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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6.12.20 03:18

가장 위대한 일은 (12월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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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나이들다보면 어렸을 적 가졌던 휘황찬란한 혹은 엄청났던 꿈들이 어느 새 자신도 모르게 바람빠진 풍선처럼 사그러들기도 하지만, 삶을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의 깊이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욱 그윽해지는 것같다.  책을 읽을 때에는 독서용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라해서 조금 불편한 것은 있을지언정 나이들어감으로써 삶의 혜안이 열리는, 하여 자신과 타인을 향해 더욱 겸손하게 만드니 늙는 것도 달리 생각하면 좋은 일이다.
지금의 재기발랄한 십대 아이들이 그러는 것처럼 단발머리 나풀거리던 여고시절의 나도 역시 장래희망이 ‘현모양처’라고 하는 아이들을 겉으로 표현만 안했다뿐이지 속으로는 한 수 접어서 보았었다.  제 밥벌이는 제가 해야지, 아이구 인간이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일도 안하고 남자나 하나 만나서 솥뚜껑 운전수나 하며 치사하게 거기서 밥 얻어먹고 살려고 할까?   아이구, 못나도 어지간히 못났지.--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현모양처’인 분들께서는 제 철없었음을 용서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하면서 나는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며 살리라는 굳센 다짐까지 했었더랬다.  
하지만 왠걸 그토록 위풍당당, 굳셌던 내가 사회생활을-나는 남들보다 4년 혹은 7년이 더 빨랐었다-이십년 가까이 하다보니, ‘나 밥 좀 먹여줄 사람 하나 없을까?’ 하는 마음이 때때로 나도 모르게 들었던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장래희망을 ‘현모양처’라며 괜찮은 남자들 만나서 제때에 결혼 척척 했던 아이들이 사실은 부모님 속 덜 썩이는 효녀들이었으며 얼마나 똑똑한 애들이었는지 나는 뒤늦게야 깨달았었다.  공부만 많이 한 ‘헛똑똑이’가 따로 없었다.  
둘 다 나이 삽심이 넘었던 어느 한때 부산의 범어사 절 마당에 가서 서산에 노을이 물드는 걸 보면서, 배에서는 꼬르륵 꼬르륵 밥 달라는 소리들이 아우성을 쳐도 지나가는 스님 한분 붙들고, 저희들 배고픈데 밥 한그릇만 주세요, 라고 말도 못했던 친구와 나.  그 친구는 불교신자인데다 호리호리한 키에 미모도 제법 있었는데, 문제는 수줍음이 수준급이었다.  그때 우리가 우스개 소리로 나누었던, 아직도 기억나는 얘기.  아주 괜찮은 남자들은 다 절로 혹은 성당으로 빠져 나가버리고 나머지 괜찮은 남자들은 동작빠른 아니 약삭빠른 다른 여자들이랑 결혼을 해버려서 우리처럼 나이만 꽉찬 여자들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라고.  결혼 못한 변명치고 괜찮았었나?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어도 부끄러워서 밥 한끼 못얻어먹은 불쌍한(?) 여자들을 못본 체하고 절마당을 그냥 지나갔던 스님도 참 무심하셨지.
지금은 그 친구도 나도 둘 다 어린 아들 하나씩을 키우는 애엄마들이다.   사람이 나서 자라고 짝을 지어 살면서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낳고,  그 가족을 먹이고 입히고 살뜰히 돌보며 살아가는 그 아주 평범해보이는 일이 사실은 가장 위대한 일이라는 걸 지금의 치기어린 십대 여자애들에게 아무리 말해봐야 ‘쇠귀에 경읽기’로밖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예전의 내가 그랬었던 것처럼 자신이 비로소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평범속의 위대함’을 어찌 알 수 있으랴.    
나는 사회학자는 아니지만 한 사회나 한 나라 아니 더 크게는 온 세계가 더욱 바르고 건강한 사회, 나라, 그리고 세계로 발전해가려면 먼저 한 가정, 가정들이 건강하게 지켜지고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삶의 내용들이 사실은 우리들의 가정을 지키고 키워가는 일상의 평범한 일들 속에 다 들어있다.  아무나 다 할 수 있을 것같지만 남모르는 인내와 희생과 눈물과 기다림이 없이는 또 될 수 없는 일.  그래서 아무나 다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그랬다.  평범한 일을 가장 잘 하는 것이 가장 거룩함으로 충만한 삶이라고.  오늘 이 순간도 일상의 평범한 그러나 정말 위대한 일들을 소리소문없이 잘 해내는 모든 분들께 화이팅!  새해에도 거룩함으로 충만한 삶이 매일매일 순조롭게 이어지기를, 그리고 그런 분들의 귀한 삶의 순간순간마다 주님께서 함께 하여 주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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