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 간의 관계 복원을 위한 정상화 합의를 환영한다.
한·중 정상회담이 2017년 문재인·시진핑 회담 이후 8년 만이고, 시 주석의 방한 회담 11년 만에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되었음에도 ‘관계 복원’의 기틀을 닦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특히, 이번 정상 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최악이었던 관계를 회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적응하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매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양국은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는 양국이 상호 신뢰 속에서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러나 한중 양국이 직면한 문제는 다양하다. 미-중 전략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북한의 핵 위협 등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혐중·혐한 정서도 완화해야 하는 과제이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면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더구나 미중 사이의 갈등은 앞으로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 경제적으로 중국과 미국 모두와 잘 지낸다는 이대통령의 '실용(안미경중)'의 기조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도 반기고, 중국도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나 균형 잡힌 외교가 어렵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정부 출범 4개월만에 개최된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바탕 위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공급망 안정을 위한 핵심 파트너”임을 강조하면서 “지혜를 모아 선의의 경쟁과 수평적 협력에 기반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 회담에서도 “한·중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양국 관계도 호혜적 구조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한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은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고 시대 흐름에 순응하는 정확한 선택”이라고 했다. 두 정상 모두 협력과 관계 발전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우선, 복잡하고 예민한 한반도 문제는 한·중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미·북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그런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즉, 두 정상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는데, 이는 국제적 현안들이 양국 관계를 저해하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 대립하지 않는 '실용'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이에따라 양국 정상은 한반도 관계 뿐만 아니라 중국이 불편해 하고 있는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등 미국과의 안보동맹 ,그리고 대만 문제를 쟁점화하지 않고, 한국의 제안대로 경제와 민생 분야를 중심으로 관계 개선을 해나가자는 데 합의해 이를 구체화 했다.
양국은 지난달 만료된 70조원 규모 통화스와프를 5년 연장하고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 추진, 서비스·무역 교류 협력 강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등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두 정상은 문화 교류·협력을 많이 하자는 논의도 이뤄냄으로써, 중국이 2016년 7월부터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 송출을 금지한 ‘한한령’, 도 해제되길 기대한다.
세계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분단 국가’인 우리는 이 어려움에 더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미, 한-중 관계 재조정이라는 복잡한 난제를 동시에 풀어내야 하는 고심참담한 상황에 몰려 있다.
한중 양국의 정상화와 협력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고,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와 기회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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