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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7.03.21 07:00

아주 오래된 허물 (3월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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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나-아— 노올자!”
“너 계속 그러면 물 한바가지 붓는다.”
“부을테면 어디 부어봐라!”
“좋아.”
쫘악—(물 한바가지 중학교 2학년짜리 남자아이 머리위로 쏟아지는 소리)
  그뒤로 일주일동안 저녁마다 우리집 부엌 창가에 와서 머리를 쭉 내밀고 안동네 아무개네 사랑방에 동네아이들이 다함께 모여 놀고 있으니 너도 와서 같이 놀자고, 이를테면 전령으로 나를 부르러 왔었던 그 아무개는 더이상 나를 부르러 오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 아이는 ‘설마’ 했었는데 동네의 제일 꼬마에게 물바가지 세례까지 받았으니 남학생 자존심에 그대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갈 리는 만무하고 그 다음에 그애네 부모님께 나는 전혀 꾸중을 듣지 않았으니 어떻게 뒷마무리를 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나는 도무지 알 도리가 없다.
남녀공학이었던 중학교에서 처음 1학년때는 다들 수줍어서 그랬는지 이성에 영 관심이 없다가 (아니 어쩌면 있어도 없는 척했었는지도 모르겠다) 2학년이 되자 사춘기에 접어드는 영향탓인지 동네아이들이 여름방학직전부터 시작하여 매일밤 한곳에 모여 놀기 시작했다.  함께 공부한다는 핑계를 댔었는지 아니면 어떤 아이의 부모님이 특별히 아이들의 이성교제에 대해 아주 마음이 너그러웠는지 하여튼 온동네 아이들이 매일밤 모여서 재미있게 놀았던 모양이었다.  
도시에서 일하시는 엄마를 대신하여 소녀가장이나 마찬가지였던 나는 마음 한편으로는 나가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저녁을 먹은 후 부엌 창가에서 내 이름이 불리워질 때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만 빤히 바라다보는 막내동생때문에 도저히 내 욕심을 차릴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던 동생의 눈망울은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언니, 우리만 두고 가지마, 제발.”
나보다 여섯살이나 적은 막내동생만 아니었으면 아마 나도 남녀공학의 잇점을 충분히 잘 누릴 수도 있었으련만…  그러한 내 속도 모르고 이 막내가 나중에 좀 컸다고 언니인 나에게 대들 때는 ‘어유, 이걸 그냥, 그때 괜히 희생했잖아.’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남녀공학 다니면서 정작 나는 동갑내기 남학생들 보기를 야구할 때에 내가 타석에 서면 공을 내가 칠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잘 던져주는 투수로 봤고 공놀이를 할 때에는 나도 함께 끼워주는 동지 비슷하게 보았을 뿐이었다.  운동신경도 영 없는데다 운동 그 자체를 아주 못하는 애를 살살 비위 맞춰줘가며 나랑 함께 놀아줬던 그 남학생들 인내심이 정말 놀라울 정도다.  나같으면 “야, 공 좀 잘 던져!” 하는 야구실력 빵점의 그러나 제자신을 모르고 무례하기 짝이 없었던 나같은 타자와는 별로 놀고싶지 않을 것같다.  
짝지가 손 좀 봐달라고 보여준 연애편지를 하도 고칠 게 많아서 아예 내가 다시 써주고 말았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건만, 정작 나자신은 또래 남학생들을 눈아래로 보다가 나중에는 내가 나이 서른이 넘도록 발에 차이지도 않는 돌처럼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어쩌면 나에게 그날밤 엉겹결에 물세례를 받은 그 아무개가, ‘저 꼬마 저거 성질이 저렇게 못되먹어서 도대체 어느 누가 데려가겠나?’ 하고 악담을 퍼부었는지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그 아무개 참 넉살도 좋았다.  우리 엄마더러 내 바로 밑의 동생을 자기에게 주면 안되겠느냐고 물었다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아무개야, 미안하다.  그 오래된 내 잘못, 용서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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