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외신들, 한미 정상회담에 '한국의 성공적 성과' 일제히 긍정적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수개월에 걸쳐 진행된 관세 협상과 숙원이던 핵추진잠수함(SSN) 건조 승인 등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타결되면서, 외신들은 한국이 외교적 존재감을 높였다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APEC 의장국 한국 등 21개 회원국은 지난 1일 공동선언문에 '우리는 견고한 무역 및 투자가 아태 지역의 성장과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공동 인식을 재확인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경제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시켜 나갈 것'이란 문구를 넣었다.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 표현은 없었지만 한국이 그에 준하는 내용을 미중 사이에서 잘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외신들은 이재명 정부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넘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재형 외교'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중 간 무역갈등 상황 속에서도 미중을 비롯해 아태 지역의 경제 통합을 추진하는 '경주선언'을 끌어내서다. 다자외교 외에도 미국과 관세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은 물론 중국과도 관계를 복원하는 등 양자외교 성과도 주목된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1일자 보도에서 '왕관, 뷰티, 치킨: APEC에서 한국 문화가 외교를 만났다' 제하의 기사에서 "세계 지도자들과 기업 거물들이 한국에 모여 관세와 역사 논쟁, 지역 안보 등 국가 경영을 차분하게 논의한 가운데 정상회담과 부대행사에서 개최국(한국)의 활기찬 대중문화 및 역사 소개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 중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천마총 금관 모형과 무궁화 대훈장을 이색적인 모습으로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신라의 대표적 유물인 '천마총 금관'을 받은 후 이 대통령과 함께 박물관 전시를 관람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높이 평가
외신들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해 상세하게 보도하면서 “미국의 3500억 달러 선금 지급 요구를 매년 200억 달러 투자 상한을 정해서 하되, 상업적 합리성을 근거로 양국이 합의할 수 있도록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고, 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요구한 투자 금액이 너무 규모가 크다면서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했던 미국의 보수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 협상이 막판까지 교착상태에 있었던 만큼 이번 타결은 놀라운 진전”이라며 “미국의 다른 무역 상대국들이 한국의 협상 결과를 새로운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3500억달러로 일본의 5500억달러보다 적고,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프로젝트에 한정한다’는 안전장치를 명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은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고 전반적으로 부담이 덜한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평가하면서 “한미가 수개월간 이어진 줄다리기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투자 요구를 완화하고, 현금 투자 부담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본은 투자 결정권을 미국에 사실상 넘겨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1500억 달러를 조선업에 투입하고 외환 시장 보호를 위해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한국이 자본뿐만 아니라 대출 보증을 통해 투자 패키지를 조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핵심적인 양보 조치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이번 합의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미 핵 잠수함 관련 합의도 주요 외신들 앞다투어 보도해
외신에선 성공적인 관세 협상에 이어 한미 핵추진잠수함 관련 합의에 대해서도 대체로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을 핵잠수함 보유국에 합류시키는 극적인 조치"라며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한 것은 최우방국인 영국과 1950년대 협력한 게 유일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미국은 해당 기술을 극비로 유지해왔고 가까운 동맹인 영국, 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조차 직접 기술 이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미 양국의 이견이 이어져 최종 타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했다면서 이번 합의 결과를 깜짝 성과라고 평가했다.
개최지 경주 , 문화외교 역량 보여

한국이 보여준 문화외교 역량과 개최지 경주에 관해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이번 회의는 국가간 외교 행사 차원을 넘어 경주에 정치·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깊은 흔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도 “경주는 이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국제 외교의 중요한 무대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경주는 이번 회의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정체성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21개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이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과 현대적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의 매력을 직접 체험했다. 특히 회의 기간 중 진행된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은 경주를 외교적 상징 공간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외신들도 경주의 문화적 위상을 집중 조명했다. AP통신은 “고대 신라의 예술성과 현대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무대”라 평가했고, CNN은 “경주는 화합의 노천박물관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경주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관광도시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은 수도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 경주를 택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과 문화외교를 동시에 보여줬다"며 "전통유산과 첨단산업을 결합한 상징적 무대"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유럽의 로마나 피렌체처럼, 아시아에는 경주가 있다"며 "세계유산 도시에서 열린 회의는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가치의 교류를 상징한다.한국이 '하이테크의 나라'에서 '하모니의 나라'로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경주는 대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풍부한 녹지와 논밭이 가득한 도시였다"며 "불국사 밖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며 여유로운 주말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불평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경주가 일반적으로 국제 행사를 여는 곳이 아닌 까닭에 외국 외교관들이 객실 및 회의 장소 예약, 서울 직원 이전 등에 어려움을 겪어 볼멘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한미정상회담 관세협상, ‘성공적 협상’ 평가

여론조사꽃이 경주 APEC를 마친 직후 통신 3사로 부터 받은 약 3만명의 가상번호중 9,423명에게 통화 시도해 완전하게 응답한 전국 만 18세이상의 남녀 1,004명에게 전화 연결로 직접(CATI) 한미정상회담의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해 물은 결과, 국익을 위해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63.9%, 실패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24.6%로 성공했다는 의견이 실패했다는 의견보다 약 2.6배 높았다. 전 연령층에서 긍정이 부정보다 월등히 높았다.
40대(긍정:83,1%,부정:11.8%)와 50대(긍정:76.5%,부정:14.98%)는 긍정이 부정보다 5-7배 가까이 높았다.
이어 30대(긍정:61.7%,부정:25.9%)와 60대(긍정:60.5%,부정:28.8%)의 경우는 긍정이 부정보다 2 배 이상 높았고, 18-29세(긍정:49.1%,부정:34.4%)와 70대이상(긍정:47.6%,부정:35.3%)에서도 긍정이 부정보다 월등히 높았다.
유로저널 김세호 대기자 s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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