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07.03.21 07:00

아주 오래된 허물 (3월 4주)

조회 수 17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영-시-나-아— 노올자!”
“너 계속 그러면 물 한바가지 붓는다.”
“부을테면 어디 부어봐라!”
“좋아.”
쫘악—(물 한바가지 중학교 2학년짜리 남자아이 머리위로 쏟아지는 소리)
  그뒤로 일주일동안 저녁마다 우리집 부엌 창가에 와서 머리를 쭉 내밀고 안동네 아무개네 사랑방에 동네아이들이 다함께 모여 놀고 있으니 너도 와서 같이 놀자고, 이를테면 전령으로 나를 부르러 왔었던 그 아무개는 더이상 나를 부르러 오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 아이는 ‘설마’ 했었는데 동네의 제일 꼬마에게 물바가지 세례까지 받았으니 남학생 자존심에 그대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갈 리는 만무하고 그 다음에 그애네 부모님께 나는 전혀 꾸중을 듣지 않았으니 어떻게 뒷마무리를 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나는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남녀공학이었던 중학교에서 처음 1학년때는 다들 수줍어서 그랬는지 이성에 영 관심이 없다가 (아니 어쩌면 있어도 없는 척했었는지도 모르겠다) 2학년이 되자 사춘기에 접어드는 영향탓인지 동네아이들이 여름방학직전부터 시작하여 매일밤 한곳에 모여 놀기 시작했다.  함께 공부한다는 핑계를 댔었는지 아니면 어떤 아이의 부모님이 특별히 아이들의 이성교제에 대해 아주 마음이 너그러웠는지 하여튼 온동네 아이들이 매일밤 모여서 재미있게 놀았던 모양이었다.  
도시에서 일하시는 엄마를 대신하여 소녀가장이나 마찬가지였던 나는 마음 한편으로는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저녁을 먹은 후 부엌 창가에서 내 이름이 불리워질 때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만 빤히 바라다보는 막내동생때문에 도저히 내 욕심을 차릴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던 동생의 눈망울은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언니, 우리만 두고 가지마, 제발.”
나보다 여섯살이나 적은 막내동생만 아니었으면 아마 나도 남녀공학의 잇점을 충분히 잘 누릴 수도 있었으련만…  그러한 내 속도 모르고 이 막내가 나중에 좀 컸다고 언니인 나에게 대들 때는 ‘어유, 이걸 그냥, 그때 괜히 희생했잖아.’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남녀공학 다니면서 정작 나는 동갑내기 남학생들 보기를 야구할 때에 내가 타석에 서면 공을 내가 칠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잘 던져주는 투수로 봤고 공놀이를 할 때에는 나도 함께 끼워주는 동지 비슷하게 보았을 뿐이었다.  운동신경도 영 없는데다 운동 그 자체를 아주 못하는 애를 살살 비위 맞춰줘가며 나랑 함께 놀아줬던 그 남학생들 인내심이 정말 놀라울 정도다.  나같으면 “야, 공 좀 잘 던져!” 하는 야구실력 빵점의 그러나 제자신을 모르고 무례하기 짝이 없었던 나같은 타자와는 별로 놀고싶지 않을 것같다.  
짝지가 손 좀 봐달라고 보여준 연애편지를 하도 고칠 게 많아서 아예 내가 다시 써주고 말았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건만, 정작 나자신은 또래 남학생들을 눈아래로 보다가 나중에는 내가 나이 서른이 넘도록 발에 차이지도 않는 돌처럼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어쩌면 나에게 그날밤 엉겹결에 물세례를 받은 그 아무개가, ‘저 꼬마 저거 성질이 저렇게 못되먹어서 도대체 어느 누가 데려가겠나?’ 하고 악담을 퍼부었는지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그 아무개 참 넉살도 좋았다.  우리 엄마더러 내 바로 밑의 동생을 자기에게 주면 안되겠느냐고 물었다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아무개야, 미안하다.  그 오래된 내 잘못, 용서하렴.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724
452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15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6.24 1470
451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오베르 쉬흐 와즈 (Aubers-sur-Oise) file 편집부 2019.06.18 1705
450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14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6.17 1325
449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13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6.10 1321
448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꽁씨에흐즈리 (Conciergerie) file 편집부 2019.06.10 1980
447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12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6.03 1644
446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알고 가자 프랑스-성스러운 교회 생트 샤펠 (Sainte Chapelle) file 편집부 2019.05.21 1580
445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11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5.20 1356
444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10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5.13 1395
443 일반 에세이 알고 가자 프랑스-룩상부르그 정원 (Jardin du Luxembourg) file 편집부 2019.05.08 1459
442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9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5.06 3496
441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8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4.29 1571
440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알고 가자 프랑스-영웅들의 무덤 팡테옹 (Pantheon) file 편집부 2019.04.17 1620
439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7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4.15 1285
438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6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4.08 1139
437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테마여행가 안완기의 알고 가자 프랑스-기적의 메달 성당 (Médaille miraculeuse) file 편집부 2019.04.01 1762
436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5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4.01 1871
435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4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3.25 1241
434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의 장편연재소설 (제103회) 바람의 기억 편집부 2019.03.18 1237
433 안완기의 테마 여행기 테마여행가 안완기의 알고 가자 프랑스-앵발리드 (Invalides) file 편집부 2019.03.13 160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24 Next ›
/ 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