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1년4개월간 진행됐던 EU 내 원전에 대한 일제 조사 결과, 거의 모든 원자로의 안전조치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수백 건의 결함이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BBC보도에 따르면 역내 27개국의 원자력발전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즉시 운영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 원자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원전에서 결함이 발견됐으며 이를 해결하는 데 250억 유로(약 35조9천억원)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U 내에서 가장 많은 원자로(58기)를 가동 중인 프랑스는 58기 모두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프랑스는 전력 수요의 75%를 원전에 의지하고 있다.
BBC는 “1977년 건설된 프랑스 페센하임 원전은 독일·스위스 국경 근처에 자리 잡고 있으며 라인강의 물을 끌어와 냉각수로 활용하고 있는데 지진과 홍수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페센하임 원전에서 수증기 폭발 사고로 발전소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영국의 원전은 주 통제실이 방사능에 오염되면 이를 대체할 비상 통제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하도록 권고를 내려 유럽 각국이 재정 긴축 상태에서 많은 부담이 추가되게 되었다.
독일 현지 언론 Handelsblatt Online판의 보도에 따르면 외팅어 EU에너지 집행위원은 지난 10월 4일 EU내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에 대한 보고서(Stresstest)를 내고 "즉각 폐쇄해야 할 원전은 없으나 대부분의 원전이 안전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전 인근에서 강력한 지진·쓰나미·홍수·화재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엄격해진 기준에 의거 안전수준을 조속히 높여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긴축 재정에 돌입하고 있는 유럽 각국은 이번 지적사항을 보완하는데 최소 200억 유로상당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어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었다.
한편, 27개 EU 회원국 중 14개국이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143개 원자로 중 2012년 현재 130개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143곳 가운데 4곳만이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1시간 내 보조 전력이 가동되는 백업 시스템을 갖췄다. 또 반경 30㎞ 내에 주민 10만 명 이상이 사는 도시 근처에 자리한 원전이 47곳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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