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대외 활동 논란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영향
개인의 결혼 전 사생활, 학력 및 경력 위조 의혹, 주가조작 혐의 의혹, 천공 등 무속 관여 의혹 등 부정적인 이슈로 윤석열 대통령 후보 당시 해명하면서 ‘조용한 내조’를 약속한 바 있던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보폭이 역대 어느 대통령 부인보다도 넓어지면서 각종 논란에 휩쓸리며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대기업 협찬’ 의혹은 올해 불기소 처분됐다. 김 여사가 2018~2019년 진행했던 전시서 대기업의 협찬 의혹이 불거졌고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2020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과정서 협찬 업체 대표 등은 강제수사를 진행한 것과 달리 김 여사에 관한 조사는 두 차례의 서면으로 끝나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김 여사가 허위경력으로 대학 강사 등에 채용됐다는 혐의 역시 지난해 9월 불송치로 결정됐다.
허위경력 해명 과정서의 거짓말 의혹 혐의, 아파트 전세권 설정 관련 거짓 해명 의혹 등도 무혐의 처분됐다.
통장 잔고 347억 원 위조 혐의로 기소됐던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에 대통령 후보 시절 오히려 장모가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윤 대통령에게 책임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여권에서도 "윤 대통령은 명백히 거짓말을 한 것이고 이에 대해 마땅히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건희 리스크’중에서 아직 현재진행중인 것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다. 권오수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3년간 91명 명의의 계좌 150여개를 동원해 허위 주문을 반복, 2000원대 후반이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까지 띄운 혐의를 받아 1심 재판부는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검찰 조사 과정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명의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김 여사만 유일하게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조차 받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을 양평군 양서면서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하는 과정서 김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정쟁으로 확산됐다.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은 29㎞로 짧은 거리에 불과하지만 오랜 지역 숙원사업이다. 2017년 1월 국토부의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데 이어 2019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 2021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이때까지 노선의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종점이 양평군 강상면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강상면 일대에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취임 초와 맞물리는 시기다. 김 여사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종점을 바꾼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한 김 여사가 리투어니아 빌뉴스 광장의 럭셔리 패션 부티크인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 등을 방문했다는 보도로 국민들의 비판을 받았다.
리투아니아의 < ZMONES.LT >와 < 15 min > 등은 지난 12일 '김건희 여사가 리투아니아 빌뉴스 광장의 럭셔리 패션 부티크인 두 브롤리아이(Du Broliai) 등을 방문했다'면서 '한국의 퍼스트 레이디는 50세의 스타일 아이콘 : 방문 일정 중에 유명한 가게도 들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면서 관련 사진과 두 브롤리아이의 운영자 인터뷰 등을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에서 '두 브롤리아이'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김건희는 빌뉴스 시청 앞 광장 주변에 있는 5개의 가게를 모두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방문은 미리 예고하지 않고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김 여사 일행은 모두 16명이었는데 그 중에서 6명은 가게 바깥에 있으면서 다른 사람이 들어올 수 없도록 지켰고 10명은 가게 안에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대표단 몇 명이 김 여사 방문 다음날 옷가게로 다시 와서 추가로 쇼핑을 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가 무엇을 사고 얼마를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7일 김 여사 쇼핑 논란과 관련해 "이 문제는 이미 과거에 무슨 '쥴리'라든지 '청담동 술자리'라든지 이런 식으로 이미 여야 간에 정쟁화가 돼 버렸다"면서 "그래서 어떤 팩트를 갖고 얘기해도 그 자체가 정쟁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정쟁의 소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해명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쇼핑 관련) 외신 보도마저 정쟁으로 몰아 사실관계에 대한 질문을 봉쇄하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실은 정쟁 운운하며 구차하게 답변을 회피하지 말고 김건희 여사가 해외 순방 중에 명품 쇼핑을 했는지 명확하게 답변하시기 바란다"고 다시 촉구했다.
한편, 김여사의 쇼핑 논란이 반영치 않는 최근 일부 여론 조사에서 30%대 초반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윤대통령의 지지율이 쇼핑 논란으로 더 하락해 다시 20%대까지 주저 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 등 4개사가 지난 20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34%였다. 2주 전 조사와 비교해 4%p 내렸다. 부정 평가는 3%p 올라 54%p였다.
알앤서치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5.6%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4.2%포인트(p) 떨어졌다. 일주일 전(39.8%) 40%선에 근접했는데, 30%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한국갤럽은 21일 발표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33%는 '잘하고 있다'며 긍정 평가했고 58%는 '잘못하고 있다'며 부정 평가했다. 나머지 9%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7%).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를 참조하면 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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