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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10.06.28 02:04

선행을 행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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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아는 친구를 통해 부탁아닌 부탁을 받게 되었다.  
몇해전에 한국어를 영 모르는 그녀를 위해 통역과 번역으로 서류 작성까지 해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또 아쉬운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자기가 아쉬울 때에는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치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 싶게 데면데면하게 대하던 그녀의 태도가 생각나 별로 해주고픈 생각이 없어 이렇다 할 성의를 안보이자 나와 친한 친구를 대동하고 나섰다. 때로 착한 일을 안하고 싶어도 해야되는 모양.
조상만 한국사람이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 일본사람인 그녀에게 하기는 애초부터 한국인의 은근한 인정을 기대했었던 내가 잘못 생각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해야했던, 한국어로 쓰여진 기재사항을 영어로 통역해주고 영어로 듣고 한국어로 옮겨서 써주어야했던, 말하자면 공증인이 해야 할 일을 돈 한푼 받지않고 완전 무료로 해주었는데도 고마운 것은 그때뿐.  
어느 날 우연히 공원에서 마주쳤는데 그녀는 나도 몇몇 안면이 있는 일련의 일본친구들과 함께였다.  
아는 척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휘딱 돌아서서 자기네들끼리 모여 앉아서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는데 나에게는 하다못해 인사치레로라도 이리 와서 한 입 먹어봐라, 말이 없었다. 아이구, 인정머리라고는 개미 허리만큼도 없는 일본 것들하고는…  
우리 한국인의 정서로는 아는 사람이라면 콩 한조각이라도 건네는 따뜻한 인정이 살아있는데,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쌀쌀맞은 일본인의 성정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그녀에게도 면면히 베어 있었다.  
어쨌거나 급했던지 그녀로부터 전화가 연달아 왔다.  
내키지는 않지만 해주어야 할 이유가 있는 듯. 약속한 날 아침 일찍 아이 학교 근처에서 만나기로 해서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는데 그녀가 약속 시간보다 더 먼저 와 있었다.  
차안에 보니 전에 못봤던 작은 아이도 하나 있었다.  
알고보니 그 아이 출생신고서를 작성하려는데 내 도움이 필요한 까닭이었다.  
그녀의 차를 타고 가면서 그녀의 옆얼굴을 보니 왠지 많이 상해 있었다.  
아이 엄마들로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뒷좌석에 앉아있는 그 어린아이가 밤에 잠을 잘 자지않고 종종 깨어나 울어대는  바람에 엄마아빠가 힘들어 한다며 그녀가 때아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낮에 아이를 지치도록 놀리면 되잖아, 했더니 그래 봐도 별 효과가 없더란다.  
예쁘고 똘망똘망하게 생긴 아이가 잘 자면 좋으련만 왜 그럴까?  예전에는 무척 활기있어 보이던 그녀가 팍삭 늙어보임은 또 어인 일일까?
좋은 동네에 위치한 그녀의 집에 도착해서 서류작성을 해주는데 집안에서 풍겨나오는 분위기가 왠지 심상찮았다.  
집이 아무리 으리으리하고 대궐같으면 뭐 하나,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그게 바로 지옥인것을…  말 못하는 어린아이지만 그 어린아이가 밤에 잠을 잘 못 잘 이유를 알 것같았다.  
가정들이 평온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 한켠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남편이 나가고 난 후에, 눈물이 글썽글썽한 그녀에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때에는 사람의 마음까지 주관하는 신(神)에게 기도하라고 말해주었다.  
어쩐지, 내가 영 마음이 내키지않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그녀를 만나서 돕게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그녀야말로 무엇보다도 사람의 따뜻한 위로와 친절이 필요한 시점에 있는 사람이었다.  
왠만해서는 믿음을 잘 갖지못하는 일본인 특유의 성향을 뿌리치고 인간으로서 어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절대자에게 의존하지않을 수 없는 인간 본연의 자세에서 그녀가 주님께 의지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건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지말고 어린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강한 엄마로서 살아가라고 그녀에게 주문처럼 얘기한 내 말이 어쩌면 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하는 외침이자 다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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