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시작, 개성공단 정상화

by eknews posted Apr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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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시작, 개성공단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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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58년 8월 23일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길고 오랜 포격전인 시작되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중국이 푸젠성과 대만의 진먼섬 사이의 벌어진 이 포격전은 매일 혹은 격일제로 1978년 말까지 계속 되었다. 이 지리한 포성이 최종적으로 멎은 것은 1979년 1월1일 중국과 미국이 국교를 맺고 나서였다.

푸젠성은 당시 ‘대만 해방’을 위한 중국의 전초기지였다. 중국은 진먼섬과 불과 27㎞ 떨어진 샤먼에 진지를 구축하고 진먼섬을 향해 포탄을 퍼부었다. 개전 초기 2개월 동안 무려 47만발이 150㎢ 크기의 진먼섬에 떨어졌다. 인류의 전쟁사에서 유례없는 착탄밀도였다. 이때 떨어진 포탄피를 재활용해 만든 칼은 한때 진먼섬의 특산품이었다.

이런 분쟁과 갈등의 최일선이었던 푸젠성은 현재 중국과 대만의 통합의 상징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중국 정부는 푸젠성을 대만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해협서안 경제구’로 건설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푸젠성을 선전의 주장삼각주, 상하이의 창장삼각주, 톈진의 보하이만 경제권의 뒤를 잇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2008년 새로 취임한 마잉주 총통의 대화모드는 이런 구상을 본격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치적 환경을 조성했다.

사실 이러한 경제협력이 정치적 갈등을 완화하는 기능을 하는 것은 별반 새로운 일도 아니다. 

과거 구소련과 중국의 대외협력, 개방정책이나, 더 멀리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적극적인 민간교류 및 협력의 사례도 있다.

2000년 8월 현대아산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합의로 추진되기 시작한 개성공단 역시 남쪽의 자본과 북쪽의 노동력을 결합해 남북의 경제통합을 앞당긴다는 원대한 포부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이를 통해 개성을 중국의 선전이나 푸둥에 버금가는 역동적인 도시로 개발한다는 청사진 속에는 내심 ‘통일된 한국’의 단초를 마련코자 하는 염원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현재 푸젠성과 개성공단의 모습은 천양지차다. 중국은 푸젠성을 광둥성과 홍콩, 대만까지를 아우르는 ‘초광역 경제특구’로 발전시켜 미국의 보스턴~뉴욕~워싱턴과 필적할 수 있는 ‘슈퍼 경제권’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처음에 꿈꿨던 미래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반면 전 이명박 정부에서 악화되기 시작한 남북관계로 개성공단은 지속적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개성공단이 정치게임의 볼모로 전락했다는 탄식도 들린다. 이제는 오히려 ‘정치’가 ‘경제’를 저하시키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개성공단이 완성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지 9년이 흘렀다. 그동안 개성공단은 규모면에서 엄청난 성장이 있었다. 

북한근로자 5만 3천명이, 123개 남한기업에서 일하고 이들이 가져가는 임금수입만 연간 9천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식자재, 원자재, 연료 등의 공급업체에다, 북한근로자 가족 30여만명을 더하면 개성공단이 가지는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모든 꿈들이 와르르 무너질 상황에 처했다. 북한이 끝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와 사업 잠정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그간 일시적 통행제한은 있었지만 근로자 철수와 사업중단 조치는 처음이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개성공단 방문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라는 남측 언급을 "최고 존엄을 모독한 악담"이라고 비난하고,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인질구출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선 "호전광들의 북침 도발"이라고 몰아붙였다. 

이른바 한반도 위기 상황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다.

분명 이런 사태까지 이른 일차적 책임은 실상 북한에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에 이어 끊임없이 전쟁불사 위협 등 군사적 긴장고조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북한은 개성공단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오판이다. 안보 위기와 상관없는 민간부문을 인질로 삼은 것은 국제 여론을 악화시킬 뿐이다.

아직은 공단가동 잠정중단이다. 전면폐쇄는 아니므로 남북 양측이 냉정하되 신속하게 접근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 

남북 모두 개성공단의 의미를 곱씹을 시점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와중에도 개성공단 생산액은 매해 20% 이상 늘었다.

임금과 땅값, 물류비용이 싸고 의사소통에 장애가 없는 등 개성공단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남북 상생의 통로인 개성공단을 즉각 정상화해야 한다. 

정부도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개성공단 완전 폐쇄라는 극한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중국 미국과 공조체계를 더욱 확실히 하면서 남북 당국자 간 접촉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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