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 한글학교 체육대회, 각 반의 사물놀이 공연 자랑스러워
아침 일찍부터 선생님들과 학교 임원들은 창고에서 책상과 의자를 내오고, 운동장 바닥에 체육대회를 위한 줄을 그리고 물건을 정해진 장소에 정리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10시가 되자 이양희 교장선생님은 휴대용 마이크와 스피커를 이용해 “우리 학생들 그동안 교실에서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다. 오늘은 운동장에서 같은 팀 친구들과 협동하여 좋은 체육대회 성적을 내고, 신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하면서, 참석해 준 학부모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학생들은 학년에 관계없이 팔에 청색과 백색의 띠로 팀을 나누어 같은 팀끼리 협력하여 체육대회를 하는데 이 교장은 상의는 청색, 하의는 흰색을 입어 오늘 경기에서 어느 팀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지킬 것임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체육대회는 전통놀이 수업으로 유명한 학교 답게 사물놀이 의상을 차려 입은 학생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자, 조금 멀리 있던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까이 와서 빙 둘러서서 사진을 찍으며 함께 호응하여 운동장은 흥겨움으로 가득 찼으며 큰 박수가 이어졌다.
체육대회에 들어가기 전 한국에서 체육대학교를 나온 학부모(김성태, 김마루+이루 아버지)의 지도로 몸풀기 운동을 하였다. 갑자기 운동을 하게 되면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다며 발목 돌리기부터 온몸 운동까지 설명을 곁들이며 몸소 보여주니 학생들이 재미있게 따라했다.
경기는 각 경기장으로 옮겨 다니며 진행됐다.
피구, 빙고게임, 과자 따먹기, 줄다리기 등 신나는 경기들이 이어졌고, 부모님들도 준비운동부터 경기 응원까지 함께 참여하며 공동체 전체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운동장 곳곳에는 웃음과 박수, 응원이 넘쳐났고, 경기 결과는 청팀과 백팀이 48점 동점으로 공동 우승을 차지해, 학교에서 준비한 과자 선물이 모든 학생들에게 고루 전달되며 즐거운 마무리를 장식했다.
이번 체육대회에서는 각반(4반, 2반, 3반 순서)의 장구 공연 후 오랫동안 사물놀이 특별반을 지도한 송순이 선생님의 은퇴 무대가 이어지며 운동장은 감동의 분위기로 물들었다.
이양희 교장에 의하면, 송순이 선생님은 12·13·15대 교장을 역임하며 25년간 뒤셀도르프 한글학교에 헌신해온 인물로, 현재의 사물놀이 특별반을 만든 주역이다. 특히 장구, 북, 징, 꽹과리 등 수업에 필요한 악기 18여 점을 한국 방문 시마다 하나씩 직접 구입해 독일로 가져오며 오랜 시간 정성과 수고를 더해왔다. 이 악기들은 학생들이 제대로 된 전통 악기로 사물놀이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든 귀한 자산이 되었으며 단순한 음악 수업을 넘어 아이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키우는 중요한 교육 수단이 되었다.
1977년 개교한 뒤셀도르프 한글학교는 현재 약 1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지난 3월에는 22대 교장으로 이양희 교장이 취임하여 “한글학교가 배움과 경험, 공동체를 연결하는 살아 있는 교육 공간으로 성장하여 아이들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의 뿌리를 함께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송순이 교사는 작별인사에서 “그동안 아이들과 보람을 느끼며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더 없이 값지고 소중한 추억 고이 간직하겠다. 우리 친구들도 어렵고 힘들게 배운 맛있고 신명나는 우리 전통음악 장단들이 조금이나마 자산이 되었음 좋겠다.” 사물놀이 친구들, 대한민국 아들 딸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기분 좋은 마음으로 내일을 위해 파이팅, 얼씨구~조오타~를 외치자.
학생들이 손을 들고 ”얼씨구~조오타~“를 따라 하며 장구 선생님과의 이별을 섭섭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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