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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9.08.18 22:26

10일간의 귀걸이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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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들은 한번 뭘 갖기를 소원하면 그것을 얻기까지 끈질기게 졸라대는 경향이 있다. 우리 아이도 예외는 아니라서, 이 애가 처음 귀걸이를 입에 올렸을 때 나는 그만 기절할 뻔했다.  뭐라구?  사내아이가 왠 귀걸이?  도저히 엄마인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바로 내 어린아들의 의식속에서 점점 커지고 있었다.  수퍼의 계산대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릴 때에도 나는 앞에 있는 사람이 무슨 엄청난 보석을 했든지 말든지 아무런 관심도 없는데, 우리 애의 눈은 귀걸이를 몇개 했는지 온통 아이의 관심이 다른 사람들의 귀걸이에만 쏠려 있었다.
“엄마, 저 사람 좀 봐요.  귀걸이를 세개나 했어요!”  
“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라고 했지.”
그렇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학교에 갈 적마다 혹은 하교길마다 졸라대기 시작했다.  
“엄마는 언제 귀 뚫었어요?”  
“서른 살에”
“귀 뚫을 때 아프지 않았어요?”  
“아파서 죽는 줄 알았어.”
“나는 언제 귀 뚫을 수 있어요?”  
“남자들은 귀 함부로 뚫는 거 아니야.”
“우리반 아이들은 남자들인데 귀걸이 하고 다닌단 말예요.”  
“그 아이들 집이랑 우리집은 다르지.”
“나도 귀걸이 하고 싶어요.  난 언제 귀 뚫게 해줄 거예요?”  
“엄마처럼 서른 살이 되면”
“어디 가서 귀 뚫어요?”  
“그건 아마 여자들이 주로 다니는 미용실에 가야 될거야.”
“그럼 엄마가 나랑 함께 가줄거예요?”  “알겠다, 따라가줄께!”
제 나이 서른이 되면 엄마인 나는 예순일곱살이 되는데, 나이 서른 된 아들이 귀 뚫으러 가는 걸 나이 육십이 넘은 엄마가 따라가다니…  
그걸 머리속에 떠올리니 웃음이 터져나오려 했다.  그러다가 점점 더 나이가 내려가 스물세살, 열여덟살, 열한살, 급기야는 오는 8월 4학년(8살)이 되어 첫번째로 선생님과 학부모가 만나는 날, 네가 3학년때보다 여러모로 향상이 되었다는 보고를 받으면 귀를 뚫어주기로 약속이 됐다.  거기다 내 아는 언니가, 제가 그리 원하면 그냥 해줘라! 하는 응원의 메시지도 한 몫을 했다.  
것 봐요, 엄마는 그 이모 말을 들어야 해요.  휴,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내가 이렇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그런데 그보다 더 일찍 얼떨결에 귀를 뚫게된 일이 생겼다.  아는 분-그 댁 자녀들은 다 귀걸이를 하고 있다-에게 뭔가 긴히 도울 일이 있었는데, 내게 고마움을 표시할 방법으로 은, 금귀걸이까지 챙겨주면서 우리 애가 그리도 원하는 귀 뚫어주는 걸 제안했다.  
최종결정에 앞서 약간 두려워진 아이는 이제는 나에게 결정을 내리라고 했다.  
네가 그토록 소원이면 해라!  그래놓고는 그날 밤, 내가 그리도 못마땅해하던 귀걸이를 제 고집대로 하게된 아이에게 영 속이 뒤틀려서 급기야는 잠자리에 들려는 아이를 야단쳐서 울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은귀걸이로 했는데, 아물 때까지 함부로 물에 들어가면 안될거라 하니 그 좋아하던 수영장 가는 것도 3일을 연속 참았다.  
그러다가 토요일에 수영장에 가서 잠수를 제법 많이 했는데, 주일날 보니 귀걸이 한 부분이 빨갰다.
이미 귀걸이를 한 어른들이 그러면 은보다는 금귀걸이로 바꿔주라고 했다.  
귀걸이를 하면 한달간은 그냥 계속 끼고 있어야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그런데 일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될려고 그랬는지 귀 뚫은 지 10일째 되는 날 밤, 아이가 잠들기 전에 귀걸이를 빼달라고 했다.  
사내아이가 귀걸이를 한 건 영 볼성사납지만, 그렇다고 또 그 자리가 곪고 아프게 되면 그것도 문제이지 않은가?  아직은 귀걸이 빼고 잘 때가 아닌데, 라고 하는데도 잠잘 때 귀걸이가 너무 불편해서 잠을 잘 잘 수가 없단다.  다음날 아침, 어젯밤 빼놓은 귀걸이를 다시 끼어달라고 하는데, 도저히 그 작은 구멍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부분에 약간의 진액이 흘러 작은 부스럼딱지처럼 붙어있었던 것이었다.  
속으로는 ‘이야!’ 쾌재를 부르면서도, 엄마는 못하겠어.  잘못하면 네 귀에 상처를 입힐 것같아. 그냥 네 귀 처음 뚫어준 민우엄마한테 귀걸이를 끼어달라고 부탁해보자.  
아이가 귀걸이 없이 교회에 가니 나랑 생각이 비슷한-사내아이는 귀걸이 하면 영 아니올시다, 하는-많은 엄마들이 그제야 진심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에드윈, 귀걸이 하니까 날라리처럼 보여서 걱정했어요.  그래서 사바사바 입을 맞춘 것이 바로 민우엄마가 오면 이렇게저렇게 말을 해달라고 부탁을 해놓았다.  
민우엄마는 나에게, 사실 구멍이 막힌 건 아니라고 귀뜸해주었다.
아, 그냥 넘어가요.  열한살에 다시 귀걸이를 시도하겠다는 우리 아이, 그 이전에 심경의 변화를 오기를 간절히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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