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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9.05.13 03:26

고사리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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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날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베란다 화분에 심어놓은 고사리가 눈에 띄게 쑤욱쑥 잘 자라고 있다.  
독장수 구구하듯이 애지중지 잘 키워서 고사리 나물을 해먹을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집에서 기른 정든 강아지를 주인이 복날 못잡아먹듯 나도 이 고사리를 관상용으로만 길러야겠다.  
이 고사리는 길바닥에 떨어져 거의 죽을뻔한 걸 안타까운 마음이 든 내가 데려다가 키우는, 말하자면 양자같은 식물이다.  
한번 뿌리채 뽑혀서였을까?  
제발 죽지말고 살아만다오, 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고사리가 도대체 자라날 생각은 커녕 꿈쩍도 하지않는 것처럼 보이던 날이 제법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싶어서 다 죽은 듯해보이는 고사리를 내버리지 않고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물을 주었다.  
그리고 한 날 일부러 B & Q에 들러서 식물 영양제를 사다가 집안의 모든 식물들에게 골고루 나눠 먹이면서 이 고사리 화분에도 시험삼아 넣어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마침 고사리가 한참 자라나는 철이라서 이런 기쁨을 내게 안겨주었을까?  
거의 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고사리들이 색깔도 보드랍고 고운 연두빛으로 서서히 고개를 내밀며 흙을 뚫고 자라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이 바로 이런 데 있다. 생명 있는 모든 것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그 속에 담겨져있다.  
애, 살아주어서 고맙다.  도르르 말려진 고사리가 점점 기지개를 켜듯이 쭉쭉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고사리 얘기를 하자니, 예전에 내가 내 눈앞에 보이는 게 도대체 고사리인지 잡초인지 분간조차 못했던 시절이 있어서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추석을 지내고 바로 다음날이었을까?  
엄마가 사시는 집 바로 뒷담 위로 낮으막한 산자락이 이어졌는데 엄마는 오후쯤 가벼운 소일거리삼아 고사리를 뜯고 싶어하셨다.
엄마를 따라나선 나는 평소에 먹어본 고사리 나물만 생각하고 아주 쉽게 나도 한번 고사리를 뜯어볼거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실제는 그게 아니었다.
얘, 네 앞에 거기 고사리 있잖니?  거기 그거 말이야, 그거!  엄마가 옆에서 아무리 그거 그거라고 외쳐도 내 눈에는 도대체 뭐가 고사리인지 뭐가 풀인지 정말 아무런 감이 오질 않았다.  
아, 밥상에서 맛있게 먹어본 고사리가 그냥 절로 뚝 떨어진 게 결코 아니구나.  누군가가 고사리인지 뭐인지 분별하는 눈을 갖고 제대로 뜯었기때문에 밥상에까지 오른 것이었구나. 저게 보리밭인가요?
쌀인지 보리인지 모르고 괜히 아는 척했다가, 대도시에서 박사공부까지 한다는 색시가 쌀 보리도 구분 못한다고 내내 시골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내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나는 고사리를 먹을 줄은 아는데 그 고사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엄마가 손수 뜯은 고사리를 내 눈에 보여줘도 그때뿐 내가 고사리를 찾으려고 하면 도대체가 내 눈에는 뭐가 뭔지 분간이 안되는 걸 어떡하랴?  
우리 엄마가 내 엄마여서 다행이었지 만일 시어머니쯤 되었다면 나도 아마 고사리 하나 분별 못하는 바보취급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여튼 그날 우리 엄마도 고사리 하나 분별 못하는 자기 딸이 어떻게 어려운 공부는 했는지 속으로 꽤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집 길 건너편 돌담장 여기저기서 조그만 틈이라도 있으면 고개를 쑥 내밀고 자라나오는 것들이 있으니 바로 고사리들이다.  
어떻게 그 좁은 틈새에서 자라나는지 참 신기할 정도이다.
우리집에 오게된 고사리도 그런 축에 끼었는데 어느 한 날 어느 심술굿은 아이의 손에 붙들리어 그렇게 되었는지 보기에도 불쌍하게 뿌리채 확 뽑혀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바닥에 떨어진 것이었다.  
그러다가 아침 일찍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지나다니기 전에 내 눈에 띄이게 된 것이고 그래서 우리집에 오게된 것이었다.
고사리를 잘 키워서 점점 무성해지면 식물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한뿌리씩 나눠드려야겠다.  
고사리야, 무럭무럭 잘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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