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힉스 노벨상 수상자, 현 영국 학술 문화에 일침

자신의 이름을 딴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함으로써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에든버러 대학교의 피터 힉스 교수(84세)는 오늘날과 같은 학술 문화에서는 어떤 대학도 자신을 고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힉스 교수는 1964년 힉스 입자에 관한 논문 이래 지금까지 10편 미만의 논문만을 발표했다. 그는 이메일, 인터넷 검색은 물론, 휴대전화를 걸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힉스 교수는 오늘날처럼 학자들에게 협업을 기대하고 논문을 대량 생산하길 바라는 학술 문화에서는 더는 괄목할 만한 업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1964년과 같은 업적을 내기 위한 충분한 평화와 고요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힉스 교수는 연구 실적 평가 때 학과에서 “최근에 발표한 논문의 목록을 제출하라”는 메시지가 오면 민망스럽게도 “없음”이라고 답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1996년에 은퇴할 당시 새로운 학술 문화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다. 해서, 다시 학과에 복귀할 수 있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는 내 방식대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오늘날과 같아서는 아마도 난 학계에 일자리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충분히 생산적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힉스 교수는 또한 “대부분의 서훈 제도는 정권을 가진 정부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된다”며 1999년의 기사 작위 수여도 거절했다.

한편, 그는 한 번도 TV를 살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작년에 설득에 못 이겨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빅뱅이론’을 시청했는데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영국 유로저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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