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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8.06.11 22:21

공잡았다 공!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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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각본이 되려면 이렇게 맞아떨어져야 했었다.
선수: (환희에 넘치는 목소리로) 공잡았다, 공!
군중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세게 쳐준다.) 야아아…
그러나 실제로는 위의 선수가 기쁨에 넘치는 들뜬 목소리로 잡은 공을 제 머리위로 높이 쳐들고 각본처럼 '공잡았다, 공!' 외쳤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박수를 쳐주지도 않았고 그냥 저 나이에 주책스럽게 왠 호들갑? 하는 모양인지 그저 밋밋하게 지나가버렸다.  어찌 이럴 수가?
이 선수가 이 기쁜 소식을 자기 혼자서 가슴에 담아두기에는 너무 벅찬 일이라서 집에 오는 길에 자기랑 가장 친한 아이에게 물었다.
“애, 너 내가 공잡은 것 봤어?  내 평생 처음으로(다른 사람이 들을 새라 목소리를 좀 줄인다) 잡은 공인데…(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마냥 아쉽다.  그러나 그 순간포착을 누가 한단 말인가?)”
“그럼 봤지, 두번이나 잡는 거 봤어.”
정말 다행이다.  단 한사람이라도 그 중요한 순간을 보아준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 그 순간 그 선수와 함께 계신 주님께서 그만의 그 큰 기쁨에 살포시 미소를 지으셨을 것이다.  
이실직고하자면 위의 각본의 선수가 바로 나다. 그리고 아이는 바로 우리 아들이다.  천방지축 까불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제 엄마의 아주 감격스런 순간을 하나도 놓치지않고 다 보아준 제법 기특한 녀석이다.  이래서 피가 물보다 진한 모양이다.  
운동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믿겨지지 않겠지만, 나는 학창시절 피구, 농구, 배구, 핸드볼 등등 모든 구기종목 경기-내가 원해서 한 적은 물론 단 한번도 없다.  체육수업시간이나 체육대회에서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한 것일 뿐-를  통틀어 단 한번도 공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공에 맞을까봐 지레 겁에 질려있었고 공에 맞아 죽으면 오히려 그 공포의 순간이 지나가버렸음에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쉴 정도였다.  
대학을 졸업할 때 가장 기쁜 것중 하나가 바로 체육을 아니 운동을 시험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즐길 수 있는 범위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더이상 체육시간마다 애꿎은 배가 아프고 멀쩡하던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화창하고 맑은 날씨를 괜스리 원망하지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소아마비에 걸려서 체육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아이를 은근히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었다.  야, 자유다, 자유!  
이러한 나이기에 지난 6월 1일 우리 교회에서 '발록 성/공원(Balloch Castle and Park)'으로 야외예배를 나갔던 날, 예배와 바베큐 파티끝에 오후 레크레이션 행사에서 첫 경기로 한 '피구'가 내게는 실로 예사롭지만은 않은 것이었다.   그날은 예전처럼 공이 나에게 오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도 없이 게임에 임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힘이 생기고 활기에 넘쳐졌다.  
물론 아주 운동을 잘하는 아무개 청년에게 미리, 나한테 공 너무 세게 던지지 말아줘, 응? 하고 정중한 부탁을 해놓긴 했었다.  
  우리 편이 계속 죽어나가는 형세였지만 그 와중에 나는 정말 난생 처음으로 내 앞에 날아온 공을 아무 두려움없이 잡는 경사(!)를 누릴 수 있었다.  
우리 아이가 본 두번째는 공에 맞은 누군가가 여직 살아남은 내게 전해주고가는 공을 내가 받은 것이었는데 그애는 내가 공을 두번 잡은 걸로 알았던 모양이다.
그날 내 기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사람들을 보며,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일도 그 주인공에게는 굉장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무슨 일이든 아무 두려움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하다보면 자신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때에 놀라운 결과를 어느 날 갑자기 맞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새삼 전율케했다.
타이거 우즈도, 애니카 소렌스탐도, 요새 잘 나가는 오초아도 부럽지않던 그 날, 내게 있어 그 공은 바로 그들의 빛나는 우승 트로피와도 같은 그 무엇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내 사십여 평생에 처음 잡은 공이었으니까!  
나이 들어가면서 생활속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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