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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9.06.17 00:03

아이가 들고온 바다

조회 수 213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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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선물이 있어요.”

‘돈도 없었는데 무슨 선물?? 나 몰래 제 용돈을 좀 들고 갔었나?’
등에 멘 가방을 봐도 뭐 별로 불룩해보이지도 않는데 대체 어디에 선물을 들고왔단 말이냐?? 대답대신 궁금하여 열심히 상황을 파악하려고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데, 아이가 내 눈 앞에 불쑥 내민 것은 작은 손안에 꼭 쥔 돌멩이 하나와, 그보다 더 작아서 손안에 푹 싸인 아주 작은 조개껍질과 소라껍질, 합해서 다섯이었다.?
아이가 트룬(Troon)의 바닷가로 이곳 현지교회의 주일학교 아이들과 함께 놀러갔다온 날이었다.? 오후 늦게 발갛게 상기되어 온 얼굴로 집에 돌아왔는데, 아직 우리집 현관문에 이르기도 전에 계단의 중간쯤 이르렀을 때에 작은 손을 활짝 펴고 내민 것은 바닷가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아이는 엄마를 위해 파아란 바다를 제 손안에 한웅큼 들고온 것이었다.
?선물, 하면 으레 돈을 주고 산 것만 머릿속에 떠올린 내자신이 언제 이런 구태의연한 기성세대가 되어 버렸나 싶어 은근히 아이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엄마가 바닷가의 조개껍질이랑 돌멩이를 좋아하니까 주워왔다고 설명한다.?
사실은 더 큰 것들을 모래속에 숨겨두었는데 파도가 밀려와서 모래속에 숨겨둔 것들을 꺼내려고 하니 물이 너무 깊어서 들어갈 수가 없었단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쩌면 밀물이 밀려와서 그렇게 되었나보다.???
?놀 때는 엄마생각도 잊고 노는 것에 푹 빠져 실컷 놀았을텐데 언제 엄마생각을 하며 그런 선물을 챙겼을까 싶으니 아직도 철없는 개구장이로만 알았던 녀석이 제법 기특해보인다.?
그러고보니 나를 아는 어떤 분이, 엄마를 정말 사랑하는 아들을 두셨네요, 하던 말이 생각난다.?
이제는 글을 좀 안다고 아고스(Argos)책을 펼쳐놓고 자신이 갖고싶은 장남감을 여럿 골라서 이건 언제 사주고 저건 언제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엄마는 어렸을 적 갖고싶은 소꼽놀이 장난감 한번 못가져봤는데, 너는 장난감이 100가지도 더 되면서 맨날 장난감 타령이냐고 타박을 주니 엄마한테 장난감 찻잔 세트를 선물해주겠다고 해서 웃음이 나왔다.?
“엄마는 어른이니까 이제 그런 장난감 갖고 놀 나이가 아니야!”
“어른도 장난감 갖고 놀 수 있어, 엄마”
? 그러고보니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 꿈같은 동심의 세계로부터 점점 멀어져서 더 이상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없음을 뜻하는 것같다. 어쩌면 그래서 어른들의 오락거리로 이런저런 게임기들을 무수히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나이 얘기가 나와서인데, 외동이라서 다른 아이들에게 특히 자기의 장난감을 나눠주는 걸 꺼려하던 우리 아이가 어느 날인가는 자기가 애지중지하던 어린이용 실로폰을 아직 세살이 덜 된 아이에게 가지라고 선뜻 내주었다. 갑작스러운 그 행동에 깜짝 놀라서 왜 주냐고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 나이가 아니예요.”
겨우 여덟살이면서 어지간히 어른같은 소리도 하고 있네.

세상에는 돈으로 사지않아도 되는 귀한 것들이 사실은 우리 주위에 많이 널려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없이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선을 보이는 가로수들, 공원의 푸르른 숲과 잔디밭들, 새들이 지저귀는 명랑한 소리, 시냇물 졸졸 흐르는 소리, 함께 어우려져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이며 바닷가의 파도 내음새…?
우리 아이의 엄마를 위한 선물 덕분에 그동안 이런 귀한 것들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온, 어느덧 타성에 젖은 어른으로 살아온 내 자신을 뒤돌아보게된 날이었다.?

우리집 작은 욕실안에 아이가 들고온 ‘큰 바다’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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