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06.11.19 02:04

골키퍼 엄마의 희비 (11월 4주)

조회 수 2109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엄마, 오늘은 나와 데클런이 골키퍼를 했어.”
아이의 학교가 끝나면 집에 오는 길에 아이가 이런저런 얘기를 내게 들려준다.  축구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게 없는 내가 이전에 어느 서양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학창시절 친구들끼리 축구선수로 뽑히던 순서 얘기가 생각나서 우리 애에게 물었다.  잘하는 애들이 먼저 뽑힌다는 얘기였다.  
  “누구를 제일 먼저 뽑니?”
“어쩔 때는 데클런을 먼저 뽑고 어쩔 때는 나를 먼저 뽑아.”
우리 아이의 얘기에 의하자면 데클런이 제일 빨리 달리고 그 다음이 아마도 자기인 듯하다.  그래서 상급반 형들이 편을 갈라 축구를 할 때는 이 편이 데클런을 택하면 저 편을 우리 애를 자기 편 골키퍼로 뽑는 모양이다.  왜 공 차는 선수를 먼저 뽑지않고 골키퍼를 먼저 뽑을까? 하는 것이 사실은 의문이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를 방과후 과외활동으로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고만고만한 사내아이들끼리 모여서 서로 협동심도 배우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왕이면 건전한 곳에 발산시키라고 동네 축구교실에 넣어 주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가 끝난 후 곧장 가는데 우리 애는 운좋게도 내가 아는 브랜다 아주머니네 아들 잭이 거기에 있어 손위 형처럼 잘 대해준다.  잭은 그 축구클럽에서 고참 나이인 8살인데 아주 리더쉽을 타고난 아이같다.  
대부분 끝날 시간쯤 선생님이 아이들을 양 팀으로 잘 갈라서 시합을 시키는데 우리 아이는 매번 잭과 같은 팀이 되곤 했다.  첫날은 어찌하는가 싶어 보려고 문밖에 서서 들여다보는데 우리 애가 자기네 팀의 골키퍼를 하고 있었다.  
‘아니, 쟤는 왜 하필이면 골키퍼냐?  저렇게 골문이나 지키고 있으면 대체 어떻게 운동이 되냐?  쟤도 다른 선수들처럼 이리 뛰고 저리 달리며 공을 차면 좋을텐데…’ 우리 애가 공을 차는 화려한 선수가 아닌 것에 속으로 무지 섭섭해하고 있는데, 공이 우리 애 앞으로 날아갔다.  눈 깜짝할 그 순간, 그 날아온 공을 두손으로 가슴팍에 단번에  잡아낸 우리 아들!  ‘어쭈, 대단한데!’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좀전까지도 화려한 선수가 아닌 것에 영 서운함을 금하지 못했던 내가 이번에는 골 하나 잡아낸 아들-사실은 그곳에서 제일 나이 어린 축에 속하는 다섯살이다.-이 자랑스러워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금방 골 잡은 애가 바로 우리 애여요.”
어떤 아이 아빠가 아무 말없이 나를 잠깐 바라보았다.  시합은 계속 되고 있었고, 이번에는 바로  그 아빠가 소리쳤다.  
“잘 했어.”
알고봤더니 아까 첫골을 시도했다가 우리 아이때문에 놓쳤던 그 아이가 또다시 골을 시도해서 이번에는 연달아 두 골을 성공시켰다.  우리 애 팀의 주장이었던 잭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우리 애를 선수로 내보내고 자신이 직접 코피까지 터져가며 온몸을 던져 끝까지 골문을 잘 지켜냈다.  
어려서 동네 친구들과 모여 축구를 할 제면 맨날 골키퍼만 하던 우리 오빠, ‘얼마나 축구를 잘 못하면 우리 오빠는 맨날 골키퍼만 하나?’ 속으로 은근히 측은하게 여기곤 했었던 나.  참, 나도 못말릴 나다.  운동도 아니 축구도 잘 모르면서 그런 판단을 함부로 내렸다니…  가만 생각해보니 자기편 골문이 튼튼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른 선수들이 마음놓고 상대편 골문을 향해 달리겠는가.
모든 화려한 성공이나 승리 뒤에는 자기편 골문을 온몸으로 막아준 골키퍼처럼 누군가 묵묵히 받쳐준 숨은 노력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사실은 지난 월드컵때부터 골키퍼에 대한 인식을 제법  바꾸긴 했지만, 우리 애가 골키퍼를 하면서부터 골키퍼들이 실은 대단히 운동을 잘하는 선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아버지인 모양이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724
472 최영신에세이 힘내세요, 선생님 (10월 3주) 유로저널 2006.10.18 2515
471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히끄비흐 Riquewihr file 편집부 2019.12.30 1257
470 최영신에세이 황새와 여우 공식(2008년 1월1주) 유로저널 2008.01.04 3183
469 최영신에세이 화재경보 울리고 eknews 2009.12.09 2294
468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화가의 마을, 바르비종 file 편집부 2019.09.24 2106
467 숨은 영국 찾아내기 홍차를 돋보이게 하는 찻잔 <버얼리 Burleigh> file eknews10 2014.02.16 5673
466 최영신에세이 호사스러움이 뭐길래?(6월3주) 유로저널 2008.06.19 2095
465 최영신에세이 호떡부인 야단났네! (4월 1주) 유로저널 2007.03.31 2251
464 최영신에세이 허공에 뜬 공중도덕 eknews 2009.12.02 2522
463 최영신에세이 향수병과 오래된 친구 (12월1주) 유로저널 2008.12.01 3843
462 최영신에세이 행복한 민간외교관 (3월 1주) 유로저널 2007.02.28 1919
461 강소희포토에세이 할머니 힘드시죠? file eknews 2010.04.05 2599
460 강소희포토에세이 한번만 줘! 친구야! file eknews 2010.04.11 4447
459 최영신에세이 한국인의 자랑, 태권도 (5월2주) 유로저널 2008.05.07 2415
458 정소윤에세이 한국에서 태어난 그녀는 백인이라 불리는 영국인.. 유로저널 2009.12.16 3556
457 최영신에세이 한겨울에 핀 꽃 eknews 2010.01.20 2509
456 최영신에세이 한 수 더 높은 아이(8월4주) 유로저널 2007.09.11 1906
455 일반 에세이 하이델베르크 대학 안뜰의 마녀탑 – 하이델베르크 투어 file eknews 2015.09.14 3360
454 최영신에세이 피는 못 속여! eknews 2009.10.20 2570
453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퐁텐블로 성 Chateau de Fontainebleau file 편집부 2019.10.28 2088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4 Next ›
/ 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