으로 정상에서 인정받기 보다는 정상에서 내려오는 내리막길에도 한결같음으로 인정받고 싶다.

오르막길보다 아름다운 내리막길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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