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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9.05.06 02:36

고맙고도 무서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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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부엌 창틀에 화분 받침대로는 좀 이상하지만 긴 손잡이가 달린 남비가 화분 아래 놓여있다.  하마터면 부엌에서 큰 불을 낼 뻔했던 내 지난 실수를 거울삼아 불을 사용할 때마다 조심하려는 뜻으로 버리지않고 놔둔 것이다.  
잘 사용하면 참 고맙고 좋은 불이건만, 조금만 방심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사람에게 화마로 다가올 수도 있는 불.  동전의 양면처럼 쓰는 사람의 마음과 손길에 따라서 이렇게도 변하고 저렇게도 변하는 것이 바로 불인듯하다.  
어제 저녁 비버 클럽에 가있는 아이를 데리러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계속해서 소방차가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서 불이 났나? 하면서도 설마 우리 동네, 그것도 우리집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고층빌딩에서 불이 났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  그 빌딩을 내 등뒤로 하고 계속 걸어가는데도 연달아 달려오는 소방차들의 사이렌 소리, 나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바로 직전에야 아무래도 심상치않다 싶어서 뒤를 돌아봤는데 아니 이런, 그 고층빌딩의 한 칸에서 시커먼 연기가 뭉클뭉클 계속해서 열린 문을 통해 빠져나오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우리 동네 소방서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서 화재현장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아주 짧다는 점이었다.  
저 집에서도 어쩌면 엄마가 나처럼 부엌에 음식 끓이는 것을 불에 올려놓은 채 깜박 잊었을까?  제발 인명피해는, 더더욱 어린아이들이 화상을 입는 일은 없어야 될 터인데.  그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지만 불난 일이 전혀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내 마음이 오히려 조마조마해졌다.  
소방관들이 빨리 불을 꺼야될 텐데…  
나는 다행히 소방서에 신고하지않고 남비 안의 김치국이 다 졸아들고 남비 바닥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끝이 났지만, 부엌안에 가득 찬 연기를 빼내느라 추운 초봄날씨에도 불구하고 온 집안의 창문과 현관문까지 다 열고 집안에서 온 식구가 찬바람에 덜덜 떨며 겨울외투를 걸쳐입는 난리를 피우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정말 오랫만에 김치국 한번 끓여본다고 금같은 김치를 썼건만 김치맛은 고사하고 국물까지 다 졸아버리다니…  나이가 들어가니 나도 깜박깜박 잊어버리는 병에 걸린 모양이었다.  살살 끓인다고 약한 불을 써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큰 불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날에야 나는 남비밑에 또 다른 철판이 하나 더 붙어있어서 거기에 열을 계속 가하면 열에 못이겨 그 철판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비를 드니 뭔가가 툭 떨어졌는데 그게 바로 남비 바닥에 붙여져있던 또 다른 철판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집에 오는 길에 다시 그 화재현장을 보니 그 시커멓던 연기가 다 사라지고 없었다.  불과 20여분도 아니되었건만 소방차 대여섯대가 출동하여 그 짧은 시간안에 불을 다 끄다니, 아 그래서 소방관들이 평소에도 늘 화재진압 연습을 거듭거듭 하는 모양이구나, 싶었다.  
애, 저기 보이는 고층빌딩에서 불이 났었다, 하고 얘기해주니 자기 눈으로 직접 불도 연기도 보지못한 아이는 내 말을 거의 농담처럼 받아들였다.  
진짜라니까!  저것 좀 봐, 저기 까맣게 연기에 그슬린 곳이 보이지?  그렇네.  
그 건물 옆길을 지나면서 보니까 아직도 남아있는 소방차며 소방관들, 그리고 그 고층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화재로 인해서 다들 밖으로 피해나와서 삼삼오오 무리지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몇대의 소방차들은 이제 또 다른 화재신고에 대비하기 위해서인지 다시 소방서로 되돌아가는 것도 보였다. 화재진압이 제대로 끝났다는 증거이리라.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스쳐 지났던 소방관들이 그리고 그들의 하는 일이 그처럼 감사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우리가 평소에 별 생각없이 쓰는 불, 우리가 별 생각없이 사용하는 우리 마음, 다들 제대로 쓰여지기만 하면 정말 고맙고 유익한 일들을 내 주위사람들에게 베풀고 내게도 좋은 것으로 되돌아오지만, 우리가 조금만 방심하고 아무렇게나 쓰면 그것 자체가 바로 무서운 무기가 되어 나 뿐만아니라 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해를 끼치게 된다.  
불이 나기 아주 쉬운 계절이다.  
너도나도 불조심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우리네 마음을 잘 지키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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