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로즈(33.영국)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 획득으로 끝난 US오픈의 준우승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골퍼중에 한 명인 필 미켈슨(43)이었다.
미켈슨은 1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 메리언 골프장(파70·6996야드)에서 끝난 제113회 US오픈(총상금 800만달러) 최종일 4오버파 74타를 쳐 최종합계 3오버파 283타로 보기 4개와 버디 4개로 타수를 지킨 로즈(1오버파 281타)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머물렀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켈슨은 2라운드 공동 선두, 3라운드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서 43번째 생일에 US오픈을 제패하는 꿈에 부풀었으나 이글 1개·버디 1개의 좋은 출발에도 더블 보기 2개·보기 3개로 타수를 지키지 못해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특히 16번홀(파4) 1.5m짜리 버디퍼트를 놓쳐 로즈와 공동 선두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날린 게 결정적이었다. US오픈에서만 6번째 준우승이고, 이는 모든 메이저 대회 통틀어 최다 준우승 기록이다. 더욱이 미켈슨은 대회 개막 직전 큰딸 어맨다(14)의 졸업식 참석을 위해 이틀 동안 비행기로 왕복 7600㎞를 오갔다. 미켈슨이 대회장으로 돌아온 것도 1라운드 개막 3시간 전. 그러나 미켈슨은 번개를 동반한 악천후 속에서도 첫날 3언더파로 상위권에 포진했고, 대회 기간 내내 우승을 기대할 만한 페이스를 유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미켈슨은 최종일 15번이나 그린에 볼을 올리고도 버디는 1개밖에 잡지 못했다"면서 "너무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바람에 우승을 놓친 미켈슨은 최소한 US오픈에서만큼은 불운한 스타"라고 적었다. 마스터스 3번, PGA 챔피언십 1번 등 메이저 4승의 미켈슨은 메이저대회 준우승만 8번이나 했는데 그 중 6번이 US오픈이었다.
미켈슨이 대회 내 우승권에서 주목받다 추락했다면 5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위해 '몰래 라운딩'까지 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는 프로전향 이후 메이저대회 최악의 스코어로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세계 랭킹 5위인 로즈는 잉글랜드에 무려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선사한 선수가 됐다.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잉글랜드 선수는 1996년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닉 팔도가 마지막이었다. US오픈만 따지면 1970년 토니 재클린 이후 43년 만이다. 로즈는 최종일 18번홀을 마친 뒤 주니어 시절 자기 캐디백을 메다가 2002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