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부쉬맨 이야기(7)

by 유로저널 posted Dec 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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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의 가방에는 수많은 콜라 병과 컾이 잔뜩 들어있었다. 전사는 컾을 나이 많은 사람부터 나누어 주고 콜라 병 뚜껑을 따서 젊은이들을 불러 컾에 콜라를 따르도록 지시하였다. 그리고 전사도 컾에 콜라를 가득 부었다. 그리고는 콜라 병과 콜라가 든 컾을 높이 들고 마을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콜라와 콜라 병에 대해 설명하였다. 너무나 갑작스런 일이어서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에 젊은이들이 ‘옳소’ 하고 외치며 박수를 쳐 전사를 옹호하였다. 전사는 컾에 든 콜라를 죽 들이키고는 콜라 병을 땅바닥에 떨어뜨려 깨뜨렸다. 사람들이 하나 둘 콜라를 조금씩 맛을 보더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컾을 돌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을 사람 모두 한 모금씩 콜라를 맛보았다. 젊은이들은 빈 콜라 병을 모두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서 깨뜨렸다. 그러고 나자 미리 마을 주변 숲 속에 숨어있던 문명세계의 신을 받아들인 다섯 마을 사람들이 나타나서 새로운 신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였다. 이렇게 하여 부쉬맨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신을 큰 충돌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신전에는 새로운 신이 모셔졌고 전사는 군림하지 않는 지도자로서 사람들에게 경전을 가르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해주었다. 오랜 세월을 폐쇄적으로 살아온 부쉬맨 마을이 마침내 외부세계에 문을 활짝 여는 새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달라지고 사는 모습도 윤택해지고 점점 문명화 되어갔다.

그렇게 하여 또 강물의 흐름이 바뀌고 산이 새로 솟아날 정도의 긴 세월이 흘러갔다. 부쉬맨 마을은 더 이상 예전의 부쉬맨 마을이 아니었다. 전기도 들어오고 문명세계의 어느 도시 못지않게 잘 포장되고 정비된 도로 위를 최신형 차들이 질주하고 있었다. 마을에는 부쉬맨의 전통을 살리면서 또 그곳의 자연환경에 잘 어울리는 건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옛 선조들이 사냥을 하던 숲에서 천 년 전부터 석유가 생산되기 시작하고 세계 최대의 다이야몬드 광산이 개발되고부터 세계의 돈들이 부쉬맨 마을로 쏟아져 들어왔다. 일년 내내 맑은 날이 많고 햇볕이 좋은 데다 천혜의 때묻지 않은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있어 세계적인 부호(富豪)들이 부쉬맨 마을에 별장을 짓고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밀려들었다. 부쉬맨 들은 현명한 지도자 덕분에 넘쳐나는 돈으로 세계 최고의 건축가들에게 의뢰하여 마을을 개발하고 마을 주민은 온갖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원하기만 하면 무상으로 원하는 만큼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모든 질병은 무료로 치료받았다. 직업을 잃으면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까지 먹고 사는 것은 물론이고 부쉬맨의 품위에 걸맞은 문화생활을 즐길 정도의 실업수당을 받았다. 심지어는 이성친구로부터 바람을 맞아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보상금 신청을 하면 정신적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도 있었다. 부쉬맨 마을 사람들은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는 돈으로 해외 주식에도 투자하고 외국의 땅과 건물을 사들였다. 부쉬맨 마을은 말 그대로 지상낙원이었고 부쉬맨들은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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