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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독일 공연에 어찌 소홀히 대접하랴.

by eknews posted Nov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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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 탁 방청 후기* 
이미자 독일 공연에 어찌 소홀히 대접하랴.


 이번 공연의 방청 신청을 전화로 했더니 접수자가 국적 생년월일 전화 번호 E 메일 주소를 묻는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구경가는데 뭔 수속이 복잡하냐고 역정을 냈다. 

그냥 어디 사는 누구로 접수받고 당일 여권이나 신분 밝힐 수 있는 것 지참이면 간단했다. 

어지면 몸이 어둔하고 밤길은 더욱 어설프고 늦가을 날씨를 감안하여 먼데서 온 사람들의 귀로를 위해 공연시간을 앞당겼으면 좋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가수 이미자와 조영남의 무대는 방청객 모두에게 노래감정 이입이 절로 되는 흥겹고 신나는 감동의 무대였다

합창한 어린이들에게는 꿈꾸는 미래를 일궈줬다. 교포가수의 출연은 애초부터 없었는지 다소 아쉽다. 

이미자의 노래는 목소리의 순수성과 자연 창법이다. 끊어질 듯 말 듯하며 호소하듯 부르면서 그리움 외로움 시련의 아픔을 표현한다. 그가 슬픈 표정을 짓고 비트는 몸짓으로 열창하면 듣는 이는 애간장이 다 녹는다. 요즈음 트롯 가수들의 꺾기 굴리기 돌리기 길게 빼는 기교와는 완연히 차이가 난다. 

천부적 재능에 노력을 합한 그는 1959년 나 화랑 작곡 열 아홉 순정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의 폐활량은 보통사람들의 갑 절인데 애절하게 들리는 것은 음색에다가 특유의 진동음 때문이다. 높고 낮은 곡에서도 자유자재로 울려 나온다. 성대 길이는 남성은 대개 2 Cm 전후이고 여성은 1.5 Cm 전후이다. 그래서 여성은 파장이 짧아 고음이 나온다. 남녀가 싸우면 여성은 따발총같이 속사로 나오고 남자는 대포소리로 대응 한다. 

여성으로 된 성전환자의 마지막 수술은 성대가 된다. 잠자는 동안 탁해진 목소리로 들킬 수 가 있다. 성대의 주름을 짧게 잡아줘서 여자목소리로 만든다. 그의 왼쪽 볼에 난 상처는 파월장병 위문공연 갔다가 다 친것이며 인중의 흉터는 교통사고 탓이다. 

화장으로 지우면 무난하다고 그냥 놔두는 소탈하고 검소한 일상을 사는 편한 마음을 지녔다. 그가 선정한 애창곡 세 곡은 공교롭게도 금지곡으로 묶였던 공통점이 있다. * 동백아가씨 – 1964년 노래가 나오자마자 크게 히트 치다가 얼마 안되어 노래가 왜색 풍 이라는 이유로 방송 금지됐다. 

당대의 최고였던 최숙자의 몸값이 너무 부담되어 작곡가 백영호가 천거한 이미자는 이 노래로 자기 시대를 열었다. 

가슴으로 도려내듯이 부른 애절함이 모두에게 먹혀 들었다. ~빨갛게 멍이 들었다~는 데서 가슴이 막힌다. 

축음기도 별로 보급되지 않은 그 시절에 음반 100만장 이상 팔렸다. 가요 사 최초의 기록이다. 

섬마을 선생님 – 1967년 문희가 출연한 영화에 나오는 계남 분교 (폐교 됨)와 소나무는 아직도 건재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문희는 서울로 간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그 소나무를 껴안는다. 노래 가사의 ~해당화 피고지는~에 폭 속아 남녘의 어느 섬에서의 애타는 사연으로 들리지만 영화는 인천에서 가까운 옹진군 대 이작도 에서 촬영했다. 국민 교육상 나쁘다는 이유로 방송금지였다가 1987년 해금됐다. 

* 기러기 아빠 - 1969년 발표된 곡인데 월남전에 참전하는 아빠는 자유와 반공을 위한 거룩한 출정을 하는 마당에 가족
들과의 이별의 아픔만 강조했다는 게 죄였다. 기러기는 평생 반려의 상징으로 부부의 정을 나타내고 새끼들을 잘 돌본다. 자녀들 교육문제로 생겨난 기러기 아빠 기러기가족은 이 영화에서 빌린 신조어 같다. 

그의 애칭인 엘레지의 여왕은 1967년 박춘석 곡 엘레지의 여왕이 히트 치면서 붙여졌다. 그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은 
엘레지의 여왕 영화의 대역은 남정임이었다. 엘레지의 여왕은 슬픈 노래의 여왕이다. 군 시절 회식자리에서 누구나 한 곡조 부르면 이미자의 히트곡이 어김없이 나왔다. 한 때 이미자가 죽으면 목을 절개하여 목소리의 비밀을 알아 봐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다. 그 시절 나의 애인도 그런 말하기에 한마디 쏴줬더니 말 싸움으로 번졌다. 무슨 얘긴지 잘 안다만 촌스런 소리 말라고 면박 준 게 시작이었다. `그러면 외국의 유명가수들도 해당사항이겠네 저쪽사람들이 자기네 우상들 나중에 목소리 따보겠다는 뉴스는 한 번도 들은 적 없거든` `남들이 다 그러던데`하고 슬쩍 물러서길래 `이제는 남들 사이로 숨으려 하네` 소리공학이라는 개념이 부족할 때였으니 그렇다 쳐도 무식한 얘기였다. 

황당 퀴즈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잠자는 사람은? 이미자. 조영남 – 미 8군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25세 때 딜라일라를 불러 가요계에 이름을 알렸다. 검은 뿔 테 안경의 사나이는 자기 노래 별로 없으면서도 가창력 하나로 인기를 누린다. 이번 공연은 그가 얼마 전 하안 검 수술을 받고 난 뒤 미남이 된 기분으로 무대 오른 첫 자리인 것 같다. 성악 발성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음 폭과 가창력이다. 오페라 가수를 꿈 꿨으니 음정이 정확하고 힘이 있다. 성경 사사기에 나오는 유태인들의 영웅 삼손의 애인 데릴라 (Delilah)의 영어 식 발음은 딜라일라이다. 

자기 눈 앞에서 배신하는 여인에 대한 복수의 일념을 담은 탐 죤스의 1968년 노래 가사가 너무 살벌하여 한동안 금지곡이 됐다. 물레방아 인생은 CCR의 Proud Mary을 번안했고 최 진사 댁 셋째 딸은 미국 가수 알 윌슨이 부른 The Snake 의 
멜로디에 재미있게 가사를 붙였다. 

1.4 후퇴 때 사리원에서 온 가족이 월남하여 예산에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살아 내 고향 충청도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The bank of the Ohio 의 번안 곡이다. 13년 차 결혼생활의 이혼 후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백수로 살 때동병상련의 김한길 (현 민주당 대표)이 가사를 만들고 그가 곡을 붙여 예상외 대 박을 터트린 곡이 화개장터이다. 

화개장터에는 그 노래비가 세워졌다. 군 시절 청와대에서 고 박대통령이 좋아하던 황성옛터를 부르다가 너무 긴장하여 중도에서 가사를 까먹어 당황해 할 때 박대통령이 웃으면서 위로하자 대뜸 용기를 내어 불쑥 각설이타령을 불러 재 꼈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변호사였던 이태영여사가 뒷감당을 해줘 무사히 넘어갔다. 빌리 그레함 목사의 부흥회에서 성가를 부른 덕에 플로리다의 잭슨 빌에 있는 트리니티 침례신학교에서 공부하여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 무대에서 영어가 신통치 않은 게 야릇했다. 제 신명으로 제 맘대로 인생을 가는 그는 자신이 죽으면 영결식장에서 오로지 자기가 부른 노
래 `모란동백`을 들려달라며 이미 관도 준비해뒀다. 

고등학교 때 미술반장으로 익힌 솜씨를 더해 지금까지 수십 회의 전시회를 가졌다. 별나게 그려야 튄다고 화투 그림전문이다. `예수 샅바를 잡다`라는 책을 위시하여 십 여권의 책도 썼다. 요즈음에는 페티 김의 자서전을 준비 중이다. 

세시봉은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나는 그가 세시 봉에서부터 어울린 연예계생활을 많이 읽어봤다. 동 시대를 살면서 서로 엇비슷이 경험하는 세상사를 음미하는 차원이었다. 

교민들의 끊임없는 앙코르를 다 받아준 이미자가 너무 자랑스럽다. 

넉살로 일관하여 분위기를 고조시킨 조영남의 끼가 즐거웠다. 2PM의 뜨거운 땀방울도 2세들에게 큰 선물이었다. 아쉬운 것은 꽃다발 증정 장면이 전무했다. 

아아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운 행복한 잔치였다. 노래 - 은은히 빠져드는 감성의 묘약이어라.
 
<독자 기고 : 독일에서 손 병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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