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과의 자료 공유 협정 중단 위협

에드워드 스노든 전 CIA 직원의 미 국가 안보국(NSA) 감시 활동 폭로로 인해 EU 집행부는 미국과의 핵심 자료 공유 협정을 중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비비안 레딩 EU 법무 집행 위원은 감시 활동과 관련해 미국이 EU 법을 준수할 것과 권리 침해를 당한 유럽인들이 미국 법정에서 법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딩 위원은 또 유럽 기업들은 미국의 경쟁사들과 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레딩 위원은 또 EU 내 첩보 활동이 각국 정부의 소관이므로 NSA 첩보 활동의 주요 협력 기관인 영국의 GCHQ의 활동에 대해 브뤼셀이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영국의 첩보 활동이 다른 EU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영국 정부에 정보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레딩 위원은 “나는 법률 집행에 직접적인 권한을 지녔지만, 첩보 활동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첩보 활동은 각국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레딩 위원은 법적 보상에 대한 미국의 양해를 이끌어 내는 것이 이번 EU 요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내 미국 시민은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느낄 경우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거주권이 없는 미국 내 유럽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레딩 위원은 “2년 동안 호혜주의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법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고위 EU 사무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스노든 유출 사건으로 서유럽 국가들과의 신뢰 관계에 손상이 발생했음을 깨달았으며 따라서 EU의 입장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워싱턴 협상에 참석했던 고위 사무관은 “미국과는 말이 통하지 않았었는데 이제 비밀이 밝혀졌고, 미국의 자세가 변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유로저널 김대호 기자

eurojournal24@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