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슈퍼 마리오’ 도와줘!

by eknews16 posted Jan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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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슈퍼 마리오’ 도와줘!

 

현재 유럽에는 두 명의 마리오(Mario)가 있는데 앙겔라(Angela)가 도와줘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ECB)의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총재, 지난해 11월 중순 이탈리아의 총리로 취임한 마리오 몬티(Mario Monti)가 슈퍼 마리오다. 그런데 아무리 막강한 마리오라도 앙겔라가 도와줘야 하고 그것도 빨리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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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두 거물, 유로존 위기에서 핵심 역할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올 해 첫 정상회담을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지난 9일 가졌다. 유로존 위기 해결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독일과 이를 지지해온 또 하나의 회원국 프랑스 정상들이 모여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올 해 유로존은 경기침체(마이너스 경제성장)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다음날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는 마리오 몬티 신임 이탈리아 총리를 성대하게 환영했다. 개혁을 질질 끌며 스캔들에 시달리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와 총리를 메르켈이나 독일 언론은 매우 싫어했다. 그런데 몬티 총리가 취임하면서 독일의 태도는 크게 바뀌었다. 메르켈 총리가 직접 나서 몬티 총리 취임이후 이탈리아가 연금 개혁 등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몬티 총리는 지난해 12월 초 200억 유로의 긴축 재정안을 통과시켰고 연금개혁에도 성공했다. 프랑스도 연금개혁을 하려 했으나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과감하게 이를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물론 이탈리아에서도 긴축재정이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으나 아직까지 그 규모나 강도는 크지는 않았다.

경제학자 출신인 몬티 총리는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고 또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도 개혁 성향의 인물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1994년부터 10년간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 집행위원(나라로 치면 장관)을 역임했다. 핵심 부서인 단일시장에 이어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역임하면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행위를 적발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르켈이나 사르코지 총리가 아직 장관에 있을 때 그는 유럽의 주무대에서 이름을 떨쳤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정상회담이 끝난 후 며칠 뒤에 몬티 총리가 메르켈 총리에게 요구한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흘러 나왔다.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 인하를 도와달라는 것.

현재 이탈리아 개혁이 진행중이고 반대가 심한데 개혁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 개혁의 성과가 나오려면 현재 지나치게 높은 국채금리를 낮춰야 하는데 독일이 적극 나서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 이탈리아는 현재 공공지출을 줄이고 없는 돈이라도 짜내고 있다. 그런데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이탈리아 재정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인다. 투자자들은 한 나라의 경제가 불안하다고 여기면 국채를 매입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현재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1.9%내외(유로존 경제가 더 좋지 않을수록 독일 국채금리는 낮아진다. 투자자들이 보기에 독일 경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안전 자산을 선호한다.), 반면에 이탈리아는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7%를 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를 인하하려면 유로존의 임시 구제금융인 유럽금융안정기금(EFSF)을 증액해야 한다. 아니면 17개 유로존 회원국의 단일 채권인 유로본드(Eurobond) 도입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유로존 경제의 27%를 차지하며 위기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독일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낮아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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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또 한 사람의 마리오인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해 11월 ECB 총재가 되었다. 독일 등 회원국들이 유로존 위기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그는 ECB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ECB는 EU 금융기관들에 3년 만기 1% 초 저금리의 자금을 공급했다. ‘돈맥경화’에 몰린 금융기관들의 숨통을 터주고 은행들이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줘 경제가 좀 돌아가게 하려는 목적에서다. 500개가 넘는 금융기관들이 무려 4890억 유로(우리 돈으로 약 650조원, 우리나라의 약 2년치 예산 정도)를 ECB에서 빌려갔다. 그만큼 돈에 목말라 했다는 의미다.

유로본드가 중장기적인 위기 해결방안이라면 ECB의 최후 대부자기능(Lender of Last Resort: LoLR)은 이보다 더 빨리 가능하다. 문제는 독일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리스나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이 현재 구제금융을 받은 상황에서도 겨우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만약에 중앙은행이 무제한 자금을 공급해 준다면 누가 개혁하겠는가? 또 하나는 돈을 마구 찍어내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우려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ECB가 최후의 대부자가 되겠다고 발표만 해도 유로존 위기가 상당부분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로존 투자자들이 이제 유로존 투자에서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라 여겨 투자금을 많이 빼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

드라기 총재는 지난해 11월 유럽의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즉 회원국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ECB도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회원국들이 EFSF를 증액하고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서면 ECB도 이에 화답하겠다고 한 것.

유로존 붕괴 위험이 점점 높아간다는 우려가 더 크게 들리는데 과연 앙겔라가 슈퍼 마리오를 도와 위기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있을까?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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