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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8.01.31 01:02

모국어의 기쁨 (2월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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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많은 이민자들이 영국에 몰려들고 있어서인지 우리애의 초등학교 안에 전에는 없던 풍경이 눈에 띄인다.  다름 아닌 ‘환영합니다.(Welcome!)’ 인사를 영어 뿐만아니라 열대여섯개의 언어로 써놓은 커다란 판지를 학교의 본관으로 들어서는 현관문 안쪽에 붙여놓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어서 오세요’ 라는 한국어는 왼쪽 맨위에 씌여 있었다.  처음 볼 때에 어찌나 반갑고 기뻤던지 내 눈에는 그 글자 하나하나가 거의 내 주먹만하게 보였었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사실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사람이 뭔가를 너무 반갑고 기뻐해도 때로 그런 착시현상이 생기는 모양이다.
그 학교에서 그 글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학생 하나가 바로 우리 아들인데 이놈의 아이가 도대체 눈을 어떻게 달고 다니는지 내가 가르켜주기 전에는 거기에 한국어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아니 환영합니다(Welcome!)가 씌여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어쩌면 이건 관찰력의 문제인가?  그 글을 가리키며 ‘눈 뜬 당갈봉사(이걸 국어사전에서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걸 보니, 순 전라도 사투리인 모양이다.  눈은 떴으나 실지로는 앞을 볼 수 없는 소경을 가리킨다)’가 따로 없다고 했더니 그게 싫었던지 자기는 다 안다고 우겨댄다.  
언젠가 이민 온지 얼마 안되던 아주 곱고 아름다운 부인 한 분이 아이들이 영어만 잘 하면 소원이 없겠다고 해서, 그래도 영어만 잘 하면 곤란하고 모국어도 함께 잘해야죠, 했다가 곱지않은 시선을 받은 적이 한번 있었다.  그분이 모든 한국인을 대표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일단 영어만 잘하면 모든 것이 만사 형통이라는 생각은 정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까지도 흔들리게 만드는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싶은 마음 금할 수 없었다.  
엄마 아빠의 국적이 다른 그래서 이중언어를 구사해야만 되는 우리 아이에게 교회에서 청년들이 가끔씩 자기들에게 영어로 얘기를 하라고 은근히 회유했던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랬더니 우리 아이, “한국 사람 한국말, 영어 사람 영어!”라고 대답해서 이 아이랑 영어로 얘기를 해보려고 그렇게 유도했던 청년이 오히려 깜짝 놀랬다고 나에게 얘기를 해왔다.  내가 아이에게 정해준 규칙 아닌 규칙이 하나 있다면, ‘한국사람에게는 한국말로, 영국인에게는 영어로 말하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어로는 제 이름 석자 쓰는 것과 아주 간단한 단어들만 쓸 줄 아는 녀석이 말은 아주 청산유수로 해댄다.  거기에 도대체 어디서 배웠는지 사투리까지 섞어서 어른들이 고쳐주려고 하는데도 이미 길들어져있는지 잘 안된다.  
이민 온 지 오래된 어떤 분이 아이들이 크니까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더라는 얘기를 해주었다.  학교에 들어가야 되니까 영어에만 집중하여 신경을 썼더니 나중에는 엄마와의 대화에서 차질이 생기더란다.   딸은 영어로 말하고 엄마는 한국어로 말하고, 문제는 엄마가 딸의 영어를 알아듣기는 하겠는데 자신의 마음을 영어로 제대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그쯤 되었을 때에 또 딸은 엄마의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서 도대체 엄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그 얘기를 들은 날로부터 나는 정신 바짝 차리고 우리 애에게 한국어를 최대한 많이 사용케하려고 애를 쓴다.  사실은 이게 나의 아주 이기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지만,  나는 더 나이 들어서 영어로 내 속마음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이 영 없기 때문이다.  
국제공용어라는 영어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그 기반에는 언제나 자신의 모국어에 대한 사랑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언젠가 읽었던,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않는 동유럽 국가의 한 유명한 음악가가 한 말이 떠오른다.  ‘한 발은 조국에, 한 발은 세계에’
이제는 낯설지 않지만, 길거리의 모든 간판들까지 거의 영어로만 되어있는 이곳에서 내 모국어로 매 주일마다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또 내 유창한(맞나?) 모국어로 글을 쓸 수 있고 모국어로 씌여진 신문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이곳에선 사실 기쁨을 넘어 경이로운 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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