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해류 붕괴로 유럽 전역 혹독한 한파 가능성
유럽을 따뜻하게 해주는 해류가 멈춘다면, 혹독한 한파가 닥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의 비교적 온화한 기후는 북대서양의 강력한 해류 덕분이다.
이 해류는 아프리카 적도 인근의 따뜻한 바닷물을 북쪽으로 이동시키고, 차가워진 물을 다시 남쪽으로 보내며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 순환 시스템은 ‘대서양 남북 순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으로 불리며, 대표적으로는 잘 알려진 ‘걸프 스트림(Gulf Stream)’도 이에 속한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붕괴된다면, 유럽은 상상 이상의 한파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KNMI)와 위트레흐트(Utrecht)대학교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AMOC가 크게 약화될 경우 유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북부 빙하가 녹아 대규모 담수가 북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해류 시스템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연구진은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고, AMOC의 온수 수송 능력이 크게 저하된다는 가정하에 유럽의 기후 변화를 예측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인용 보도한 슈피겔 온라인(Spiegel Online) 보도에 따르면 특히 겨울철 유럽에서 극심한 기온 하락과 강력한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타났다. 겨울 폭풍이 더 자주 발생하고, 일일 기온 차이도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를 들어, 독일 베를린의 경우 연중 영하 혹은 0도 이하의 날이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10년에 한 번꼴로 영하 29.3도에 달하는 혹한이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재 베를린이 경험하는 최저 기온보다 약 9.7도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급격한 기온 하락은 AMOC 약화로 인해 바다에 더 넓은 해빙이 생길 경우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해빙은 영국 일부, 스칸디나비아 서해안, 바덴 해의 섬들을 뒤덮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발표된 기후 모델 연구를 기반으로 하지만, 기존 연구가 간과했던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반영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추가로 검토한 점이 특징이다. 그 중에는 AMOC가 80% 이상 약화된 상황도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급하고도 과감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해양물리학자인 알레한드라 산체스-프랭크스(Alejandra Sanchez-Franks) 박사 등 일부 과학자들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산체스-프랭크스 박사는 “이러한 모델 연구는 학계에 큰 가치를 지니지만, 현재의 해양 관측은 아직 AMOC의 임계점 도달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와 그 즉각적인 영향은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유로저널 김지혜 기자 j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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