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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발표된 노래 ‘그냥 걸었어’를 부른 가수 임종환, 필자에게는 임종환 집사님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전화벨이 울리고 “여보세요?”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전화음성으로 들려오면 “처음엔 그냥 걸었어”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주인공을 필자가 임종환 집사님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필자가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해서 영국에 오기 전까지 몸담았던 일산 벧엘교회의 집사님이셨고, 더 가깝게는 필자가 속했던 찬양팀의 리더셨기 때문이다.

임집사님은 1998년도 가을 경 우리 교회 식구가 되셨다. 찬양 시간에 앞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필자의 눈에 어느 날부터 범상치 않은 외모의 처음 보는 얼굴이 들어왔다. 훤칠한 키에 긴 머리를 묶은 멋진 중년 남성, 도대체 누굴까 했는데 몇 주 뒤에 원래 찬양을 인도했던 형이 군에 입대하고서 그 자리를 대신해서 찬양팀 리더로 새로 들어오신 분이 그 분이셨고, 바로 히트곡 ‘그냥 걸었어’를 부른 가수 임종환이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같은 찬양팀에서 활동하면서 자연스레 필자도 임집사님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임집사님도 통기타를 참 좋아하는 분이셔서 필자를 비롯 통기타를 치는 팀원들과 잘 통했다. 임집사님께서 찬양팀에 합류하시고서 얼마 지나지 않은 1999년 2월 필자가 군입대를 했는데, 필자를 위한 송별식에도 오셔서 군대가 의외로 재미있는 곳이라고 하시면서 필자에게 용기를 주셨고, 사람들이 필자에게 송별노래로 ‘하나님께서는’을 불러줬는데 그 기타 반주도 해주셨던 게 기억난다.

이후 군 시절 휴가를 나와서 교회에 가면 찬양을 인도하시다가 필자를 발견하고 활짝 웃으시면서 인사를 건네주시던 임집사님의 따뜻한 모습도, 찬양팀 MT에서 우리들과 함께 농구도 하시고,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팀원들 간 짝을 지어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에 필자를 꽉 안아주시던 것도 기억난다.

음악적으로 임집사님은 당시 우리 가요계에는 생소한 장르였던 레게음악을 하시는 분으로, 자연스레 집사님께서 인도하는 찬양에도 그러한 리듬감이 가미되어 너무나 흥겹고 신선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임집사님은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이자 따스함과 인간미를 지닌, 또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유쾌함을 지닌 분이셨다.

사실, 그렇게 연예계를 경험했던 분들은 조금 까다롭거나 일반인들을 대할 때 목에 힘이 들어간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임집사님은 당시 우리 청년들과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그야말로 집사님이셨는데도 우리들을 너무나 친근하게 대해주셨고, 우리들 역시 그런 임집사님을 참 좋아했다.

임집사님은 당시 꼬마였던 아들, 딸을 하나씩 두시고서 늘 애들을 안고 사모님과 함께 교회에 오셨던, 참 가정적인 분이시기도 했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도 겉으로만 신앙인인척 하는 부류가 아니라, 진짜 신앙인이셨고, 우리들에게는 참 좋은 신앙의 선배셨다.

필자가 2001년에 제대 후 미국에서 1년 간 지낸 뒤 돌아왔을 때는 더 이상 교회에서 임집사님을 찾아볼 수 없었고, 이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셨다는 소식만 들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 정말 우연처럼 지난 주 네이버에서 음악 이용권을 구입하여 ‘그냥 걸었어’를 들으면서 문득 임집사님 소식이 궁금하여 검색를 해봤다. 그랬더니 2008년도에 한국에 들어오셔서 12년 만에 새 음반을 내며 재기하셔서 언론과 인터뷰도 하신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후의 활동 소식은 없었다.

그리고, 어제 저녁 인터넷을 통해 임집사님께서 올해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지난 4개월 간 투병을 하시다가 하늘나라로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재기하신 뒤 우연히 암을 발견하셨고, 투병 소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탓에 그 동안 보도되지 않았던 것이다.

필자 역시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마침 요즘 그 분의 근황이 궁금했던 차, 갑작스런 소식에 그 분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눈물이 나면서도, 또 한 편 그 분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잘 실감이 되지 않았다.

아직 마흔다섯, 젊다면 젊은 나이신데, 언젠가 살다보면 한 번쯤 다시 마주칠 일이 있을 것 같은 분이셨는데, 활짝 웃는 얼굴과 따뜻한 눈빛이, 어깨를 둥실거리며 기타를 치시던 그 훤칠한 모습이 이렇게 눈에 선한데...

임집사님은 분명 천국에 가셨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생사는 정말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달으며 우리들의 삶에 대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언제, 어떻게 떠날 지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임종환 집사님, 저 기타치던 성민이에요. 마지막으로 뵌 게 벌써 9년 전이네요. 저는 지금도 열심히 기타 치면서, 또 기자가 되어 이렇게 글도 쓰고 있답니다. 제가 조금 일찍 연락드렸더라면 집사님 인터뷰도 해드렸을 텐데, 너무 아쉬워요. 사모님과 아이들이 많이 슬프겠지만, 그럼에도 다시 꿋꿋하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집사님, 천국에서도 그 멋진 리듬으로 사랑하는 음악 마음껏 즐기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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