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세무민이란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혹세무민하는 하는 일이 있다면 그러한 일은 당연히 세상...

by eknews15  /  on Apr 18, 2012 00:18

혹세무민이란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혹세무민하는 하는 일이 있다면 그러한 일은 당연히 세상에서 격리, 소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혹세무민하지 않는데도 기득권 세력 또는 어떤 세력이 기득권을 지키고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들에게 도전해 오는 새로운 세력이나 반대파에게 혹세무민하였다는 혐의를 뒤집어씌워 억압하거나 제거하는 일이 예로부터 종종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오히려 귀득권 세력이 사람들을 선동하여(혹세무민하여) 반대세력을 혹세무민한다고 몰아세워 제거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득한 옛날 부족마다 나라마다 자기네들의 신을 믿던 시절에 다른 부족이나 다른 나라의 믿음을 이야기하면 서로 혹세무민한다고 배척하고 죽기 살기로 싸웠습니다. 알고 보면 그 시대에 믿었던 것은 미신이었고 따라서 모두 다 혹세무민하는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정치적인 신념에 반대하는 정적(政敵)들이 그를 제거하려는 의도에서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도시에서 숭배하는 신들을 무시하고 다른 종교를 끌어들였다고 고발하여 사형에 처하도록 하였습니다. 중세에 갈릴레오가 교회의 천동설에 맞서서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천동설의 오류를 지적하고 지동설이 옳다고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에서 이단(異端)으로 처벌당하였습니다. 또 마녀사냥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또는 교회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멀쩡한 여인을 마녀로 몰아서 산채로 불에 태워 죽였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졌습니다. 후일 그 일을 사실대로 놓고 보면 혹세무민한 것은 소크라테스나 갈릴레오, 또는 마녀로 내몰린 여인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의 정적들이었고 교회가 혹세무민한 것이었습니다. 터무니없는 일이었습니다.

사회가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는 사회의 격변기에도 혹세무민하는 일이 난무합니다. 프랑스 대혁명 때에는 혁명(革命)세력과 수구(守舊)세력이 서로 상대방을 헐뜯고 민중을 선동하였습니다. 사실 헐뜯는 것도 혹세무민하는 것이고 선동하는 것도 혹세무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산 혁명기에도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숙청하여 제거하였습니다. 반대파에게 뒤집어씌운 혐의도 혹세무민하는 것이었고 민중을 선동하는 것 자체도 혹세무민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혹세무민하는 일들은 현재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신이 아닌 어떤 존재를 신격화 한다면 그것은 혹세무민하는 것입니다. 미신의 대상이 그러하고 사이비 종교가 그러합니다. 단순한 예언자나 선지자를 신격화한다면 그것 또한 혹세무민하는 것입니다. 잘못‘알고 있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것도 혹세무민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진리를 알지 못합니다. 진리를 말해 주어도(말해 주었지만) 보지도 듣지도 못합니다. 모르면서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진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도 안다고 착각하고 진리를 말하는 것은 혹세무민하는 것입니다. 진리의 경지에 들어서(진리가 ‘되어서’) 진리를 말하는 것은 혹세무민이 아닙니다. 진짜(진리)가 되게 하는 것은 혹세무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어떠한 곳에서도 진짜가 되게 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진짜가 되게 하지 못하면서 말만 한다면 그곳은 혹세무민하는 곳입니다. 진짜의 경지에 들지 못한 채로 하는 일체의 말들은(아는 소리하는 것은) 혹세무민하는 허튼 소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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