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moor 여행기 (2)

by eknews03 posted Apr 0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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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물렀던 작은 시골 마을 Bossington에서 서쪽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 마을인 Lynmouth로 가려면 A39 국도를 따라 운전을 해야 하는데, 이 코스는 지금까지 내가 영국에서 운전해본 중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기억될 듯 하다.

 

왕복 1차선 좁은 도로가 굽이 굽이 펼쳐진 가운데, 좌측으로는 광활한 들판이 펼쳐져 있고, 우측으로는 아찔한 절벽 아래 그림 같은 바다가 펼쳐져 있다.

 

물론, 그 멋진 풍경을 감상하느라 운전 중 한눈을 팔았다가는 큰일나기에, 중간에 안내소 주차장에 차를 잠시 세우고 차에서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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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우측의 절벽과 바다의 풍경은 운전 중 사진을 찍지 않는 한 도저히 카메라에 제대로 담을 수 없었는데, 마침 인터넷을 찾아보니 누가 찍은 사진인지 정말 기가 막히게 찍은 사진이 올려져 있어서 여기에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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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bestbikingroads.com/motorcycle-roads/motorbike-rides-in-united-kingdom-/south-west-england-/a39--bridgwater--_8a10.html

 

그 멋진 풍경에 흠뻑 취하면서, 나중에 부모님을 영국에 모시면 꼭 거쳐야 하는 코스 중 A39드라이브는 절대 빠뜨리지 말아야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다.

 

어느새 도착한 Lynmouth. 유난히 푸른 빛이 감도는 바닷가를 품은 작은 마을이었다.

 

이곳에 오면 꼭 경험해봐야 하는 것이 Cliff Railway라고 불리는, 가파른 절벽을 따라 나있는 철로를 이용해 이동하는 케이블카처럼 생긴 이동 수단을 타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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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ff Railway를 타고 절벽 위로 올라가면 Lynton이라는 마을이 나온다. , Cliff Railway가 가파른 절벽으로 나뉘어 있는 LynmouthLynton을 연결하고 있는 셈이다.

 

Cliff Railway는 무려 1855년도에 만들어졌는데, 바닷가 항구인 Lynmouth에 도착한 사람이나 물품이 Lynton을 통해 육지로 용이하게 이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Cliff Railway는 석유나 전기 같은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올라가는 편과 내려가는 편이 동시에 움직여서 발생하는 중력과 거기에 더해 물로 무게를 맞추는 기발하고도 환경 친화적인 이동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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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www.flickr.com/photos/clydehouse/13879156/

 

왕복에 3.2파운드(6천원 가량) 하는 이 Cliff Railway는 매 10분 마다 운행하는데, Lynmouth를 찾는 수 많은 방문객들이 이를 필수코스로 경험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참 별 것 아닌 것인데도 방문객들은 1855년도에 만들어졌다는 Cliff Railway에 대해 까닭 모를 경이로움과 흥미로움을 느끼게 되니, 이렇게 역사적인 것을 잘 보존하여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영국의 풍토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Cliff Railway를 타고 올라가 도착한 Lynton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그 곳에서 내려다본 바닷가의 멋진 풍경 또한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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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nton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극장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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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도 ODEON 같은 멀티플렉스 프랜차이즈 극장이 대부분인데, 이 극장은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그 모습 그대로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시 Cliff Railway를 타고 내려와 Lynmouth 마을을 둘러보았다.

 

Lynmouth Flood Memorial Hall이라는 기념관이 있어서 들어가보았더니, 1952 8월에 Lynmouth에 폭우가 내리고 바닷물이 범람하면서 큰 홍수가 나서 35명이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홍수 당시의 사진들과 신문 자료들, 당시 사망자 명단을 기록해놓고 그 끔찍했던 자연재해, 그리고 그 참사를 극복한 Lynmouth를 기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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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일년 내내 수 많은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관광 명소지만, 지난 시절 그렇게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새삼 Lynmouth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네 삶 역시 그렇게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아름다워져 가는 것일까?

 

꿈만 같았던 2 3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어느새 복잡한 도시와 고단한 일터가 기다리고 있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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